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통화스와프 1년 6개월 만에 재개…왜?

입력 2016-08-28 09:15:46 | 수정 2016-08-28 09:15:46
작년 2월 전면 중단됐던 한·일 통화스와프가 1년 반 만에 재개되기로 결정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등 대외 리스크가 커지고 있어 금융 안전망을 구축하기 위한 조치라는 평가다.

◇ 외교관계 악화 속 스와프 중단…美금리인상 '파고' 앞두고 재개

27일 한일 양국은 제7차 한일 재무장관회의에서 양국간 통화스와프 논의를 재개하기로 결정했다.

통화스와프가 실제 체결되는데는 시간이 몇개월 걸리지만 논의는 통화스와프를 다시 체결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양국간 통화스와프가 다시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통화 스와프는 외환위기 등 비상 시에 상대국에 자국 통화를 맡기고 상대국 통화나 달러화를 빌려올 수 있는 계약이다.

한국과 일본은 2001년 7월 협정을 체결한 뒤 약 14년간 통화스와프를 유지했다.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외국인 투자자금을 막지 못해 1997년 외환위기를 맞은 한국은 비슷한 상황이 다시 올 가능성에 대비하는 측면이 있고, 일본으로서도 엔화의 국제적 위상을 높인다는 측면에서 통화 스와프 계약을 유지해왔다.

스와프 규모는 2011년 말 700억달러로 정점을 찍었으나 이후 점차 줄다가 지난해 2월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100억달러마저 중단됐다.

하지만 이후 금융안전망 강화 차원에서 통화스와프 계약을 다시 맺어야 한다는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다.

회의 직전까지는 통화스와프 재개에 양국이 뜻을 모으기까지 시간이 좀 더 걸리리라는 관측이 많았다. 정부가 지난 25일 공식 브리핑을 통해 "(이번 회의에서) 통화스와프는 의제에 포함돼 있지 않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다만 통화스와프 계약의 중대성, 그간 양국 경제수장의 발언 등을 고려하면 오래 전부터 물밑에서 협의를 진행해왔을 가능성이 크다는 해석도 나온다.

◇ 韓경제 펀더멘털 견고하지만…안전망 많을수록 좋아

스와프를 중단할 당시 정부는 외환보유액, 경상수지 흑자 규모 등 한국의 경제 기초체력(펀더멘털)이 양호한 만큼, 통화스와프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성이 적다고 판단했었다.

한국은 이미 중국 등 여러 나라와 통화 스와프 계약을 맺고 있는 만큼 한·일간 계약을 중단해도 문제가 없다는 분석도 근거가 됐다.

실제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올 7월말 현재 3천714억달러에 이르는 만큼 일본과의 통화스와프 여부가 미치는 국내 금융시장에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전망이 많다.

또 한국은 대외 충격에 대한 방어막으로 외환보유액 외에도 치앙마이이니셔티브(CMIM) 체제를 통해 384억달러 인출이 가능한 다자 통화스와프 계약을 맺고 있다.

그러나 통화스와프처럼 위기 상황에 대비한 안전장치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는 데에는 전문가 대부분이 동의한다.

더욱이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최근 금리 인상을 시사하는 발언을 하면서 스와프 재개 논의에 힘이 실렸다.

옐런 의장이 "견고한 고용시장과 미국 경제전망 개선 측면에서 볼 때 연준이 금리를 올리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최근 몇 달간 금리 인상을 위한 여건이 강화됐다"고 언급하면서 연말에 금리인상이 시작되리라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금리인상에 따른 달러 강세가 예상되는 만큼 급격한 외화유출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한 차원에서 한일간 통화스와프 재개가 바람직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 전문가 "정치·경제 이슈 분리해야"…"한중일 경제협력 강화 필요"

전문가들은 대체로 한일간 통화스와프 재개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일 통화스와프 재개는 바람직한 방향"이라면서 "미국 금리인상 이슈로 국제금융시장이 불안해지는 때인 만큼 스와프 재개로 대비하는 것이 좋다"고 분석했다.

성 교수는 "다른 나라와의 스와프 계약은 상징적인 측면이 많지만, 국제시장 영향력이 큰 엔화와 스와프가 가능하다는 것은 실질적으로 원화의 통화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며 "양국 모두에 상호 호혜적인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도 "경제협력 강화 측면에서 한일 스와프 재개는 당연하고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증권금융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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