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조 PEF의 질주

투자 차익 80~90%는 연기금 몫

입력 2016-10-31 17:32:06 | 수정 2016-10-31 23:15:05 | 지면정보 2016-11-01 A20면
PEF 투자·수익배분 구조 살펴보니

운용사 몫은 10~20%에 불과
나머지는 LP들에게 되돌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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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미국 뉴욕증시에 이름을 올린 ‘골프’의 주인은 국내 기업이다. 골프는 아쿠쉬네트의 상장명으로 세계 1위 골프공 브랜드인 ‘타이틀리스트’ 등을 보유한 업체다. 2011년 토종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미래에셋PE와 휠라코리아 컨소시엄이 12억2500만달러(약 1조4000억원)에 지분 100%를 샀다.

골프가 증시에 입성하자 미래에셋PE 등 재무적 투자자(FI)들은 국내 투자은행(IB)업계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았다. 아쿠쉬네트 상장 과정에서 보유 지분 46.1%를 매각하며 5억8000만달러(약 6628억원)를 거머쥐었기 때문이다. FI들은 앞서 일부 지분 매각을 통해 1500억원을 회수했다. FI들이 보유한 남은 지분 20.3%의 시장가치는 2억7000만달러(약 3085억원)에 이른다. FI들의 초기 투자금액이 6억2500만달러(약 7143억원)였던 점을 감안하면 5년 만에 4070억원을 벌어들인 것이다.

하지만 ‘골프 대박’의 진짜 주인공은 따로 있다. 바로 FI에 돈을 댄 연기금이다. 미래에셋PE 등은 투자금 6억2500만달러를 국민연금 등 연기금과 공제회에서 조달한 만큼 지분매각에 따른 차익 대부분을 투자자들에게 돌려줘야 한다.

PEF는 이렇게 자금을 모으고, 투자 대상을 고르고, 투자 기업을 관리하는 운용사(무한책임사원·General Partners·GP)와 GP가 만든 펀드에 돈을 맡기는 투자자(유한책임사원·Limited Partners·LP)로 구성된다. 미래에셋PE나 MBK파트너스 등은 GP이고, 국민연금 우정사업본부 보험사 등은 LP다.

GP는 LP들로부터 투자금을 모아 펀드를 조성하고, 이 돈으로 기업 경영권을 인수하거나 지분을 매입한다. 이후 비싼 값에 되팔아 투자차익을 LP들에게 되돌려준다. 대신 GP는 펀드를 운용하는 동안 LP들로부터 ‘운용보수’를 받는다. 펀드 규모가 3000억원 이상인 대형 펀드는 연 평균 1% 정도를 뗀다. 운용보수는 투자손실을 내도 받는다. GP는 운용보수로 임직원 임금을 주고 사무실 임차료도 낸다.

GP가 높은 투자수익을 낼 경우엔 운용보수 외에 추가로 ‘성공보수’를 받는다. 내부수익률(IRR)이 8%를 넘으면 초과수익에 대해 20% 정도를 받는다. 골프는 IRR이 약 10% 이상으로 예상되는 만큼 미래에셋PE는 300억~400억원을 성과보수로 받을 전망이다. 통상 GP 몫은 투자수익의 10~20% 정도다.

GP가 받는 성과보수와 운용보수를 뺀 나머지 80~90%의 수익은 LP 몫으로 돌아간다. 골프의 경우 국민연금 등 LP들이 3000억~3500억원가량을 수익금으로 돌려받는다.

IB업계 관계자는 “PEF가 인수기업을 비싸게 되팔아 차익을 내면 연기금이 가장 큰 수혜를 입는다”며 “이렇게 보면 PEF는 ‘먹튀’가 아니라 국민 자산을 불려주는 투자전문가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태호/오상헌 기자 highk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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