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투리펀드 때문에…운용사들 '시름'

입력 2016-10-28 17:31:09 | 수정 2016-10-28 20:41:26 | 지면정보 2016-10-29 A15면
'보유 비율 5%이내' 연말까지 맞추기 쉽지 않아

9월말 기준 '7% 이내' 충족, 52개 운용사 중 20곳에 불과
'20% 이상'인 곳도 17곳에 달해…일부 운용사 '자포자기' 상태
금융당국 지침에 따라 시행되고 있는 ‘자투리펀드’ 정리 작업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자산운용사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연말까지 두 달 남은 상황에서 당국이 제시한 목표치인 ‘소규모 펀드 비율 5% 이내’를 맞추기 쉽지 않아서다. 자투리펀드란 설정일이 1년 이상 지났으나 설정액이 50억원 미만인 소규모 펀드를 말한다.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은 올초부터 ‘소규모 펀드 정리 방안’을 내놓고 운용사들을 독려하고 있다. 1년 동안 펀드 합병이나 임의해지 등의 방식으로 소규모 펀드 비율을 △6월 말 11% 이내 △9월 말 7% 이내 △12월 말 5% 이내로 맞추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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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난달 말 기준으로 52개 운용사 가운데 소규모 펀드 비중을 ‘7% 이내’로 맞춘 운용사는 20개에 그치고 있다. 소규모 펀드 비율이 20% 이상인 운용사도 17개에 이른다. 하나UBS운용과 대신자산운용의 비율은 각각 46%, 42%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금융당국이 제시한 단계별 가이드라인을 총족하지 못한 운용사들은 신규 펀드 설정이 제한된다. 이에 따라 운용사들은 투자자 반발 속에서도 펀드 임의해지나 합병 등을 통해 지침을 맞추느라 분주하다. 이 덕분에 공모펀드의 소규모 펀드 비중은 2014년 말 40%에서 올 상반기 15%대로 급감했다.

한 대형 자산운용사 마케팅본부장은 “목표 비율을 충족하지 못하면 신규 펀드 설정이 제한되기 때문에 일단 작업이 수월한 펀드부터 정리하고 있다”며 “지금껏 남아 있는 것들은 대부분 손실이 난 펀드이기 때문에 투자자 동의를 받기가 쉽지 않다”고 푸념했다.

정리작업에 난항을 겪고 있는 자산운용사들은 소규모 펀드를 가르는 ‘기준선’을 일부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 외국계 자산운용사 대표는 “해외에서는 펀드 성과를 볼 때 보통 ‘3년’을 기준으로 삼는다”며 “소규모 펀드의 기준을 ‘1년’으로 규정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말했다. 그는 “재간접 펀드의 경우 글로벌 모펀드 규모가 1조원 이상인데도 국내에서 판매액이 적다는 이유로 소규모 펀드로 규정해 청산해야 하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펀드의 투자 기회를 막을 수 있다는 우려다.

소득공제장기펀드, 재형저축펀드 등 장기 투자로 세제 혜택을 주는 펀드에 일반 펀드와 똑같은 잣대를 들이대 소규모 펀드로 분류하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연말까지 운용사들의 정리현황을 보고 현행 ‘소규모 펀드 모범 규준’의 연장 적용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그때 업계 의견을 들어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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