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각국 국채금리 급등… 한국, 가계부채 폭탄되나

입력 2018-01-21 17:52:17 | 수정 2018-01-24 06:33:26 | 지면정보 2018-01-22 A25면
금리 상승으로 빚이 빚을 부르는
'나선형 악순환 국면'에 빠질 우려

한상춘 객원논설위원 sc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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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의 국채금리가 급등하고 있다. 올 들어 10년물 미국 국채금리는 25bp(1bp=0.01%포인트) 급등했다. 같은 기간 독일과 일본 국채금리도 각각 8bp와 3bp 올랐다. 한국과 같은 신흥국 국채금리도 상승하고 있다. 상승 속도로 본다면 금융위기 이후 가장 빠르다.

국채금리가 급등한 것은 ‘머큐리(Mercury)’로 표현되는 경제 요인과 ‘마스(Mars)’로 지칭되는 지정학적 위험이 동시에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각국의 성장세와 물가상승세가 예상보다 빨라지면서 출구 전략이 앞당겨질 움직임이 뚜렷하다. 저금리의 앵커 역할을 해온 일본은행(BOJ)이 장기국채 매입을 줄이겠다고 밝힌 것이 대표적인 예다.

특히 안보 프리미엄이 크게 작용하는 미국 국채금리는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국익 우선주의로 중국, 일본과 같은 최대 보유국이 비중을 줄이는 과정에서 상승 속도가 더 빨랐다.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 업무 정지)도 가세했다. 같은 이유로 달러 가치는 미국 경기가 회복되고 증시도 ‘유포리아’라는 용어가 나올 정도로 활황이지만 약세를 보이고 있다.

각국에 비상이 걸렸다. 한마디로 세계 부채가 입이 딱 벌어질 정도로 엄청나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올해 초 국제금융협회(IIF)가 발표한 글로벌 부채 관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세계 부채는 233조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인구를 76억 명으로 가정한다면 1인당 3만달러에 달하는 큰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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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부채가 급증한 원인을 공공과 민간으로 나눠 살펴보면 공공 부채는 ‘재정적자 화폐화(fiscal debt monetization)’가 주범이다. 당면한 금융위기 극복과 침체된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일단 중앙은행에 매각하고 나중에 되사주는 방식(buy-back)으로 발행한 국채가 주로 활용됐기 때문이다. 특히 선진국이 심했다.

민간 부채가 늘어난 것은 양적완화로 돈이 많이 풀린 데다 금리도 제로 수준(일본과 유럽은 마이너스)으로 낮췄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소비와 투자가 늘어나지 않자 조급해진 정책당국(은행도 가세)이 기업과 가계에 부채(대출)를 권장하는 분위기도 한몫했다. 박근혜 정부의 초이노믹스가 대표적인 예다.

세계 부채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각국 경기가 살아나더라도 부채상환능력이 크게 개선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처럼 은행의 이기주의까지 겹쳐 정책금리와 시장금리보다 대출금리가 더 빠르게 올라가는 국가에서는 국채금리 상승세를 계기로 빚이 또 다른 빚을 부르는 ‘나선형 악순환 국면’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세계 부채가 과도하게 많아지면 가장 우려되는 역효과는 ‘통화정책 전달경로(transmission mechanism·통화 공급→금리 하락→총수요 증가→경기 부양)’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것이다. 그 결과 금융과 실물이 따로 노는 ‘이분법 경제’에 처해 돈을 푼다 하더라도 금융권에서만 맴도는 현상이 발생한다.

재정정책도 시차가 길어진다. 시차는 정책 입안에서 국회 통과까지의 ‘내부(행정) 시차’, 정책 확정 후 효과가 나타나기까지의 ‘외부(집행) 시차’로 구분된다. 표심에 가장 민감한 부채가 많아지면 내부 시차가 길어지는 폐단이 있다. 확정된 재정정책도 ‘구축 효과(crowding out effect: 공공 지출 증가가 민간 수요를 위축시키는 현상)’로 경기부양 효과가 반감된다.

한국은 가계부채 7대 취약국으로 분류되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이 가계부채 건전성을 평가하는 신용 갭(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호드릭-프레스코트 필터로 구한 장기 추세에서 벗어난 정도)이 3.1%포인트로 주의(2%p 미만 ‘보통’, 2~10%p ‘주의’, 10%p 이상 ‘경고’) 단계다.

빚 갚을 능력을 나타내는 원리금상환부담률은 7대 취약국 중에서 가장 높다. 저소득층일수록 더 심하다. 가계부채가 많고 저소득층일수록 부채상환능력이 떨어지는 여건에서 국채금리 상승을 계기로 대출금리가 더 올라가면 빈부격차가 확대된다. 상대소득가설(안도와 모딜리아니)에 따르면 저소득층은 고소득층보다 소비 성향이 높기 때문에 경기까지 둔화될 우려가 높다.

작년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한 것이 적절했는지에 대해 뒤늦게 비판이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물가 안정 이외에 강남 집값 잡기 등의 목적으로 금리를 인상하거나 은행의 이기주의를 잡지 못하면 지역별(강남과 비강남권) 집값 차별화와 소득 양극화를 심화하고 경기까지 둔화시키는 폭탄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한상춘 객원논설위원 sc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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