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회사 M&A 하지마" 간섭 심해지는 행동주의 헤지펀드

입력 2017-07-05 18:02:49 | 수정 2017-07-06 00:37:55 | 지면정보 2017-07-06 A12면
행동주의 헤지펀드가 기업 인수합병(M&A)을 무산시키기 위해 나서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현 경영진이 추진 중인 M&A로 기업 가치가 되레 떨어질 수 있다며 막겠다는 것이다.

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칼 아이칸의 수제자 중 한 명인 키스 마이스터가 이끄는 행동주의 펀드 코벡스매니지먼트는 또 다른 펀드 40노스와 연합해 지난달 말 플라스틱·코팅제 등을 생산하는 스위스 화학업체 클라리언트 지분 7.2%를 확보했다.

두 펀드는 클라리언트가 지난 5월 발표한 미국 경쟁사 헌츠만 인수 계획이 ‘가치 파괴적 합병’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클라리언트 이사회가 헌츠만과의 합병을 추진하기 전 진지하게 다른 거래 가능성을 검토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시가총액이 각각 67억달러(약 7조7000억원), 64억달러에 이르는 클라리언트와 헌츠만은 합병을 통해 자산 200억달러 규모의 거대 화학회사를 세울 계획이다. 하지만 일부 애널리스트는 양사 포트폴리오 간 시너지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클라리언트는 “모든 주주의 이해관계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두 펀드와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3일에는 또 다른 행동주의 펀드 자나파트너스가 천연가스 생산회사 EQT코퍼레이션의 지분 5.8%를 사들인 뒤 경쟁사 인수를 포기하라고 종용했다. EQT는 비슷한 업종의 라이스에너지를 67억달러에 사들일 계획이었다.

자나파트너스는 이 M&A의 인수대금이 지나치게 부풀려져 있으며 EQT 측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어 EQT에 다른 회사를 인수하기보다는 탐사와 생산 부문을 쪼개는 것이 기업 가치를 높이는 데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자나파트너스는 앞서 미국 유기농 식품체인 홀푸드 지분 약 9%를 확보한 뒤 회사를 팔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당시 존 매키 홀푸드 최고경영자(CEO)는 자나파트너스를 두고 ‘욕심 많은 녀석’이라고 공개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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