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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얼굴의 '콜옵션 CB' 발행 제동?

입력 2016-11-28 19:08:01 | 수정 2016-11-28 23:48:02 | 지면정보 2016-11-29 A23면
"대주주 편법 지분확대 수단" vs "중소기업 자금조달 창구"

금감원, 최근 3년간 CB 조사
올들어 3조원 이상 발행
기업들 "자금조달 악화 우려"
마켓인사이트 11월28일 오후 3시41분

금융감독원이 기업들이 전환사채(CB)를 발행하면서 ‘일정기간 이후 되살 수 있는 조건(콜옵션)’을 넣는 관행을 도마에 올렸다. 대주주들이 편법적으로 지분을 늘리거나 시세차익을 얻기 위해 콜옵션 CB를 악용할 수 있다는 논란이 커지고 있어서다.

◆실태 파악 나선 금융당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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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2~3년간 CB를 발행한 기업을 대상으로 콜옵션 조건을 넣었는지 여부를 전수조사하고 있다. 발행물량 대비 콜옵션 행사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 콜옵션을 넣은 목적은 무엇인지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관련 공시를 강화하거나 발행조건을 제한해야 할 필요성 등이 있는지도 점검할 계획이다.

금감원이 실태 파악에 나선 것은 대주주가 콜옵션 CB를 악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CB의 전환가격은 발행 당시 주가를 기준으로 정해지기 때문에 대주주는 향후 회사 주가가 오르면 콜옵션을 활용해 시세보다 싼 값에 주식을 받을 수 있다.

최근 3년간 발행된 사모 CB 중 대부분에 콜옵션 조건이 들어가 있지만 상당수 발행 기업이 이 사실을 공시조차 하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공시를 하더라도 콜옵션을 누가 얼마만큼 가져가는지 등 민감한 정보는 드러나지 않는다”며 “내부정보를 아는 대주주가 미리 CB를 발행해 놓고 주가가 오를 때에 맞춰 콜옵션을 행사해 시세차익을 올리는 사례가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이달 27일까지 발행된 CB는 3조2225억원어치로 이 가운데 사모 방식으로 발행된 물량은 2조5631억원에 달한다. 사모 CB 발행물량의 20~50%가량에 콜옵션 조건이 붙은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기업들 “자금조달 경색” 우려

기업들은 대주주들이 경영권을 유지하면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콜옵션을 활용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100주로 전환할 수 있는 CB를 발행했을 때 지분율이 30%인 대주주는 30주에 해당하는 CB를 가져와서 전환해야만 기존 지분율을 유지할 수 있다.

CB를 발행한 한 코스닥 기업 관계자는 “대다수 기업은 안정적인 경영을 하면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선의의 목적으로 콜옵션을 활용한다”며 “이를 규제한다면 대주주 지분율이 낮아 증자가 어려운 기업들이 자금난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콜옵션 CB 발행을 막기보다는 관련 공시를 강화하거나 비중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한 증권사 IB본부장은 “투자자 보호를 위해서는 콜옵션을 최종적으로 행사하는 게 누구인지 밝히도록 하고, 콜옵션 행사 비중이 과도하지 않도록 한도를 두는 방안 등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전환사채(CB)

convertible bond. 정해진 가격에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선택권이 있는 채권. 발행기업 주가가 정해진 가격보다 높을 때는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해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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