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 만에 3억 모은 '사냥' 흥행 참패…펀딩 실패 '덕혜옹주'는 550만 눈앞

입력 2016-09-02 18:13:55 | 수정 2016-09-03 20:44:16 | 지면정보 2016-09-03 A9면
크라우드펀딩 시대 본격 개막 - 아무도 모르는 영화 흥행

톱스타 모여도 장담 못해…전문가들도 성패 예측 힘들어
영화 ‘인천상륙작전’은 투자금과 흥행 모두를 잡았지만 영화 업계에서 이 같은 모범사례를 매번 볼 수 있는 건 아니다. 평가와 관객 수가 엇갈려 여러 사람이 땅을 치는 경우도 많다. 크라우드펀딩도 마찬가지다. 비교적 일반인이 접하기 쉬운 영역임에도 성공 공식을 점치기 힘들다는 평가가 많다.

영화 ‘사냥’기사 이미지 보기

영화 ‘사냥’

지난 6월 말 개봉한 영화 ‘사냥’은 여름 기대작 중 하나였다. ‘최종병기 활’ ‘명량’ 등의 흥행작을 만든 빅스톤픽쳐스가 제작했고 안성기 조진웅 손현주 등 연기파 배우들이 한데 모였다. 긴장감 넘치는 스릴러 영화가 될 것이란 기대감이 조성됐다. 제작진이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에 나섰을 때도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졌다. 1주일 만에 투자자 289명으로부터 3억원을 모았다.

하지만 뚜껑을 열자 정반대 결과가 나왔다. 이 영화는 고작 65만명의 관객만을 끌어들이고 간판을 내렸다. 관객 사이에선 ‘당신의 돈이 사냥당하는 느낌’ ‘그날, 그 극장에는 아무도 오지 말았어야 했다’는 등의 악평이 돌 정도로 참담한 성적표였다. 이 영화 투자자는 관객 수가 164만명을 넘어야 투자수익을 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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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덕혜옹주’

이 불똥이 영화 ‘덕혜옹주’로 튀었다. 당시 이 영화 제작진은 사냥의 크라우드펀딩을 중개했던 와디즈에 의뢰해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을 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사냥의 흥행 실패로 와디즈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까지 덩달아 생긴 상황이었다. 와디즈 내부에서도 이에 대해 적잖은 부담을 느끼고 홍보전략을 고민할 정도였다. 결국 덕혜옹주 제작진은 목표금액의 11%만을 채우며 투자 유치에 실패했다. 신혜성 와디즈 대표는 “우리가 단순 중개업체라는 사실을 알려도 책임소재가 있다고 보는 시각이 강할 만큼 사냥 실패의 여파가 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덕혜옹주는 모금 결과와 반대로 지난 1일까지 543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 중이다. 크라우드펀딩이 성사됐다면 투자자는 투자원금보다 28.88% 많은 금액을 돌려받을 수 있었다. 700만명을 동원한 인천상륙작전 투자자보다도 수익률이 높다. 당초 투자를 원했던 사람이라면 아쉬움이 크게 남을 판이다. 반대로 이 영화에 10억원을 투자한 주연배우 손예진 씨는 날이 갈수록 늘어나는 투자 수익으로 주목받고 있다.

크라우드펀딩 업계는 영화 같은 문화·콘텐츠는 이 분야 전문가들도 성패를 예측하기 힘든 영역이라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톱스타가 캐스팅 요청을 거절했다가 해당 영화가 ‘대박’을 치는 바람에 땅을 쳤다는 일화는 심심치 않게 회자되고 있다. 배우 임창정 씨는 영화 ‘색즉시공’과 ‘1번가의 기적’에서 윤제균 감독과 호흡을 맞췄지만 차기작인 ‘해운대’ 주연배우 자리는 다른 영화 촬영을 이유로 거절했다. 이 영화는 관객 1132만명을 불러들이며 대성공을 거뒀다.

영화의 본고장인 미국 할리우드 배우들도 마찬가지다. 1990년대 최고 여배우였던 킴 베이신저가 대표적이다. 영화 ‘007 네버 세이 네버 어게인’과 ‘나인하프 위크’로 섹시 스타로 올라선 그녀였지만 ‘원초적 본능’ 시나리오를 읽어본 뒤 “너무 난잡하다”는 이유로 캐스팅을 거절했다. 덕분에 그 자리를 차지한 샤론 스톤은 ‘원초적 본능’ 한편으로 세계적인 스타로 도약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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