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영의 재무설계 가이드

(38) 수익 장담 못하는 펀드는 '신뢰재'…과거 수익률만 보고 선택해선 안돼

입력 2017-08-08 17:39:14 | 수정 2017-08-08 17:39:14 | 지면정보 2017-08-09 B2면
위험감소행동

정보탐색으로 의사결정

금융사 방문 후 펀드 선택은 타인의 조언에 의존하는 유형
펀드 먼저 선택 후 금융사 결정은 인터넷 등 다양한 탐색 채널 거쳐

'펀드 비교' 과거 수익률에 의존 앞으로도 좋은 수익 낼 보장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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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을 가려고 여행상품을 고를 때 여러 걱정거리가 생긴다. “적잖은 돈을 들여 가는데 기대한 만큼 만족스러운 여행이 될까?” “숙박시설과 음식은 나쁘지 않을까?” “패키지 투어라서 중간에 자유시간이 부족하진 않을까?” 이런 걱정은 다르게 표현하면 소비자가 느끼는 ‘위험’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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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는 자신이 고른 상품 때문에 부정적 결과가 생길 수 있음을 걱정해 최종 선택에 신중을 기한다. 자신의 선택에 따른 위험을 최소화하려 한다. 이를 위해 가장 흔히 쓰는 방법이 관련 정보를 탐색하는 것이다.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관련 상품의 구매평을 뒤져보거나 그 상품으로 여행을 다녀온 지인의 경험담을 수소문하는 식이다. 이런 노력을 가리켜 ‘위험감소행동’이라 한다. 말 그대로 자신이 느끼는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여러 행동을 한다는 의미다.

다른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때도 소비자는 정도와 방식의 차이가 있을 뿐 위험감소행동을 한다. 금융상품 역시 마찬가지다. 금융상품 중에서 펀드는 은행 예·적금 정도로 흔하고 익숙한 상품이 됐다.


성인 2530명을 대상으로 한 펀드투자자 조사(2015년)에 따르면 펀드에 투자하는 사람이 37.6%에 달하고, 지금 하고 있지 않지만 과거에 펀드에 투자했던 사람이 30.9%다. 문제는 예·적금과 달리 펀드는 원금손실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각종 용어부터 일반 소비자가 이해하기 쉽지 않은 것 투성이다. 그래서 소비자는 펀드 상품 선택에 어려움을 겪는다.

과거에 아무리 뛰어난 수익을 올린 펀드라 하더라도 언제든지 투자금을 날릴 위험을 안고 있다는 점에서 펀드는 ‘신뢰재’다. 구매하기 전에도 상품 평가가 대체로 쉬운 ‘탐색재’나 구매 이전의 평가는 어렵지만 구매 후 사용하면서 평가가 쉬워지는 ‘경험재’와 달리 신뢰재는 구매 후 사용하면서도 평가하기가 어렵다. 예를 들어 탐색재는 선풍기, 경험재는 향수, 신뢰재는 공기청정기를 꼽을 수 있다.

펀드는 구매한 뒤 수익성에 대해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신뢰재인 것이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소비자는 신뢰재를 선택할 때 정보탐색을 더 하는 경향이 있다. 구매 후에도 평가가 어려운 만큼 구매 전에 최대한 관련 정보를 찾아보고 합리적 의사결정을 하려는 것이다.

그렇다면 펀드 투자자들은 충분히 정보탐색을 하고 있을까. 펀드투자자 조사 자료를 통해 정보를 어디서 찾는지(정보탐색 채널), 어떤 정보를 찾는지(정보탐색 내용) 알아보자. 정보탐색 채널은 펀드에 가입할 때 ‘금융회사 방문 후 펀드를 선택하는 사람’과 ‘펀드 선택 후 판매 금융회사를 결정하는 사람’이 큰 차이를 보였다.

전자는 스스로 펀드를 찾기보다는 타인의 조언에 의존하는 유형이라서 ‘은행 증권사 등 금융회사 직원의 설명’에서 펀드 투자 정보를 가장 많이(39.4%) 얻었다. 이어 ‘주변 사람(직장동료 가족 친구 등)’ 17.4%, ‘인터넷(카페 동호회 등)’ 12.7% 순이었다.

이에 비해 후자는 적극적으로 펀드 정보를 찾는 유형이라서 ‘인터넷(카페 동호회 등)’ 19.6%, ‘주변 사람(직장동료 가족 친구 등)’ 18.5%, ‘은행 증권사 등 금융회사 직원의 설명’ 15.4%, ‘금융회사 홈페이지’ 11.6%, ‘신문 잡지 TV 등의 기사’ 11.3% 등 다양한 채널을 고르게 활용했다. 펀드 투자자의 약 3분의 2인 62.3%가 전자이고, 후자는 37.7%에 불과한 상황을 감안하면 상당수 펀드 투자자가 다양한 정보탐색 채널을 활용하지 않고 있다.

정보탐색 내용은 ‘여러 펀드를 비교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항목’이 무엇인지를 통해 알 수 있다. ‘해당 펀드의 과거 수익률’을 꼽은 응답자가 40.4%로 압도적이었다. 이어 ‘해당 펀드 자산운용사의 과거 수익률’이 22.7%를 차지했고, ‘펀드 수수료 및 보수’(10.7%), ‘최근 돈이 많이 몰리는 펀드’(8%), ‘펀드 규모’(7.1%), ‘자산운용사의 명성’(4.2%) 순이었다.

과거가 미래를 보장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잘했던 게 앞으로도 잘할 것’이라는 생각에 과거 수익률을 중시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과거 수익률만으로 펀드를 선택하기보다는 좀 더 다양한 정보를 판단 기준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자신이 펀드 투자에 대해 느끼는 위험의 정도를 따져보고 그 위험을 충분히 줄이는 데 필요한 정보탐색 채널과 내용을 생각해보자.

장경영 한경 생애설계센터장 longr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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