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한진해운 법정관리 신청에 따른 손익계산서

입력 2016-08-31 11:11:23 | 수정 2016-08-31 11: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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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이 채권단의 추가 지원 거부로 법정관리 절차를 밟게 됐다. 회생 절차가 진행되더라도 투자자들의 회수율 수준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여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하지만 그동안 한진해운의 채무에 발이 묶여 있던 한진그룹주와 컨테이너 업계 경쟁사들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진해운은 31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법정관리 신청을 의결했다. 빠르면 이날 오후 중 서울중앙지법 파산부에 법정관리를 신청할 계획이다. 법원은 회생절차 신청이 접수되면 계속기업가치와 청산가치를 평가하고 기업회생절차 혹은 청산 절차를 결정한다.

법원이 청산 대신 기업회생절차를 밟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컨테이너 선사의 경우 계속기업가치가 청산가치보다 크게 나오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수많은 화주와 거래처로부터 발생하는 손해배상 금액이 단일 품목을 실어 나르는 벌크선사보다 크다. 규모의 경제가 중요시되는 컨테이너 사업은 기업회생절차 신청이 곧 얼라이언스 퇴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실제 지난 2001년 5월 법정관리 신청을 했던 조양상선은 4개월만에 법원으로부터 파산을 선고받았다. 한진해운은 전체 운항선 136척 중 68%인 92척이 컨테이너선이다.

법원이 회생을 선택하더라도 채권단이 투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은 낮다. 장기용선계약을 맺은 77척의 계약은 해지될 가능성이 높고 나머지 선박도 선박금융 등의 담보가 돼 운항이 쉽지 않다. 회수율이 미미할 것으로 보는 이유다.

김상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대한해운의 경우 SM그룹에 인수되기 전 회수율이 26%에 불과했고 팬오션 역시 20% 수준에 그쳤다"며 "회생절차가 진행되더라도 채권단이 손해를 메우기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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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약 1조원의 익스포져(위험노출액)가 걸려 있는 은행주(株)는 큰 피해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진해운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대부분의 금액을 충당금으로 적립해 놓았기 때문이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은행과 국민은행은 관련 여신을 회수의문 이하로 분류, 90% 이상 충당금을 적립했다"며 "관련 여신을 고정으로 분류한 KEB하나은행도 추가충당 규모는 400억원 수준으로 크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들도 90~100% 가량 충당금을 적립한 상태로 손익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진그룹 계열사와 컨테이너업계에는 한진해운의 법정관리행이 오히려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그동안 한진해운에 대한 추가지원 가능성에 발이 묶여 있던 계열사들은 부담을 덜 수 있다 대한항공의 경우 투자자산 손상차손 효과에 당장은 실적이 부진하겠지만 중기적 관점에서는 신용도 개선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한진과 한진칼도 지난해 이후 4200억원 이상을 한진해운 지원에 쏟아부었다. 한진해운이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면 한진해운 지원을 위해 매입한 자산은 남고 향후 지원 가능성은 소멸한다.

실제 전날 대한항공은 6.87%, 한진칼은 5.85%, 한진은 7.90% 상승하며 20% 넘게 급락한 한진해운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이날도 대한항공은 3% 가량 오르고 있다.

한진해운과 직접적으로 경쟁하던 컨테이너 업계에도 단기적으로 반사이익이 생길 것이라는 전망이다. 운영 노선이 정리되면서 추가 화주 확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지난 2013년에도 49개 컨테이너 노선을 운영하던 팬오션이 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운영 노선이 정리, 연근해 선사들의 수익성이 상승했다"며 "한진해운과 중복 영업을 하던 현대상선, 흥아해운이 수혜를 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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