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일파만파 '트럼프 탄핵설'…한미 증시에 복병되나

입력 2017-05-14 19:05:16 | 수정 2017-06-12 03:20:49 | 지면정보 2017-05-15 A26면
'테일리스크' 대통령 탄핵설 빈번
국내증시 외국인 차익실현 빌미

한상춘 객원논설위원 sc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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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탄핵설이 또다시 확산되고 있다. ‘트럼프 혐오증’이라는 막연한 이유로 출범 이후 20일 만에 제기된 1차 탄핵설과 달리 이번 2차 탄핵설은 제임스 코미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 해임 건이 직접적인 발단이다. 한 나라의 최고통수권자인 대통령이 탄핵당하는 것은 최대 수치다.

1년 전부터 각국 대통령이 탄핵 위기에 몰리거나 탄핵된 경우가 많다. 역외탈세 의혹이 제기된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전 대통령과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경제 파탄 책임이 불거진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정부패에 연루된 지우마 호세프 전 브라질 대통령, 비선 실세가 드러난 박근혜 전 한국 대통령과 제이컵 주마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개별 사유가 있긴 하지만 하나같이 ‘부정직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2차 트럼프 탄핵설도 쉽게 끝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코미 전 FBI 국장은 ‘옥터버 서프라이즈’(미국 대선 직전 달인 10월에 발생한 뜻하지 않은 사태로 그때까지 불리했던 후보가 당선되는 상황)의 일등공신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칭찬을 아끼지 않은 인물이다. 하지만 러시아 커넥션 수사에 강경한 입장을 보이자 사전통고 없이 해고한 일은 미국 국민 사이에 ‘부정직한 행동’으로 비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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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 자신의 행동에 대한 의혹도 커지고 있다. 코미 전 FBI 국장을 해임한 직후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 등 러시아 커넥션의 핵심 인물과 직접 통화한 사실에 미국 국민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앞으로 코미 전 FBI 국장에 대한 의회 청문회가 열리는 과정에서 트럼프 탄핵설은 계속 화제가 되고 그 실체가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2차 트럼프 탄핵설에 대한 미국 내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1차 탄핵설이 제기될 당시 여론조사에서 탄핵 지지도는 40%에 불과했다. 이번에는 트럼프 정부의 최대 피해자인 히스패닉과 이슬람계를 중심으로 지지 세력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지금보다 앞으로가 더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 대통령 탄핵 절차는 한국과 다소 차이가 있다. 탄핵 발의는 미국 의회 하원(한국은 국회)에서 일반 정족수로, 탄핵 소추는 미국 하원(한국은 국회)에서 특별 정족수로 확정되는 점은 비슷하다. 하지만 탄핵 결정은 미국은 상원, 한국은 헌법재판소에서 특별 정족수로 확정되는 것이 다르다.

현재 미국 의회는 상·하원 모두 집권당인 공화당이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트럼프 탄핵설이 실행에 옮겨질 가능성은 작지만 공화당 내 강경파인 ‘프리덤 코커스’와 상원에서 공화당 의원이 3분의 2를 차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언제든지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 이미 프리덤 코커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작품인 ‘트럼프 케어’를 반대해 균열이 난 상태다.

역사적으로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는 여러 차례 있었지만 실제로 탄핵된 사례는 없다. 탄핵 일보 직전까지 몰린 17대 앤드루 존슨 대통령은 하원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탄핵 소추됐지만 상원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에드먼드 로스 의원의 반대로 한 표 차로 구제됐다. 1970년대 초반 워터게이트 사태(코미 전 FBI 국장 해임 건을 ‘2차 워터게이트 사태’로 부른다)로 탄핵에 몰린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자진 하야로 모면했다.

중요한 것은 2차 트럼프 탄핵설이 미국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작년 11월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미국 증시는 ‘랠리’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거침없이 올랐다. 하지만 올해 3월 초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21000을 돌파한 이후 두 달 넘게 주춤거리면서 한동안 잊혀졌던 ‘증시 거품’ 논쟁이 재현되고 있다.

3년 전부터 거품이 끼었다고 주장해온 로버트 실러 미국 예일대 교수는 자신이 개발한 CAPE(경기조정 주가수익비율)가 28배에 도달해 적정수준의 20배를 웃돈다고 경고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가치모형(FVM=12개월 선행이익률÷10년물 국채금리)으로 현재 주가 수준(S&P500지수 기준)을 평가해 보면 2.2배로 금융위기 이전 수준인 2.1배에 근접해 있다.

월가에서 트럼프노믹스가 제대로 추진되기를 학수고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2차 트럼프 탄핵설이 실현될 가능성은 낮지만 트럼프노믹스 추진에는 난항이 예상돼 미국 증시 앞날에 복병이 될 수 있다. 국내 증시에서도 작년 9월 이후 ‘체리 피킹’과 환차익까지 겹쳐 25% 이상 수익이 난 외국인에게 차익 실현의 빌미가 될 수 있어 주목된다.

한상춘 객원논설위원 sc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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