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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해운 다음은 항공?…집중점검 나선 신용평가사

입력 2016-09-29 19:18:08 | 수정 2016-09-30 00:04:36 | 지면정보 2016-09-30 A25면
대한항공, 영구채 발행 무산
부채비율 1000% 초과 눈앞
투자자 채권회수 우려 커져
마켓인사이트 9월29일 오후 4시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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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신용평가회사 3사가 대형 항공사 신용등급에 대한 집중 점검에 들어갔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신규 자금조달 환경이 악화됐다는 판단에서다. 두 회사 모두 과도한 차입금 부담을 안고 있어 조선 해운업에 이어 항공업도 유동성 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28일 개최한 세미나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재무 부담이 높고 금융시장 접근성(차입 환경)이 현저히 떨어졌다”고 진단하고 “유동성 상황을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나이스신용평가도 같은 날 항공산업에 대한 평가자료를 내고 “자금조달 현황과 계열사 관련 이슈를 집중 점검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한국신용평가도 다음달 6일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 회관에서 세미나를 열고 항공산업 현황을 주요 주제로 다루기로 했다.

신용평가사들이 항공산업 집중 점검에 들어간 것은 최근 자금조달 환경이 나빠지면서 유동성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총차입금(별도재무제표 기준)은 지난 6월 말 현재 각각 15조5000억원과 4조1000억원에 이른다. 이 중 각각 2조1300억원과 7100억원은 회사채로 조달했지만 새 회사채를 발행해 상환(차환)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재무구조가 추가 악화될 가능성을 우려해 채권 매수를 주저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 회사의 보유 현금은 각각 5700억원과 2300억원. 순차적으로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을 갚기엔 역부족이란 평가다.

신용등급이 하락 추세인 점도 부담이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대한항공 신용등급은 현재 ‘BBB+’로 투자적격 10개 등급 중 8번째다. 아시아나항공은 바로 아래인 ‘BBB’다. 2014년 말 대비 각각 한 단계 떨어졌다.

신용등급에 대한 전망은 모두 ‘부정적’으로 추가 강등 위험이 높은 상황이다. 한 증권사 신용분석 연구원은 “조선, 해운업과 마찬가지로 국내 항공산업도 유동성 위기에 몰릴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으로선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이달 30일로 추진한 3억달러 규모 영구채 발행에 실패하면서 3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이 1000%를 넘는 것을 막을 수 없게 돼서다. 돈을 빌린 회사가 만기를 계속 연장할 수 있는 영구채는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라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된다. 대한항공이 발행한 채권 중 약 1조2800억원어치는 회사 부채비율이 1000%를 넘을 경우 기한이익(만기까지 돈을 갚지 않을 권리) 상실 사유에 해당한다는 계약 내용을 담고 있다. 투자자들이 집회를 열고 채권의 즉시 회수를 요구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모여 하나의 채권 회수를 결정하면 다른 채권도 동반 부도(cross default) 조항에 따라 상환을 요구할 수 있게 돼 유동성 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대한항공의 유동성 상황을 고려할 때 채권투자자들이 투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낮은 만큼 사유가 발생하더라도 투자자들이 기한이익 상실을 선언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설명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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