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조 넘은 한국형 헤지펀드, 절반은 수익률 '마이너스'

입력 2016-09-09 17:47:20 | 수정 2016-09-10 06:03:12 | 지면정보 2016-09-10 A14면
연 7~8% 절대수익 낸다더니…

기관·자산가들 '뭉칫돈'
헤지펀드 진입문턱 낮아지며 8개월여 만에 순자산 2배로
코스피 상승률 넘은 곳 10개뿐

지수선물 매도…중소형주 부진
대형주 장세에 손실폭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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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과 자산가들의 ‘뭉칫돈’을 끌어모으며 한국형 헤지펀드의 순자산 규모가 6조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헤지펀드의 절반가량은 올 들어 마이너스 수익률로 고전 중이다. 대부분 펀드가 시황과 관계없이 연 7~8%가량의 절대수익을 추구하지만 올해는 헤지펀드 매니저들도 주식 운용 성과가 부진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등 대형주 주도장이 된 까닭에 코스피지수는 상승했지만 기관 매도세가 이어진 중소형주 약세가 이어졌고 지수선물 매도가 늘어난 탓에 손실폭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절반이 수익률 ‘마이너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형 헤지펀드 순자산 규모는 지난달 6조원을 넘어섰다. 올초 3조원대에서 8개월여 만에 몸집이 두 배로 불었다. 지난해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전문투자형사모펀드의 진입 문턱이 낮아지면서 신설 운용사나 투자자문사에서 전환한 운용사들이 잇따라 헤지펀드를 설정하면서 시장이 급성장했다.

연초 45개였던 헤지펀드 수도 지난 6일 기준으로 147개에 이른다. 각종 대내외 악재로 국내 증시가 오락가락하면서 일반 주식형펀드들의 성과가 저조한 반면 헤지펀드는 시황과 관계없이 주식 롱쇼트(저평가 종목을 사고 고평가 종목과 지수선물을 매도), 이벤트드리븐(기업공개, 유상증자 등의 기업 이벤트로 발생하는 주가차익을 추구하는 전략) 등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면서 견조한 수익을 내 자산가들의 필수 투자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헤지펀드 시장이 급성장한 것과 달리 성과는 기대에 못 미쳤다는 지적이다. 147개 펀드 중 67개(45.5%)가 올 들어 지난 6일까지 마이너스 수익률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2개 펀드 중 1개가 손실을 보고 있다는 얘기다. 지난 연말 1960선이던 코스피지수가 지난 6일 2060선을 넘어서면서 5.36% 상승했지만 같은 기간 5% 이상 수익을 낸 헤지펀드는 단 10개에 그쳤다. ‘파인밸류IPO플러스’(16.53%) ‘피데스신짜오’(12.28%) ‘타이거5 COMBO’(9.26%) 등 올해 설정된 펀드들이 선전했다.

◆중소형주·삼성전자 때문에

헤지펀드 매니저들은 지난해와 달리 헤지펀드들이 ‘이름값’을 못하고 있는 이유로 중소형주 부진과 삼성전자 독주를 꼽았다. 종목 선별로 추가수익을 추구하는 액티브펀드 매니저들이 수익률 부진으로 고전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의견이다.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는 “연초와 달리 하반기 들어 삼성전자 위주로 시장이 올랐지만 헤지펀드들이 전략상 시가총액 비중만큼 삼성전자를 다 담고 가기 힘들다”며 “헤지(위험회피) 차원에서 시장 지수 선물을 매도한 데서도 지수가 상승랠리를 펼치면서 일부 손실을 본 펀드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연초부터 지속돼온 중소형주 부진도 헤지펀드들의 수익률을 끌어내렸다. 이재완 타이거자산운용 대표는 “올해는 대형주를 사기 위해 중소형주를 팔아치워 중소형주 롱쇼트 전략에서 초과 수익을 거두기 힘든 장세였다”며 “게다가 중소형주 하락장은 전환사채 등에 투자하는 메자닌 전략이나 기업공개(IPO) 등에서도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멀티전략 효과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연말까지 미국 금리 인상 등 대내외 변수로 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는 다른 주식형펀드보다 급락장에서도 추가 수익을 거둬 수익률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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