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돈 29조 빨아들인 '블랙홀 중국 은행'

입력 2016-08-05 18:04:03 | 수정 2016-08-06 00:03:12 | 지면정보 2016-08-06 A1면
기관 자금 쓸어가는 중국은행들…한국 금융시장 '입김' 세져

예금 기초 유동화증권 판매 국내 회사채 발행액 맞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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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관투자가 자금이 중국계 은행 정기예금 상품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국내 회사채 발행금액을 추월할 기세다. 원금 손실 위험이 거의 없고 우량 회사채보다 연 0.05~0.10%포인트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계 은행 예금상품으로 자금이 과도하게 몰리면 국내 금융시스템 안정을 위협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나온다.

5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국내 증권회사들은 올 상반기 중국 5대 은행의 정기예금 기초 유동화증권 29조원어치를 발행, 판매했다. 작년 상반기(23조원)보다 26% 급증했다. 올 상반기 국내 일반 회사채 전체 발행금액(29조원)과 비슷한 규모다. 이런 추세라면 올 한 해 국내 회사채 발행액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기예금 기초 유동화증권이란 정기예금에서 나오는 원리금을 ‘사고팔 수 있는 증권’ 형태로 만든 금융상품이다. 국내 증권사들이 중국 은행 국내외 지점에 달러화나 유로화 등 외화로 예금한 뒤 이를 원화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형태로 파는 게 일반적이다.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만기는 주로 6개월 이내다. 환 헤지 후 원화 기준 수익률은 연 1.5% 수준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중국 은행들의 신용이 갑자기 나빠질 경우 이 같은 단기자금 쏠림이 관련 투자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중국 은행들의 국내 금융시장 영향력 확대를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중국계 은행 정기예금 상품의 인기는 국내 기관과 일반기업이 단기로 운용하는 자금 비중을 늘린 데 따른 현상이기도 하다.

한 증권사 ABCP 판매 담당자는 “경기 전망이 어둡다 보니 기관투자가와 일반 기업들이 여유자금의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보유 현금을 단기 금융상품에 묻어두려는 성향이 강해졌다”며 “비슷한 상품보다 금리를 0.05%포인트만 더 쳐주는 ABCP가 나오면 판매 즉시 매진되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기예금 기초 유동화증권의 주요 투자자들은 자산운용사 머니마켓펀드(MMF), 연기금, 공제회, 우정사업본부 등이다. 국내 대기업도 다수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국내 기업들의 자금조달 창구인 회사채 시장은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현금성 자산이 많은 대기업들이 불황에 대비해 보유 현금으로 기존에 발행한 회사채를 갚아나가고 있어서다. 경기침체로 인한 양극화로 취약 업종이나 비우량 기업들 다수는 회사채 투자자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회사채 발행금액은 29조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32조원 대비 9% 감소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계 은행이 적극적인 예금 유치를 시작으로 국내 기관과 기업에 대한 영향력을 점차 확대해 나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 은행들의 거액 기관 예금 유치는 국내 은행의 수신 기회를 가져가는 동시에 다양한 금융상품을 활용해 국내 영업을 확대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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