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5대 은행장 '올 집값 15% 폭락 예측' 왜 빗나갔나

입력 2017-12-17 18:22:04 | 수정 2017-12-18 17:34:31 | 지면정보 2017-12-18 A27면
올들어 강남 4구 집값 4.8% 상승

인구절벽 근거 부동산 침체 예측은
미국 Fed의 통화정책 변화 간과한 것

한상춘 객원논설위원 sc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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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다사다난했던 정유년 한 해도 다 저물어간다. 워낙 많은 일이 터진 만큼 1년 전부터 무슨 일이 있었나 알아보기 위해 한국경제신문을 되돌아보다가 작년 12월13일자 A1면 톱기사로 실린 ‘5대 은행장…내년 집값 15% 폭락할 수도’라는 기사가 눈에 들어왔다. 현실화됐다면 끔찍한 일이었을 것이다.

나름대로 근거는 있다. 작년 12월 국제통화기금(IMF)이 내놓은 주택동향 보고서는 올해 세계 주택시장의 ‘대붕괴(GHC:great housing crash) 가능성’을 경고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을 비롯한 선진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기조가 긴축으로 돌아서면 세계 주택시장에 낀 거품이 붕괴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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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올해 세계 부동산시장은 ‘하우소포리아(house+euphoria)’라는 용어가 나올 정도로 호황을 구가했다. 주택가격비율(P/I)과 주택수익비율(P/R)을 산출해 보면 대부분 국가에서 장기 평균치를 상회했다. 한국의 부동산 가격도 상승세가 지속된 가운데 강남 4구는 올 들어 11월 말까지 4.8% 올랐다.

이제 2주일만 있으면 무술년을 맞는다. 2년 전 여름 휴가철에 읽어야 할 필독서로 추천된 해리 덴트의 인구 절벽(The Demographic Cliff)에서 ‘한국 부동산(특히 강남 지역) 시장이 인구 절벽에 따라 장기 침체에 접어들 것’이라고 내다본 바로 그 해를 맞는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대책과 맞물려 1년 전과 같은 비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덴트가 부동산 시장 앞날을 예측하는 데 즐겨 쓰는 기법은 ‘인구통계학적 이론’이다. 한 나라의 계층별 인구 구성에서 자가 소유 의욕과 안정된 노후생활을 위해 부동산을 본격적으로 매입하는 자산계층(버블론 35~55세, 인구절벽 45~49세)이 얼마나 두터우냐에 따라 부동산 가격이 결정된다는 것이 핵심이다.

금융위기 이전까지 부동산시장 예측에 관한 한 정확하다고 평가받은 덴트는 2010년을 기점으로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면 미국 부동산 시장과 경기는 장기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베이비붐 세대는 은퇴 비용을 충당할 재원이 충분치 않아 보유 부동산을 처분할 수밖에 없고, 이 과정에서 역(逆)자산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주가가 경기에 1년 정도 앞서간다면 2009년은 자산분배 전략을 크게 수정해야 할 중요한 해라고 지목했다. 2010년 이후 미국 경기와 증시가 장기 침체 국면에 들어가기 때문에 2009년에는 그때까지 보유한 주식을 처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때부터 미국 경기는 회복되고 주식과 부동산 가격도 크게 올랐다.

주식을 은퇴 후 삶의 수단으로 보유하는 미국에 비해 주식 보유 비율이 적은 우리로서는 인구통계학적 이론은 최소한 자가 소유(특히 아파트) 시장을 예측하는 데 유용한 것으로 평가됐다. 1960년대 이후 최소한 이명박 정부 출범 2년까지 세대가 지날수록 자산계층이 두텁게 형성됨에 따라 아파트 가격이 한 단계씩 뛰었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는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우리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 출산율이 낮고 고령화 속도가 빠르다. 이미 시작된 베이비붐 세대 은퇴 이후 받쳐줄 자산계층이 줄어든다. 핵심 자산계층인 45~49세 세대가 은퇴하기 시작하는 2018년 이후 한국 경기와 부동산 시장은 장기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예상이 ‘인구절벽’의 주된 내용이다.

덴트의 주장은 금융위기 이후 Fed를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관할 대상이 바뀐 것을 무시한 결정적인 단점을 갖고 있다. 인구통계학적 예측기법이 맞으려면 앨런 그린스펀 전 Fed 의장의 신념대로 통화정책 관할 대상에 자산시장 여건이 포함되지 말아야 한다(그린스펀 독트린). 하지만 금융위기 이후에는 벤 버냉키 전 Fed 의장의 주장대로 자산시장을 포함시켜 통화정책을 추진해 오고 있다(버냉키 독트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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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냉키 독트린대로 통화정책을 추진할 경우 인구통계학적 이론에 따라 부동산과 같은 실물투자 수익률이 낮게 예상되더라도 완만한 금리인상 등으로 금융차입 비용이 빠르게 올라가는 것을 조절하면 거품 붕괴를 막을 수 있다. 재닛 옐런 Fed 의장과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등이 점진적인 출구 전략을 가져가는 이유다.

덴트의 ‘인구 절벽에 따른 2018년 이후 한국 부동산 시장의 장기 침체론’은 너무 우려할 필요는 없다. 완만한 금리 인상 등으로 주택대출 금리가 빠르게 오르는 것을 선제적으로 대처해 나가면 1년 전 5대 은행장이 예측했던 집값 15% 폭락과 같은 현실이 내년에 닥치는 최악의 사태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상춘 객원논설위원 sc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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