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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CVC, 로젠택배 인수계약 파기 검토

입력 2016-11-17 18:59:05 | 수정 2016-11-18 02:39:56 | 지면정보 2016-11-18 A22면
"재무상태 예상보다 심각"

임석정 회장 첫 거래 무산 위기
마켓인사이트 11월17일 오후 4시25분

국내 4위 택배 업체 로젠택배를 인수한 영국 사모펀드(PEF) 운용사 CVC캐피털파트너스(이하 CVC)가 계약 취소를 검토하고 있다. 로젠택배가 합병한 KGB택배의 재무상태가 나쁘다는 이유에서다.

JP모간 한국대표 출신인 임석정 CVC 회장의 첫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거래인 만큼 계약이 취소되면 CVC 평판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CVC는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아시아(PEA)와 체결한 로젠택배 인수 계약을 취소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지난 9월 약 3300억원에 로젠택배 지분 100% 인수 계약을 체결한 지 채 두 달이 안돼 심각한 부실이 발견됐다는 이유에서다. IB업계 관계자는 “CVC가 막상 로젠택배를 인수하고 보니 로젠택배가 합병한 KGB택배의 사업 및 재무 상황이 너무 좋지 않아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실사 과정에서 매각 측이 잘못한 점이 없는지 심도 있게 검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로젠택배는 지난해 5월 KGB택배를 인수해 몸집을 불렸다. KGB택배가 2013년부터 영업 적자를 내고 있어 로젠택배 재무상태에도 악영향을 끼쳐왔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KGB택배 부채가 연결 재무제표에 잡히면서 로젠택배 부채는 2014년 말 264억원에서 지난해 말 606억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매각 측이 올해부터 KGB택배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말해왔지만 실제 연말 예상 실적은 기대치에 훨씬 못 미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CVC는 이 같은 이유로 계약 취소가 가능한지 문의했으나 베어링이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위약금을 물고 계약을 취소하거나 홍콩에 중재를 신청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수천억원 규모의 인수합병(M&A)은 취소 수수료가 수백억원대인 게 일반적이지만 로젠택배 계약 당시 정한 취소 수수료는 500만달러 안팎으로 적은 편”이라며 “CVC는 차라리 수수료를 내더라도 인수를 취소하는 게 나을지 고심 중일 것”이라고 말했다.

CVC가 실제 계약 취소에 나서면 국내 M&A 시장에서 신뢰를 잃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로젠택배는 임 회장이 지난해 CVC로 자리를 옮긴 뒤 1년이 넘는 공백 끝에 성사시킨 첫 거래다.

CVC는 최근 매각이 성사된 우리은행 지분 매각 예비입찰에도 참여했으나 글로벌 PEF 중 유일하게 쇼트리스트(적격인수후보)에서 탈락하기도 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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