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선택 트럼프

"시장 불확실성 최고조…당분간 추가하락에 무게"

입력 2016-11-09 18:38:11 | 수정 2016-11-10 02:36:55 | 지면정보 2016-11-10 A23면
증권사 센터장 긴급 진단

1800대 중반 하락도 대비해야…미국 금리인상 지연 가능성도
미국 보호무역 강화 현실화 땐 신흥국 시장 추가 하락 우려
1900아래선 저가 매수 노릴 만
미국 대선이 끝나면 걷힐 것으로 예상했던 불확실성의 안개가 ‘트럼프 당선’이라는 의외의 결과에 더 짙어졌다. 상당수 전문가는 코스피지수가 단기적으로 1800선 중반까지 빠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시장의 경계심리는 커졌지만 도널드 트럼프의 공약 이행 현실성이 낮다는 점에서 변동성 확대 국면이 장기화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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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 얼마나 갈까

한국경제신문은 9일 국내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을 대상으로 미국 대선 이후의 주식시장 전망을 긴급 설문조사했다. 그 결과 6명 중 2명은 연내 코스피지수가 ‘트럼프 충격’으로 1850선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트럼프가 강력한 보호무역주의를 공약으로 내세운 만큼 대(對)미 무역 흑자국인 한국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주요 국가와의 경제·외교적 마찰에 대한 불안도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식시장이 가장 싫어하는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코스피지수 하단으로 1850을 제시했다. 미래에셋대우(1850)와 현대증권(1880)도 코스피지수가 1900선을 뚫고 내려갈 수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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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자가 재닛 옐런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 교체를 공언해온 만큼 연내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지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안병국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통화정책과 관련해 불안이 커지면서 미국 주식시장이 약세를 보일 것”이라며 “보호무역을 강화하겠다는 공약이 현실화되면 중국 시장이 흔들리고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는 신흥국 주식시장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충격이 지속될 기간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렸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보다 그 충격이 더 오래갈 수 있다”면서도 “다만 기업인 출신의 트럼프가 당선 이후엔 실용적인 정책 기조로 선회할지 여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반면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트럼프가 공약한 저금리 기조를 통한 경기부양, 감세 및 규제 완화를 통해 미국 경제가 좋아질 수 있다”며 “단기 악재지만 중장기적 호재로 판단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신흥국 시장 더 불안해진다

전문가들은 일단 금과 방어주 중심으로 안전자산 비중을 높이고 중기적으로는 트럼프의 공약 실행 가능성, 미국 경제상황 등을 점검한 뒤 소재, 산업재 비중을 조절하라고 조언했다. 이달 말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의 결과와 다음달 미 금리 인상 여부도 변수다. 이상화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선진국 연말 특수, 하드 브렉시트 여부, 국내 정치적 불안정성, 국내 기업 실적 등도 추가 변수”라며 “당분간 시장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돼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으로 매수세가 몰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급락 이후 회복 국면에서도 국가별로 차별화된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신동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달러 대비 안전 통화는 강세를 보이겠지만 신흥국 통화는 약세가 예상된다”며 “위험자산에 대한 회피심리가 강해져 미국과 주요 선진국 주식보다 신흥국 시장이 상대적으로 더 부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피지수가 1900선을 밑돌면 저가 매수 기회를 노리라는 것은 공통 의견이었다. 윤 센터장은 “반등장 탄력은 강하지 않을 수 있지만 국내 기업의 실적 호조 등을 감안하면 1900선 아래는 적극 매수 구간”이라고 말했다.

윤정현/김진성/나수지 기자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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