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진의 대우건설 '검토의견 거절' 일파만파

입력 2016-11-15 18:53:08 | 수정 2016-11-16 02:28:36 | 지면정보 2016-11-16 A21면
한진중공업도 '한정' 의견…건설·조선 등 해외수주 기업 '긴장'

한진중공업홀딩스도 삼일회계법인서 '한정' 의견
"지나치게 보수적인 의견 낸 것" vs "부실회계 관행 곪아 터진 것"
올 사업보고서도 의견거절 땐 상장폐지 최악 사태 맞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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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법인 딜로이트안진이 대우건설의 3분기 재무제표에 대해 ‘검토의견 거절’을 내면서 수주업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곧이어 한진중공업과 지주회사인 한진중공업홀딩스도 3분기 보고서에 ‘한정’ 의견을 받는 등 여파가 다른 조선·건설 기업들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연말까지 회계정보를 둘러싼 기업과 감사인 간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으면 수주산업의 회계대란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돌변한 회계업계

한진중공업은 15일 외부감사인 안진으로부터 3분기 재무제표에 대해 한정의견을 받았다고 정정공시했다. 안진은 검토의견을 통해 “한진중공업이 자회사인 필리핀 수비크조선소의 공사수익 측정과 관련해 충분하고 적합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한진중공업과 수비크조선소는 서로 맺은 로열티계약에 대한 기재금액이 1812억원가량 차이가 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중공업은 뒤늦게 채권 규모를 기존보다 1812억원 낮춰 잡았지만 감사인의 검토 의견을 바꾸지는 못했다.

한진중공업 재무제표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지주회사인 한진중공업홀딩스 역시 한정의견을 받았다. 이 회사의 외부감사인은 삼일회계법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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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작업을 앞둔 대우건설이 전날 분기 재무제표에 의견거절이라는 전례 없는 검토의견을 받은 데 이어 한진중공업도 적정의견을 받지 못하자 시장은 크게 동요하고 있다. 대우건설이 전날 제출한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안진은 “공사 수익, 미청구(초과청구) 공사, 확정계약자산(부채) 등 주요 안건의 적정성 여부를 판단할 충분하고 적합한 증거를 제시받지 못했다”며 검토의견 표명을 거부했다. 대우건설은 이 여파로 이날 전날보다 13.3% 급락한 5830원에 거래를 마쳤다.

외부감사인은 감사 대상 기업의 재무제표에 대해 적정, 한정, 부적정, 의견거절 등 네 가지 의견을 낼 수 있다. 대기업이 분기보고서에 대해 회계법인으로부터 의견거절을 받은 것은 전례가 없다.

◆내년 초 사업보고서에 쏠린 눈

대우조선해양의 ‘회계절벽’ 사태 이후 부실감사에 대한 금융당국의 제재 수위가 높아지면서 회계법인들이 기업들에 지나치게 보수적인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는 게 업계의 하소연이다. 한 수주업체 관계자는 “짧은 기간 지나치게 많은 자료를 요구해 놓고 자료가 부족하다며 부정적인 의견을 내버리니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문제는 내년 초 나올 사업보고서다. 분기보고서는 검토의견 거절을 받더라도 별도의 시장조치가 없다. 하지만 사업보고서는 ‘감사범위 제한에 따른 한정의견’을 받으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돼 하루 동안 거래정지를 당한다. ‘관리종목 지정’이란 꼬리표는 해외사업 비중이 높은 수주기업들에는 치명타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부적정’이나 ‘의견거절’을 받으면 상장폐지라는 초유의 사태도 배제할 수 없다. 안진은 대우건설의 영업기밀에 해당하는 민감한 자료 제출까지 요구하고 있어 양측 간 갈등의 골이 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곪아 온 수주기업의 회계 문제가 터져 나온 것이란 지적도 있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수익 인식에 추정이 많은 건설·조선사들의 고무줄 회계는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문제”라며 “기업들과 적당히 타협하기엔 회계법인이 감당해야 할 리스크가 너무 커졌다”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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