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펀드, 청약열기는 '후끈'…수익률은 '찔끔'

입력 2016-08-01 18:11:20 | 수정 2016-08-01 20:31:49 | 지면정보 2016-08-02 A18면
88개 펀드 평균수익률 1.19%

기관들 치열한 청약 경쟁에 개별펀드 배정 물량 급감
공모가 오르고 보유기간도 늘어
투자수익률 예년만 못해
뜨거운 공모주 청약 열기에도 공모주펀드는 수익률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공모주펀드에 자금이 대거 몰리면서 개별 펀드가 따낼 수 있는 공모주 물량이 급격히 준 데다 전반적인 공모 가격 상승으로 투자 수익률이 예년에 비해 낮아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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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당 공모주 배정 물량 급감

1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 88개 공모주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지난달 29일 기준)은 1.19%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3.05%)보다 1.86%포인트 낮다. 연초 이후 3%대 수익률을 기록한 펀드는 단 3개에 그친 반면 전체 펀드의 80.68%가 2% 미만의 수익률에 머물고 있다.

설정액 상위 15개 공모주 펀드도 같은 기간 1.54%의 수익을 올리는 데 그쳤다. 지난해 이들 펀드 평균 수익률(3.28%)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전문가들은 공모주펀드 자금이 급격히 불어난 것을 수익률 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다. 지난해 말 4조6129억원이었던 공모주펀드 설정액은 올 들어 8700억원(18.86%) 늘어 사상 처음으로 5조원(5조4829억원)을 돌파했다.

공모주펀드는 기업공개(IPO) 전 진행되는 기관 청약 단계에서 공모주 주식을 사 수익을 낸다. 공모주펀드 자금이 늘어나면 IPO 기업이 크게 증가하지 않는 한 기관 청약경쟁률은 높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지난달 18~19일 이뤄진 에코마케팅의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 경쟁률은 사상 최대인 942 대 1을 기록하기도 했다. 산술적으로 펀드가 1000억원어치를 청약했어도 1억원어치도 받지 못한다는 의미다. 청약은 보통 해당 펀드의 공모주 투자 비율 한도(보통 10~30%) 내에서 신청하기 때문에 무조건 높은 금액을 제시하기도 어렵다.

‘동양뱅크플러스공모주10’을 운용하는 우준식 동양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공모 규모 1000억원의 신규 상장 기업에 투자할 경우 이전엔 펀드의 0.5~1.0% 물량을 배정받았지만 요즘엔 0.2%를 배정받기도 어렵다”며 “한 종목에서 10~20%의 수익을 올려도 펀드 수익률은 크게 오르지 않는다”고 말했다.

치솟는 공모가, 낮아지는 수익률

기관투자가의 청약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상장기업 공모가도 높아지고 있다. 높아진 청약 경쟁 속에 한 주라도 더 많은 물량을 배정받기 위해 기관들이 공모 희망가보다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오는 8일 상장 예정인 에코마케팅의 공모주 가격은 희망 범위(2만7000~3만1000원)를 뛰어넘은 3만5000원으로 정해졌다. 지난달 10일 수요예측을 한 제약업체 에스티팜의 공모가도 희망 수준(최고 2만7000원)보다 높은 2만9000원에 책정됐다. 공모 가격이 상승하면 공모주펀드 운용사가 차익을 낼 수 있는 여지가 줄어든다.

공모주 청약 경쟁은 상장 주식을 일정 기간 팔지 않겠다는 약속인 ‘보호예수(락업)’ 기간도 늘리고 있다. 기관이 상장 주관사(증권사)에 제시하는 락업 기간은 통상 1주일에서 길면 한 달이었다. 락업 기간을 걸지 않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최근엔 락업 기간이 최대 석 달까지 늘어났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 공모주 펀드 매니저는 “해태제과식품의 경우 공모가(1만5100원) 대비 한때 네 배 이상 올랐지만 보호예수 기간에 걸려 있어 팔 수 없었다”며 “상장 직후 공모주를 팔아 수익을 실현하던 운용 방식이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모주펀드의 수익률 전망도 엇갈린다. 문수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넷마블게임즈가 상장하면 공모주펀드가 다시 활기를 띨 것”이라면서도 “치열해진 기관들의 청약 경쟁 탓에 예년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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