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물출자 세제 혜택 발표에도 정작 리츠업계 반응은 냉담

입력 2016-07-29 19:13:18 | 수정 2016-07-30 01:45:35 | 지면정보 2016-07-30 A8면
현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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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업계로서는 의미 없는 규제완화입니다. 국내 상장된 리츠가 세 곳밖에 안 되는 이유를 정부가 아직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정부가 지난 28일 발표한 ‘2016년 세법개정안’에 대해 한 리츠사 대표가 지극히 냉소적 반응을 보였다. 기자가 귀를 의심할 정도였다.

이번 세법개정안은 국내 법인이 상장리츠(공모리츠)에 토지나 건물을 현물출자할 때 과세를 이연해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물출자 과정에서 토지나 건물을 장부가액보다 높은 가치로 인정받으면 그 대가로 리츠 주식을 받을 때 양도차익에 대한 법인세를 내야 한다. 다음 사업연도부터 3년에 걸쳐 나눠 납부하는 방식이다.

세금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임에도 리츠업계는 시큰둥하기만 하다. 리츠 주가에도 호재로 작용하지 않았다. 이날 3개 상장 리츠 가운데 광희리츠만 0.31% 올랐을 뿐, 트러스제7호리츠는 변동이 없었고 케이탑리츠는 오히려 1.26% 떨어졌다.

리츠는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조달해 토지 건물 등 부동산에 투자한 뒤 수익을 배당하는 부동산투자회사다. 빌딩이나 대규모 토지를 보유한 기업들이 리츠에 부동산을 현물출자하면 현금 납부에 비해 자금 부담을 덜 수 있고 리츠도 손쉽게 덩치를 키울 수 있다. 그러나 기업들로서는 부동산을 그대로 보유하고 있으면 양도세를 낼 필요가 없는데 굳이 현물출자해서 세금을 낼 유인이 없다. 이 때문에 리츠업계는 현물출자한 기업이 리츠 주식을 매각해서 수익을 실현할 때까지 과세를 이연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미국은 1993년 리츠에 대한 양도소득세 과세이연 제도(UP-REITs)를 도입했다. 리츠에 현물출자한 투자자가 주식을 매각할 시점에 세금을 내도록 했다. 이 같은 세제 완화 등이 영향을 미쳐 미국의 상장 리츠 수는 작년 기준 216개로 한국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이번 세법개정안은 주식 매각 여부와 상관없이 양도차익에 대해 다음 사업연도부터 법인세를 내도록 한 것이다. 기업들은 리츠 주식을 팔 때까지 현금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이 같은 규제 때문에 국내 대신 해외에 리츠를 상장하려 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2월 “리츠 경쟁력을 제고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정작 핵심인 세제 혜택은 ‘언 발에 오줌 누기’에 그쳤다. 리츠가 국내에 상장된 사례를 찾기 힘들고 해외로 짐을 싸는 현실과 배경에 대해 정부가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할 시점이다.

임도원 증권부 기자 van769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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