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의 국제경제읽기

애플 제친 삼성전자…'세계 정상가도' 지키려면

입력 2017-07-09 18:18:21 | 수정 2017-07-10 09:54:10 | 지면정보 2017-07-10 A25면
세계 경제 '초불확실성' 시대로
삼성전자 '리스크 관리' 더 신경써야

한상춘 객원논설위원 sc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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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요즘을 ‘규범의 혼돈(chaos of norm)’ 시대라 부른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그렇다. 각국의 이기주의와 보호주의로 2차 대전 이후 ‘자유무역’을 목표로 지향해 온 ‘GATT(관세와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WTO(세계무역기구) 체제’가 근본적으로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GATT·WTO 체제를 주도한 미국이 이탈한다면 다른 국가가 지키기는 더 어렵다.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파리기후협약 등에서 미국을 배제한 차선책이 논의되고 있으나 얼마나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경제적 실리에 의해 좌우되는 국제 관계에서는 철저하게 ‘그레셤의 법칙(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달러 중심의 브레턴우즈 체제도 흔들리고 있다. 미국과 중국 간 마찰이 심화함에 따라 일본에 이어 ‘트리핀 딜레마’ 해결에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해 온 중국이 미국 국채를 매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트리핀 딜레마란 벨기에 경제학자 로버트 트리핀이 주장한 것으로 국제 유동성과 달러 신뢰성 간 상충관계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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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외 국가의 탈(脫)달러화 조짐도 빨라지고 있다. 세계 경제 중심권이 빠르게 이동함에 따라 현 국제통화제도가 안고 있는 문제점이 갈수록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중심이 돼 글로벌 불균형과 환율 전쟁을 줄이기 위한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으나 아직 뚜렷한 진전이 없는 상태다.

규범과 체제가 흔들리면 관행과 경륜에 의존해야 혼돈을 바로잡을 수 있다. 하지만 국가나 기업 차원에서는 ‘아웃사이더 전성시대(outsiders’ time)’다. 세계 경제 최고 단위인 주요 20개국(G20) 독일 정상회의만 하더라도 트럼프 미국 대통령,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데뷔 무대다. 문재인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경륜이 많은 최고경영자(CEO)일수록 수난을 겪고 있다. 행동주의 투자자 넬슨 펠츠가 이끄는 트라이언펀드가 주가 정체 등을 이유로 제왕적 CEO의 상징인 제너럴일렉트릭(CE)의 제프리 이멜트를 쫓아냈다. 비슷한 이유로 마리오 롱기 US스틸 CEO, 마크 필즈 포드자동차 CEO도 해임됐다.

규범과 관행에 의존하지 못함에 따라 세계 경제는 더 혼돈에 빠지고 있다. 올해로 ‘불확실성 시대’(케네스 갤브레이스)가 나온 지 40년이 지났지만 오히려 ‘초불확실성 시대’(배리 아이컨그린)에 접어들었다. 이전보다 영향력이 더 커진 심리적인 요인과 네트워킹 효과로 긍(肯·긍정)과 ‘부(否·부정)’, ‘부(浮·부상)’와 ‘침(沈·침체)’이 겹치면서 앞날을 내다보기가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질서는 ‘뉴 노멀’로 요약된다. ‘노멀’ 시대 통했던 이론과 규범, 관행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점에 착안해 붙여진 용어다.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에는 ‘뉴 노멀’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미래 예측까지 어렵다고 해서 누니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뉴 애브노멀(new abnormal)’이라고 부른다.

초불확실성 시대가 무서운 것은 어느 날 갑자기 ‘큰 변화(big change)’가 온다는 점 때문이다. 규범과 관행에 의존하다 보면 과감한 개혁과 혁신을 할 수 없어 ‘작은 변화(small change)’만 생긴다. 하지만 의존하고 참고할 만한 규범과 관행이 없으면 창의적이고 유연한 사고로 개혁과 혁신을 생존 차원에서 추진할 수밖에 없어 어느 순간 큰 변화가 닥친다.

‘빅 체인지’, 즉 큰 변화에 성공한다면 그에 따르는 보상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크다. ‘세계가 하나’로 시장이 넓어졌기 때문이다. 세계 10대 부호에 들어가려면 노멀 시대에는 최소 30년이 걸렸으나 뉴 노멀 혹은 뉴 애브노멀 시대에는 10년 이내도 가능하다. 구글과 페이스북 창업자 등이 대표적인 예다.

‘뉴 애브노멀·빅 체인지’ 시대에 가장 신경써야 할 것은 ‘리스크 관리’다. 일등 기업이 됐다고 승리에 도취해 있으면 곧바로 ‘승자의 저주(winner’s curse)’에 걸리기 때문이다. 중국의 사드 배치 보복을 앞두고 면세점 사업권을 따내 성공을 자축했던 국내 백화점업계가 지금은 깊은 시름에 빠져 있다. 경쟁사 애플을 제치고 세계 일등 기업으로 거듭난 삼성전자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두가 궁금해한다.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은 뮤추얼 펀드 판매, 세계적인 호텔 매입, 대우증권 인수 등에 성공할 때마다 임직원에게 “좀 나아졌다고 ‘헬렐레’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고 한다. 뉴 애브노멀·빅 체인지 시대에 ‘승자의 저주’에 걸리지 않고 궁극적인 목표인 세계 일등 금융사로 도약하기 위한 근본적인 힘(경쟁력)이자 모든 사람이 새겨들어야 할 격언이다.

한상춘 객원논설위원 sc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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