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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중개업무 규제 놓고 증권·회계업계 '갈등'

입력 2016-09-20 18:01:27 | 수정 2016-09-21 00:51:22 | 지면정보 2016-09-21 A21면
증권사 "IB·회계법인, 동일 규제 받아야"
회계법인 "인수합병 시장 얼어붙을 것"

찬성 "경영권 거래, 주식매매와 같아…회계법인만 감독 안 받는건 문제"
반대 "M&A는 주식매매와 달라…중개수수료만 높아질 것"
지난해 기준 약 77조원으로 성장한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에 중개업무 자격 요건을 도입하는 안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사회 전반적으로 M&A의 중요성이 커진 만큼 일정 요건을 갖춘 자가 중개업무를 해야 한다는 것이 찬성 논리다. 반대 측은 “자격있는 자만 중개업무를 하면 수수료가 높아지고 M&A 시장이 경색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17일 발의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의 핵심은 M&A 중개업무를 자본시장법상 투자중개업에 포함시키는 것이다. 현행법은 금융투자상품의 매도·매수 및 중개 등을 투자중개업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기업의 M&A 중개업무는 따로 명시하지 않고 있다.

법안이 통과되면 M&A 중개업무를 하는 회계법인 등도 증권사처럼 자본시장법을 적용받는다. 업무와 관련해 정보교류차단(차이니즈월), 투자권유 규제, 임직원 자기매매제한 등의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뜻이다. 박 의원은 “투자은행(IB)이든 회계법인이든 모두 같은 규칙을 적용받아야 한다”고 발의 목적을 밝혔다. 똑같은 M&A 중개업무를 보더라도 증권사 등은 사전 규제와 금융감독원에 사후 감독을 받지만 회계법인이나 법무법인 등은 여기서 자유롭기 때문이다.

당장 타격을 입는 곳은 인허가를 받고 시스템을 갖춰야 하는 회계법인이다. 지난해 기준 국내 M&A 중개업무 점유율은 외국계 IB가 70%로 가장 높고 이어 국내 증권사 16%, 회계법인 14% 순이었다. 회계법인은 M&A 업무와 주식매매는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투자중개업’으로 묶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M&A 업무는 주식매매 외에 영업양수도, 자산양수도, 합병, 부채인수 등 다양한 기법이 적용된다”며 “이를 투자중개업으로 분류하는 것은 지나치게 좁은 해석”이라고 말했다.

반론도 존재한다. “경영권을 사고파는 주식거래(M&A)는 단순 주식거래보다 경제적 실익만 더 클 뿐 법률상으로 차이가 없다”(김화진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것이다. 현행 회계법인의 M&A 중개업무가 공인회계사법을 위반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원종현 국회 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외부감사를 하는 회계법인이 대상 기업의 M&A 관련 업무와 실사를 하는 것은 공인회계사법의 이해상충방지 조항인 제21조와 제14조를 어길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M&A 시 주식 거래가 수반되는 경우 미 증권거래법 적용을 받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중개업자는 미국 금융당국인 증권위원회(SEC)에 등록하고 월스트리트 금융회사가 독립적으로 세운 금융산업규제기관(FINRA)에도 가입해야 한다. 미국의 4대 회계법인 역시 여기에 등록돼 있다. 영국도 M&A 업무를 하기 위해 영국 금융당국인 금융행위감독청(FCA) 인가를 받아야 한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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