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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등 기관투자가들, 유럽 부실자산에 4억달러 베팅

입력 2016-08-10 18:38:45 | 수정 2016-08-11 01:51:44 | 지면정보 2016-08-11 A22면
서버러스가 조성한 펀드에 간접투자 방식으로 출자
마켓인사이트 8월10일 오후 4시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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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한국투자공사(KIC) 등 국내 큰손 기관투자가들이 유럽 지역 부실자산에 4000억원 넘게 베팅한다. 유럽 은행들이 바젤Ⅲ 등 강화된 자본건전성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부실자산을 대거 매각하면서 투자 기회가 많을 것으로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부실자산 투자 전문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서버러스캐피털이 조성하고 있는 유럽 부실자산 펀드에 2억달러(약 2200억원) 출자를 검토중이다. KIC와 롯데손해보험도 같은 펀드에 각각 1억5000만달러(약 1650억원), 2000만달러(약 220억원)를 투자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교보생명, 전문건설공제조합 등 다른 기관투자가들도 펀드 출자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버러스캐피털은 총 15억달러(약 1조6000억원)를 목표로 부실자산 펀드를 조성하고 있다. 스페인 이탈리아 독일 영국 아일랜드 등 유럽 지역에서 기업들의 부실채권(NPL)이나 저평가된 부동산 등 실물자산, 담보단기대출, 메자닌(중순위) 채권 등에 투자하는 펀드다. 연간 두 자릿수 수익률을 목표로 한다. 서버러스가 그동안 운용한 유럽 부실자산 펀드도 대부분 10~20%의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큰손들이 이 펀드에 잇따라 출자하는 것은 유럽 지역의 부실자산 투자 기회가 많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자산건전성평가(AQR)와 바젤Ⅲ 도입으로 유럽 은행들은 자본금을 대폭 확충해야 한다. 이에 부실채권을 포함한 비핵심 자산을 대거 내다팔고 있다. 한 연기금 관계자는 “앞으로 1조유로(약 1220조원)의 부실자산이 시장에 매물로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 큰손들이 부실자산 펀드에 출자하는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국민연금과 KIC 모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실자산 투자 기회가 많아질 것으로 보고 꾸준히 관련 펀드에 일정 금액을 약정해왔다. 미국의 유명 부실자산 전문 사모펀드인 오크트리캐피털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투자할 만한 부실자산이 예상만큼 빠르게 늘어나지 않아 투자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다.

한 연기금 관계자는 “금융위기 이후 중앙은행들이 제로금리, 양적완화 정책 등을 통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면서 자산 부실화가 지연됐고, 미국의 경우 투자 경쟁이 과열되면서 부실자산 가격에도 거품이 끼었다”며 “유럽을 중심으로 투자하는 서버러스 펀드에 출자를 결정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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