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미국 제도권 시장 데뷔… '춤추는 가격' 잠재울까

입력 2017-12-10 18:01:14 | 수정 2017-12-11 01:58:05 | 지면정보 2017-12-11 A5면
비트코인 선물거래 시작

시카고옵션거래소서 거래 본격화
골드만삭스·JP모간 등 주요 금융사는 참여 안해
전문가들 "변동성 큰 시장에 휘발유 붓는 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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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대표주자인 비트코인 선물 거래가 10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시작되면서 최근 급등락을 이어간 가상화폐 시장이 어떻게 움직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8일 장중 한때 2400만원(빗썸 기준)을 돌파하며 무섭게 급등한 비트코인 가격은 10일 1480만원(오후 2시 기준)까지 떨어졌다. 헤징(위험회피) 수단인 선물 거래가 시작되면 기관투자가가 거래에 참여해 안정성을 찾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지만, 안 그래도 큰 변동성에 휘발유를 붓는 것이라는 지적도 많다.

비트코인 선물 거래 증거금 44%

세계 첫 비트코인 선물 거래는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한다. 이어 18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가 선물 상품을 상장한다. CBOE의 비트코인 선물 코드는 ‘XBT’다. 일요일인 10일 오후 5시(미 중부시간대 기준. 한국시간 11일 오전 8시)부터 매매를 시작해 시간외 거래 형식으로 하루 뒤인 11일 오전 8시30분까지 한다. 이 거래가 끝나면 곧바로 첫 정규 거래가 이어진다. CBOE 주중 정규 거래 시간은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3시15분까지다.

CBOE의 비트코인 거래는 캐머론과 타일러 윙클보스 형제가 설립한 가상화폐 거래소 제미니의 거래가격을 기초로 삼는다. 10% 이상 시세가 급변하면 2분간 휴장하고, 변동폭이 20% 이상이면 5분간 휴장하기로 했다.

CBOE는 6일 선물거래 개시증거금을 44%로 더 높였다. 당초 CME(35%)보다 낮은 33%로 정할 계획이었지만 지난 한 주간 비트코인 가격이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상향했다. 금, 석유 선물을 거래할 때 4%를 요구하는 것보다 훨씬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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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급등락 멈추지 않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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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비트코인 가격은 무서운 상승률을 보였다. 몇 차례의 하드포크(가상화폐를 2개로 분할하는 것)로 유동성에 대한 불안이 줄어든 데다 선물 거래가 시작되면 기관투자가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기관투자가들은 선물상품을 헤징 수단으로 활용한다. 하지만 골드만삭스 JP모간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 등 대형 금융회사들은 선물 거래 참여뿐 아니라 당분간 선물 거래를 중개하지도 않겠다고 밝혔다. 변동성이 워낙 커서다. 고객이 큰 손실을 내고 지급 불능 상태에 빠지면 중개회사가 책임져야 한다. 이에 따라 당분간 선물 거래를 하려면 몇몇 중소 중개회사에 계좌를 만들어야 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선물상품의 특성상 레버리지를 이용하는 위험투자가 늘면서 변동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에이튼 골먼 전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장은 “가상화폐의 변동성이 큰 문제가 되고 있는데 여기에 선물 거래를 허용하는 것은 로켓 연료를 붓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의 브라이언 암스트롱 최고경영자(CEO)는 선물 출시를 하루 앞두고 거래 중단 가능성을 경고했다. 그는 블로그에 “가격 또는 거래량이 급변하는 시간에 코인베이스 거래 서비스가 제한되거나 불가능해질 수 있음을 고객들에게 알려주고자 한다”고 적었다.

비트코인 거머쥔 소수만 좋다?

CBOE와 CME에 이어 내년 초에는 나스닥도 비트코인 선물 거래에 나선다. 하지만 뉴욕증권거래소(NYSE)는 회의적이다. NYSE의 지배기업인 인터컨티넨털거래소(ICE)의 제프리 스프리처 CEO는 지난 6일 NYSE는 비트코인 거래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비트코인 시장은 구매자들이 주도해왔으며 선물시장에서 누가 매도자가 될지 불투명하다”며 “선물 거래가 생기면 비트코인을 대거 보유한 소수가 빠져나가는 창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전체 비트코인의 40%를 ‘고래(whale)’라 불리는 약 1000명이 소유하고 있으며, 이들이 시세를 조종하거나 담합할 수 있다고 7일 보도했다. 초창기 채굴에 뛰어든 소수가 워낙 많은 물량을 갖고 있어 가격을 조종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가상화폐 지갑회사 블록체인인포에 따르면 이달 7일까지 채굴된 비트코인은 1671만 개 정도다. 채굴 한도 2100만 개의 80%가 채굴된 셈이다. 이런 판에선 선물 거래가 값을 더욱 출렁거리게 할 수 있다.

거래소 제미니를 운영하고 있는 캐머론 윙클보스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 가격 상승은 이제 시작일 뿐 앞으로 20배 정도 더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윙클보스 형제는 2013년 약 1100만달러를 비트코인에 투자해 갖고 있다. 현재 가치가 최소 10억달러 이상에 달한다.

뉴욕=김현석 특파원/김순신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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