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초대형 IB…"당초 예상보다 기준 약화·일부 아쉬움도"

입력 2016-08-02 14:49:50 | 수정 2016-08-02 14:4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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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자본 3조원 이상이면 초대형 IB 가능…법인지급결제 혜택 등은 제외
황영기 "업계의 야성적 충동 깨울 수 있을 것…외국환업무 등 일부 아쉬워"


금융투자업계의 최대 화두인 초대형 투자은행(IB) 육성안의 윤곽이 드러났다. 금융위원회는 초대형 IB의 기준을 3조·4조·8조원 등 단계별로 추진하고 10조원 이상의 IB 출현을 목표로 했다. 업계의 관심사였던 법인지급 결제 혜택은 제외됐다.

금융위원회는 2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초대형 투자은행(IB) 육성을 위한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번 방안은 현재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자기자본 수준과 확충 가능성(이익유보, 증자, 인수합병 등), 신규 업무에 따른 리스크 관리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했다"며 "현실적인 수준에서 10조 달성을 위한 중간단계를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먼저 현재의 종합금융투자사업자(자기자본 3조원 기준)가 자기자본을 확충할 수 있는 기준과 여건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3조원보다 높은 자기자본 수준(4조원 이상)을 보유한 종합금융투자사업자에게 발행어음을 통한 자금조달, 외국환 업무 등을 허용해 자기자본 확충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자기자본 4조원에 미치지 못하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경우에도 새로운 건전성 규제(NCR-Ⅱ) 적용, 기업 신용공여 한도 증액, 다자간 비상장주식 매매·중개업무 허용 등을 적용해 기업금융 업무 활성화를 촉진할 예정이다.

자기자본 10조원에 근접한 종합금융투자사업자(8조원 이상)에는 추가적인 자금조달수단(종합투자계좌)과 신탁업무(부동산 담보신탁)를 허용해 기업금융 서비스 제공 여력을 확대한다.

당초 업계 안팎에선 자기자본 기준이 5조원 이상으로 설정돼 일부 증권사(통합 미래에셋대우 등)에만 특혜가 주어지고, 법인지급결제 허용 등이 초대형 IB에만 적용될 것으로 예상돼왔다.

그러나 3조원, 4조원, 8조원 등 단계별로 업무 혜택이 주어지면서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현 자기자본 수준과 확충 가능성(이익유보, 증자, 인수합병 등) 등이 고려된 현실적인 방안이라는 평가다.

금융투자업계의 관심이 쏠렸던 법인지급결제 업무 허용은 이번 방안에서 제외됐다.

금융위 측은 "개인지급결제에 참여하고 있는 모든 증권사들이 경제적 부담(특별 참가금 형태)을 이행한 상태에서 특정 증권사들에만 허용하기는 어렵다"며 "이번 방안과는 별개로 추진해야 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다만 금융투자업계가 법인지급결제 업무의 선별적 우선 허용방안에 공감대를 형성한다면 초대형 종합금융투자사업자에게 먼저 허용하는 것도 추진해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초 예상보다는 약화된 수준의 라이센스"라며 "자기자본 4조원이라는 기준은 특정 증권사의 특혜 논란을 완화하고 합병을 추진하지 못한 증권사(삼성, 한국투자증권 등)의 자본확충을 유도하려는 현실성이 반영됐다"고 말했다.

또 새로운 건전성규제(NCR-Ⅱ), 신용공여 한도 증액, 비상장주식 매매, 발행여음 허용 및 레버리지 규제 제외 등 업계의 요구가 대부분 반영되면서 대형 IB의 업무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이란 설명이다.

금융투자업계는 이번 초대형 IB 육성안에 대해 기대와 우려를 함께 드러냈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은 "이번 육성안은 IB에 대한 진일보한 체계와 인센티브를 제시함으로써 그동안 잠자던 업계의 '야성적 충동'과 '무한경쟁'을 깨울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황 회장은 "그러나 발행어음, 기업환전 등 외국환 업무가 4조원 미만 금융투자업자에 대해 적용되지 않은 것 등에 대해 업계에서는 일부 아쉬움을 표현했다"며 "협회는 정부의 이러한 노력이 시장에 실효성 있게 반영되도록 액션 플랜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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