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의 국제경제읽기

무디스 '북핵 위기' 첫 경고…외자 이탈 신호탄?

입력 2017-09-10 18:52:25 | 수정 2017-09-11 03:01:55 | 지면정보 2017-09-11 A27면
ICBM과 6차 핵실험 '테일 리스크'
무디스, 장기화되면 한국등급 하락
S&P·피치 등급조정 여부도 주목

한상춘 객원논설위원 sc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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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위기에 신중한 태도를 보여온 국제신용평가사가 첫 공식 입장을 내놨다. 미국 무디스가 북핵 위기가 장기화되면 한국의 국가신용등급(Aa2)을 하향 조정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례 정기 평가를 앞둔 시점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피치 등 나머지 평가사도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무디스의 경고는 미묘한 때 나왔다. 올 들어 지난 6월까지 국내 증시에서 9조원 이상 매수한 외국인은 7월 이후 두 차례에 걸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발사, 탄도미사일 일본 상공 침해, 6차 핵실험이 이뤄진 지금까지 2조6000억원 이상 매도했다. 원화표시 채권시장에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주목할 점은 무디스의 영향력이다. 국제신용평가시장에서 과점도를 나타내는 ‘허핀달-허슈만 지수(HHI: Herfindahl-Hirschman Index)’를 산출해 보면 독과점 시장 여부의 판단 기준인 1800을 초과할 만큼 3대 평가사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많은 노력에도 쉽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 3대 평가사 중에서도 무디스의 영향력은 가장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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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BM과 6차 핵실험에 대한 외국인 시각도 종전과 다르다. ICBM은 지리적 한계선을 극복한 데다 핵은 ‘바세나르 협정’(핵과 핵무기, 생화학 무기의 국가 간 거래를 원칙적으로 금지하자는 국제협약)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연평도, 천안함 사태와 같은 지정학적 위험이 아니라 글로벌 위험으로 보고 있다.

우려되는 것은 무디스의 경고가 한국 금융시장에 유입된 외국인 자금의 본격 이탈을 예고하는 신호탄이 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금융위기 이후 국제자금 흐름은 캐리 성격이 짙다. 캐리 트레이드의 근거는 ‘통화 가치를 감안한 국가 간 자금이동이론(m=rd-(re+e): m 자금유입규모, rd 투자대상국 수익률, re 차입국 금리, e 환율변동분)’이다. 한마디로 환차익과 금리차를 겨냥해 거래한다는 의미다.

기준 시점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작년 8월 이후 외국인은 시세 차익(코스피지수 기준) 18%, 환차익 7% 등 총 25% 이상 한국 증시에서 수익을 내고 있다. 가장 높은 수익을 지향하는 행동주의 헤지펀드(폴 싱어가 운용하는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목표 수익률이 20% 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높은 수준이다.

중요한 것은 무디스를 비롯한 3대 평가사가 ICBM 발사, 6차 핵실험과 같은 ‘테일 리스크’(정규분포상 양쪽 꼬리 부문으로 가능성은 희박하나 발생하면 파장이 큰 위험)가 발생하면 언제 국가신용등급을 내리느냐 하는 점이다. 목표 수익률을 다 채운 상황에서 국가신용등급이 떨어지면 외국인 자금은 의외로 크게 이탈한다.

금융위기 이후 3대 평가사는 특정국의 신용등급을 평가할 때 새로운 기준을 적용해 왔다. 금융위기 전보다 지정학적 위험 비중을 낮추는 대신 거시경제 위험, 산업 위험, 재무 위험 비중을 높였다. 지정학적 위험이 경제 기초여건(fundamentals)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 국가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지 않는다.

7일 무디스 보고서에서 북핵 위험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 정도를 감안해 시나리오별 신용등급 조정 방향을 내놓은 것도 같은 이치다. 북핵 위험이 장기화되면 ‘신용등급 하향’, 단기에 그치면 ‘전망만 부정적’으로 조정할 계획임을 밝혔다. 3대 평가사는 신용등급을 조정할 때 사전에 전망을 다시 하고 6개월이 지나면 신용등급을 바꾼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계량모델인 ‘퍼버스(Ferbus=FRB+US)’에 따르면 세계 지정학적(GPR)지수가 50포인트 상승하면 2년 후 미국 경제 성장률이 0.2%포인트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온다. 북한과 직접적으로 대치하고 있는 한국 경제의 경우 지정학적 위험이 장기화되면 성장률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클 것으로 추정된다.

첫 번째 시나리오만 아니라면 외화 보유, 재정건전도와 같은 완충 능력을 감안하면 한국이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고 무디스는 보고 있다. 국면전환모형으로 외국인 자금 이탈에 따라 위기 가능성을 추정해 보면 낮게 나온다. 국면전환모형이란 환율에 내재된 절상과 절하, 위기 구간 정보를 확률값으로 추출해 위기 가능성을 판단하는 방식을 말한다.

북핵 위기에 대한 첫 공식적인 해외시각인 무디스의 경고는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주변 4대 강국과 북한에 비해 대응 능력이 떨어지는 여건에서 우리 국민(특히 정치인)이 ‘서로 네 탓’만 한다면 경제적 비용이 커지고 국가신용등급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프로 보노 퍼블리코(pro bono publico·공공선)’ 정신을 토대로 애국심을 발휘해야 할 때다.

한상춘 객원논설위원 sc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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