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 인상 불확실성에 연기금 '비빌 언덕' 될까

입력 2016-08-30 14:25:02 | 수정 2016-08-30 14:2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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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가 다시 미국 기준금리 인상 안갯 속에 휩싸이면서 연기금 역할에 대한 시장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9월 인상설이 급부상함에 따라 외국인 수급은 약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연기금이 외국인을 대신해 증시 구원투수가 될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연기금은 통상 하반기에 수급 강도가 강해지는만큼 이들이 사는 종목에 주목하라는 게 증시 전문가들 조언이다.

◆ 美 9월 금리 인상설 급부상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6일(현지시간) 열린 세계 중앙은행가들의 연례 콘퍼런스인 '잭슨홀' 이후 미국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재부상했다.

재닛 옐런 미 중앙은행(Fed) 의장은 잭슨홀 연설에서 "최근 몇 개월 동안 금리를 인상할 여건이 강화됐다"며 올해 안에 금리를 올릴 수 있음을 강하게 시사했다.

이어 Fed 2인자인 스탠리 피셔 부의장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두 차례 금리 인상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당초 시장에서는 많아야 올해 1차례, 12월께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지만 피셔 부의장 발언 이후 9월 인상설이 급부상했다.

이 여파로 국내 증시의 코스피지수는 2030선 아래로 밀렸고 코스닥지수는 660선까지 떨어졌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한국과의 금리 격차가 줄어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이 이탈할 것이란 우려에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실제 외국인 투자자들은 잭슨홀 미팅을 앞둔 지난 22일부터 일주일 간 4000억원 넘는 국내 주식을 매도했다. 최근 몇 달 동안 매수 행진을 이어오며 국내 증시를 끌어올린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반면 같은 기간 연기금은 4500억원 이상의 주식을 사들여 시장을 방어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미국 금리 인상 불확실성이 증시를 지배할 것이라며 외국인보다는 연기금 수급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작년 하반기와 유사하게 미국 금리 인상에 대한 경계 심리가 두드러지고 있다"며 "미국 통화 정책 관련 불확실성 속에서는 외국인 수급이 위축될 수 밖에 없어 연기금이 '비빌 언덕'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체 기관으로 놓고 보면 펀드 환매라는 불안 요인이 있다"며 "하지만 기관 중에서도 연기금은 하반기, 특히 8~9월 달에 수급 모멘텀(동력)이 집중된다"고 말했다.

통상 상반기는 시장 흐름을 관망하다가 하반기에 가용 가능한 예산을 투입하는 게 연기금의 일반적 패턴이라는 설명이다.

◆ 연기금 매수 집중 주식 주목

이달 연기금이 사들인 국내 주식을 살펴보면 업종별로는 정보기술(IT)과 소재, 산업재 등 수출주에, 재료 측면에선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주에 몰려있다.

연기금은 8월 한달 간 삼성전자 주식을 235억원 넘게 담았고 삼성물산LG화학도 각각 114억원, 94억원 매수했다.

현대차(80억원)와 삼성생명(78억원), 삼성화재(73억원), 삼성SDI(55억원) 등도 샀다.

전문가들은 9월 이후에도 대형 수출주와 지배구조 개편주를 위주로 한 연기금의 매수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금리 인상과 거시 경제 상황 등을 감안할 때 대형 수출주에 대한 선호도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연기금 매매와 관련해 주목할 것은 국민연금이 자산운용사에 벤치마크지수 복제율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이라며 "벤치마크지수 복제율이 높아지면 시가총액 비중이 높은 대형주가 유리하다"고 말했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 6월 중순 자산운용사들에게 주식 유형별 투자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순수주식형과 장기투자형, 대형주형은 벤치마크지수의 50% 이상, 사회책임투자와 가치주형은 60% 이상, 중소형주는 20% 이상을 복제하라는 것이다.

조 연구원은 "가이드라인을 내년부터 적용키로 하면서 연말까지 벤치마크지수 복제율을 맞추기 위한 포트폴리오 조정이 이루어질 것"이라며 "연기금 매매 흐름에 따라 종목별 주가 차별화도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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