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삭스법' 11월에 나온다…금융위, 기업·회계법인 감리 대폭 강화

입력 2016-08-17 19:02:31 | 수정 2016-08-18 02:55:51 | 지면정보 2016-08-18 A23면
금융당국 "감리 주기 단축·내부감사 강화"

경제계 "기업 자율성 침해…이중규제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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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수조원의 분식회계 의혹을 받고 있는 대우조선해양 사태를 계기로 기업에 대한 금융당국의 직접 감리를 확대하는 등 회계제도를 대대적으로 개편하기로 했다. 미국이 엔론 등의 회계부정 사태를 계기로 도입한 ‘사베인스-옥슬리법’(일명 삭스법)의 한국판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경제계는 외부감사 보수 규제와 회계감독 강화가 기업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다 뜯어고친다

금융위원회는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회계제도 개혁 태스크포스(TF)’ 첫 회의를 열었다. 금융감독원과 한국공인회계사회, 상장사협의회, 코스닥협회, 회계학회 등 관련 기관 관계자와 전문가 18명이 모여 “한국판 삭스법을 제정하자”는 대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였다.

금융위는 기업의 내부감사 기능 강화, 외부감사의 독립성 및 회계법인의 책임 강화, 금감원 감독 권한 강화 등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현행 회계제도를 손질한다는 방침이다. 회계투명성 개선 없이는 기업들의 지속적인 성장과 투자자 보호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수주기업뿐 아니라 다른 업종에 속한 기업도 한때 ‘세계적 기업의 반열에 올랐다가 추락한’ 대우조선해양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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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감사의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회계업계가 내놓은 방안은 지정감사 확대와 최저 감사시간 혹은 최저 감사보수를 도입하는 것이다. 재무상태가 나쁜 일부 기업을 제외한 대부분 기업이 회계법인을 자유롭게 선정하는 지금 같은 환경에서는 회계법인이 기업에 종속되는 부작용을 해결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금융위는 이 같은 업계의 주장을 최대한 긍정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하지만 경제계는 기업의 자율성을 침해할 뿐 아니라 국제적 관례에도 맞지 않는다며 반발하고 있다. 경영진이 아닌 감사위원회에서 외부감사인을 선임하도록 하는 등 대체할 만한 규제가 조만간 도입되기 때문에 이중규제라는 논리도 내놓는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정감사 등이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오너십이 강한 한국의 특수한 상황에 맞는 차별화된 제도를 고민해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삭스법 주요 내용은

기업의 재무제표와 회계법인을 직접 감독하는 금감원은 ‘삭스법’을 참고해 감독체계의 전면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회계감독의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감리주기 단축을 위해 인력을 대폭 확충하고 이미 도입한 내부회계관리제도와 품질관리감리제도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삭스법은 미국이 대형 회계부정 사건을 계기로 2002년 도입한 회계투명성 강화 법안으로, 정부가 3년 주기로 기업을 직접 감리하도록 하고 기업이 분식회계를 했을 때 강력히 제재할 수 있도록 한 게 핵심이다.

“별도의 회계감독기구를 세우든 금감원 자체 인력을 확충하든 감리 주기를 단축하는 게 절실하다”는 게 회계업계 주장이다. 금감원의 회계감리 인력은 58명으로 지난 한 해 감리한 상장회사는 80여개에 불과하다. 국내 상장회사 한 곳당 회계감리 주기는 25년에 달한다.

기업의 자체 회계통제시스템인 내부회계관리제도와 회계법인이 적정한 시스템을 갖추고 기업을 감사하는지 감독하는 품질관리감리제도 역시 삭스법의 주요 내용 중 하나다. 한국은 삭스법을 참고해 2003년 두 제도를 도입했지만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회계법인이 기업의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해 감사의견을 내도록 강화하고, 처음부터 등록된 회계법인만 상장사 감사를 할 수 있도록 해 품질관리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금융위는 회계학회에 발주한 연구용역과 TF 논의 결과 등을 토대로 오는 11월까지 개선안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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