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골드만삭스' 요원한 까닭

입력 2017-11-14 17:49:21 | 수정 2017-11-14 22:13:05 | 지면정보 2017-11-15 A24면
초대형 IB '지정' 따로, 어음발행 '인가' 따로

현장에서

정부, 모호한 근거로 인가 보류
"은행업 라이선스 주면서 대출 업무는 따로 허가하는 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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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골드만삭스’ 육성을 향한 초대형 투자은행(IB)이 마침내 닻을 올렸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3일 정례회의를 열어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등 다섯 개 증권회사를 초대형 IB로 지정했다.

하지만 증권업계에서 축제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다. 초대형 IB의 핵심 업무인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업무) 인가를 받은 곳이 한국투자증권 한 곳뿐이기 때문이다. 네 곳이 사실상 ‘무늬만 초대형 IB’로 출범한다는 평가다.

증권업계 일각에선 “은행업 라이선스를 주면서 핵심 업무인 ‘대출’을 막아놓은 격”이라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은행업 면허를 주면 당연히 대출 업무를 할 수 있는 것이지, 대출 업무만 따로 떼어내 인가를 주고 안 주고 할 일은 아니라는 얘기다.

금융위원회는 ‘지정’과 ‘인가’의 법적 차이가 만든 엇박자라고 해명한다. 초대형 IB 지정(자본시장법 77조의 3)은 기본 요건만 갖추면 되지만 단기금융업은 인가(자본시장법 360조)가 필요해 시차가 생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언제쯤 인가가 이뤄질지 심사가 왜 늦어지는지도 오리무중이다. 불과 6개월 전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 당시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인 회사에 단기금융 업무를 허용하겠다”며 의욕을 내보였던 것에 비춰보면 용두사미가 따로 없다.

증권업계에선 은행권 반발이 거세지고 정치권 일각에서 특혜 시비까지 불거지자 인가를 미적대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그만큼 인가 지연을 납득할 만한 논리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금융위가 드는 근거 조항은 자본시장법 360조 2항 5호의 ‘대주주가 충분한 출자 능력과 사회적 신용 등을 갖출 것’ 등 모호한 내용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재판을 받고 있는 삼성증권은 이 조항을 근거로 지난 8월 일찌감치 인가 심사보류를 통보했다.

자기자본 8조원 이상 초대형 IB에 허용하는 혜택인 종합투자계좌(IMA) 업무는 인가 절차를 따로 두지 않았다는 점도 금융당국의 ‘장고’를 이해하기 어렵게 한다. 단기금융업은 기존 업권에 이미 적용해온 법을 준용해야 하니 절차가 필요하다는 설명이지만, 지금처럼 긴 시간을 고민할 이유도 없기 때문이다. 인가 심사가 추가 업무에 중요한 걸림돌은 아니라는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국 증권업은 1949년 국내 1호 증권사인 대한증권(현 교보증권) 설립 이후 70년 동안 위탁매매 수수료 수입에 의존해왔다. 한국에서 아직도 세계적으로 이름난 증권사가 나오지 않는 책임은 증권산업보다 금융업권과 정치권 눈치보기로 허송세월한 금융당국에 있는지도 모른다. 초대형 IB 시대가 열렸지만 한국판 골드만삭스는 요원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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