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밀레니엄포럼

"내년 3% 성장 어려워… 낮은 생산성·친노동 정책 등 곳곳에 암초"

입력 2017-12-19 19:32:31 | 수정 2017-12-20 06:31:41 | 지면정보 2017-12-20 A6면
한경 밀레니엄포럼 송년 세미나

8대 국책·민간연구원 내년 경제 전망

올해 3년 만에 3% 성장 달성 유력하지만…
신산업 육성 부진에 저성장 고착화 가능성
금리인상으로 '가계 빚 폭탄' 도화선 우려
건설투자 성장세 둔화…경제 체질 개선해야
한경 밀레니엄포럼 송년모임이 19일 저녁 서울 장충동 반얀트리호텔에서 열렸다. 정갑영 전 연세대 총장(오른쪽부터),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김기웅 한국경제신문 사장,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김태영 은행연합회장 등 참석자들이 건배하고 있다.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기사 이미지 보기

한경 밀레니엄포럼 송년모임이 19일 저녁 서울 장충동 반얀트리호텔에서 열렸다. 정갑영 전 연세대 총장(오른쪽부터),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김기웅 한국경제신문 사장,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김태영 은행연합회장 등 참석자들이 건배하고 있다.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장밋빛 경제성장률 전망에 현혹되면 안 된다.”

국내 대표 국책·민간연구원장들은 19일 서울 장충동 반얀트리호텔에서 열린 한경 밀레니엄포럼 송년회에서 이같이 한목소리를 냈다. 올해 3년 만에 3%대 성장률 달성이 유력하지만 산업 불균형, 낮은 노동생산성, 기업 활력을 떨어뜨리는 친(親)노동정책 등 ‘경제 그늘’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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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의 긴축정책에 따른 금융 변동성 확대, 자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 등 대외 리스크가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을 우려가 있는 데다 한국은행 역시 6년5개월 만에 통화정책의 방향을 ‘긴축’으로 튼 상태라 경제 안정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가계 빚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높아졌고 최저임금 인상, 부동산 시장 둔화 등과 맞물려 자영업자·한계기업의 연쇄 부실이 일어날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많았다. 산업 경쟁력 강화와 노동시장 구조 개혁 등으로 경제 체질을 개선하고 체력을 키우지 않으면 급격한 성장률 하락에 따른 경기 둔화를 피하기 어렵다는 경고다.

◆둔화되는 투자 활력

내년 성장률은 올해보다 못한 2%대 중·후반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대내외적으로 곳곳에 위험요인이 도사리고 있어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률이 둔화할 우려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세계 경기 회복을 발판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겠지만 반도체를 제외한 주력 산업이 좀체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신(新)산업 육성은 부진하고 저성장·고령화 등 구조적인 문제는 고착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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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경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2016년 하반기 이후 발생한 정치적 혼란과 북핵 위험 등에도 올해 3%대 성장률 달성이 점쳐지는 건 전력을 다해 달성한 성과로 평가된다”면서도 “고용유발 효과가 낮은 반도체 경기에 의존한 측면이 크다”고 말했다. 또 “반도체 가격 등 수출단가 하락, 중국의 추격에 따른 경쟁력 약화, 자산가격 하락 등이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끌어내릴 위험 요인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도 “올해 경제 성장 중 투자 증가에 따른 기여도가 80%에 이르지만 내년에는 투자 증가 속도가 올해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며 “수년간 크게 증가한 주택투자도 공급 부족이 해소되면서 활력을 잃었다”고 진단했다.

◆불거진 금리 상승 리스크

대내외적인 금리 상승이 내년 한국 경제의 최대 위험요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잇따랐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올해만 세 차례 금리를 인상하고 한은도 지난달 말 금리 인상을 시작했지만 아직까지 금융 상황은 크게 요동치지 않았다. 금리의 절대 수준이 낮은 데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 등이 여전히 많은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어서다.

신성환 한국금융연구원장은 “내년에는 금리가 상승 국면에 접어드는 가운데 건설투자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한계기업의 경영 여건이 나빠지고 기업 구조조정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부진한 내수·고용이 발목

부진한 내수와 고용에 대한 우려도 여전했다. 안동현 자본시장연구원장은 “가계부채 누증에 따른 원리금 상환 부담과 인구 고령화에 따른 소비 성향 감소로 국내 소비가 큰 폭으로 늘어나기 어려운 구조”라며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이 고용을 줄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송원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은 이와 관련해 “신사업 확충을 위한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규제 완화가 신속하고 과감하게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체질 개선에 초점을”

통상환경 악화가 경기 회복을 지연시킬 것이라는 전망도 많았다. 유병규 산업연구원장은 “대미(對美) 수출이 많은 자동차, 철강, 가전 등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 등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현정택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 역시 “자국우선주의에 기반한 보호주의정책으로 인해 국제무역에 부정적 영향이 발생할 수 있다”며 “북핵 문제에 따른 북·미 간 긴장 고조, 중동 리스크 등 지정학적 변수도 내년 한국 경제의 위험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동근 현대경제연구원장은 “내년엔 금리 상승, 원화 강세, 국제 유가 상승이 동시에 발생하는 3고(高)가 본격화할 것”이라며 “무엇보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성장 잠재력 확충과 경제체질 개선에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 164회

한경 밀레니엄포럼은 2000년 10월26일 발족했다. 기업 최고경영자(CEO)와 금융계·학계·연구계 인사, 전직 고위 관료, 법무·회계법인 대표 등 100여 명의 오피니언 리더로 구성된 ‘대한민국 최고 전문가 포럼’이다. 그동안 총 164회 열렸다. 한 해 평균 10회가량 열린 셈이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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