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의 국제경제읽기

더 세진 미국 환율 보고서… 한국 '환율 조작국' 우려

입력 2017-10-15 19:23:09 | 수정 2017-10-15 22:19:03 | 지면정보 2017-10-16 A25면
트럼프 정부 첫 조작국 후보는 태국
중국 지정 여부 '초미의 관심'
'한·미 FTA 재협상' 연계 가능성

한상춘 객원논설위원 sc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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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재무부의 올해 하반기 환율 보고서가 발표된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출범한 지 3개월이 되는 시점에 발표된 상반기 보고서와 달리 ‘국익 우선의 보호주의 강화’라는 대외정책 기조가 실질적으로 담길 것이라는 점에서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이 높다. 올해 상반기 보고서는 작년 하반기 보고서 내용을 그대로 유지했다.

1988년 종합무역법에 뿌리를 두고 있는 환율 보고서는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교역국이 최우선 순위를 둬 대책을 강구할 정도로 효과적이었다.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되면 행정명령으로 발동되는 ‘슈퍼 301조’에 의해 강력한 보복 조치를 당하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슈퍼 301조가 ‘전가의 보도’에 비유될 정도였다.

강력한 조치에 힘입어 무역적자가 개선되자 1995년 4월 ‘역(逆)플라자 합의(선진국 간 달러 강세 유도 협약)’ 이후 미국의 외환정책이 달러 강세를 용인하는 방향(‘루빈 독트린’이라 부름)으로 바뀌었다. 2015년까지 이어진 이 시기에 교역국 통화 가치의 평가절하가 문제되지 않음에 따라 환율 보고서는 무의미해졌고 무역적자가 다시 늘었다.

미국 경제는 무역적자가 확대되면 재정적자까지 확대되는 ‘쌍둥이 적자’라는 독특한 특성을 갖고 있다. 문제가 심각해지자 마이클 베넷, 오린 해치, 톰 카퍼 등 3인의 의원이 주도해 ‘무역촉진법 2015’ 중 교역국 환율에 관한 규정(BHC 법안)을 대폭 강화했다. 이 법안이 작년 2월 의회를 통과함에 따라 그해 상반기 보고서부터 적용돼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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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HC법에 따르면 △대(對)미국 무역흑자 200억달러 이상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흑자 3% 이상 △외환시장 개입이 지속적이며 그 비용이 GDP의 2%를 넘는 요건 순으로 모두 충족하는 국가는 ‘환율심층분석 대상국(종전의 환율 조작국)’, 두 가지 요건만 충족하는 국가는 ‘환율감시 대상국’으로 지정된다.

이번 하반기 환율 보고서에서 가장 주목되는 것은 어느 국가가 처음으로 환율 조작국에 지정될 것이냐다. 세 가지 요건을 감안하면 태국이 가장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21번째 교역상대국인 태국은 대미(對美) 무역흑자가 200억달러 이상인 상황에서 경상흑자와 외환시장 개입 요건이 기준치에 비해 각각 3배, 2배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올 들어 빠르게 대미 흑자가 증가하고 있는 필리핀도 환율감시 대상국에 새롭게 지정될 가능성이 높다. 한 가지 요건만 걸려 원칙적으로 명분이 없던 중국, 대만이 이번에는 환율감시 대상국에서 벗어날지도 관심사다. 독일, 일본 등 선진국은 올해 상반기 내용이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요한 것은 한국은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지정요건만 따진다면 중국보다 더 안 좋은 국가다. 작년 10월 보고서부터 중국은 한 가지 조건(대미 무역흑자 200억달러 이상)에만 걸렸으나 우리는 두 가지 요건(대미 무역흑자 200억달러 이상과 GDP 대비 경상흑자 3% 이상)에 걸려 있기 때문이다.

중국 사례에서 보듯이 트럼프 정부 들어 환율 보고서가 갈수록 다른 목적과 연계돼 악용된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BHC법 지정요건대로 운용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트럼프 의지(Trump’s volition)’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멕시코 등 주요 교역국의 고환율 정책에 따른 피해의식이 유난히 크다.

현재 한국과 미국은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문제를 놓고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보다 논리적 타당성이 떨어지는 한·미 FTA 재협상에서 미국이 유리한 고지를 점할 목적으로 이번 보고서를 악용할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번 보고서 결과를 낙관할 수만은 없는 이유다.

우리는 2010년 서울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회담에서 ‘경상흑자 4% 룰(rule)’을 주도했던 국가다. ‘4% 룰’이란 국제수지 불균형과 환율전쟁을 막기 위해 경상흑자가 GDP 대비 4%를 넘는 국가는 원칙적으로 시장 개입을 못 하도록 한 국제 간 합의를 말한다. 우리는 2013년부터 이 룰을 위배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 대미 무역흑자를 축소(올해 200억달러를 밑돌 수 있음)하고 외환시장 개입을 최소화하는 등 많은 노력을 하고 있고 미국도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언제든지 통상과 환율 마찰의 빌미가 될지도 모르는 경상흑자는 계속해서 줄여나가야 한다. 우여곡절 끝에 중국과의 통화스와프 협정이 연장된 것이 의미가 크고 돋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상춘 객원논설위원 sc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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