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공격 무기' TRS, 실시간 파악한다

입력 2016-07-05 18:34:34 | 수정 2016-07-06 00:29:23 | 지면정보 2016-07-06 A22면
베일 벗는 장외파생상품 거래

내년부터 이자율스와프 등도 증권사 등서 금융당국에 보고

ELS·DLS도 대상에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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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헤지펀드나 기업이 장외 파생계약을 활용해 지분 파킹(경영권을 매각하는 것처럼 꾸미고서 일정 기간 뒤 다시 지분을 되사는 계약)을 하기 어려워진다. 이르면 내년부터 국내에서 이뤄지는 모든 장외·장내 파생상품과 주가연계증권(ELS) 같은 파생결합증권 거래가 매일 금융당국에 보고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감독 사각지대에 있던 파생거래가 수면 위로 드러나게 되면 ‘편법’ 거래가 줄고 시장 투명성이 개선될 것으로 금융당국은 기대하고 있다.

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한국은행 등으로 구성된 TR(거래정보저장소) 실무협의회는 TR보고 주체와 보고 대상을 정한 ‘TR보고 실무안’을 마련했다. 보고 대상은 이자율스와프(IRS) 통화스와프 총수익스와프(TRS) 같은 장외 파생상품과 코스피200선물 등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모든 장내 파생상품이다. 또 ELS와 파생결합증권(DLS) 같은 일부 파생결합증권도 보고 대상에 포함된다.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는 TR보고 대상에 파생결합증권이 포함되지 않지만 당국은 국내에서 개인투자자들을 중심으로 ELS 투자가 활발한 점을 감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 주체는 증권회사 은행 등 금융회사뿐만 아니라 일반 기업과 개인 등 국내에 등록된 모든 거래자로 정해졌다. 다만 금융기관이 아닌 기업과 개인에 대해서는 일정 금액 이상 거래만 보고하도록 예외조항을 두는 방안이 유력하다. 금융위원회는 협의회가 내놓은 초안을 바탕으로 업계 의견수렴 등을 거쳐 이르면 연내 자본시장법 등을 개정해 내년 하반기부터 TR보고를 본격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이 국내에서 이뤄지는 모든 장외 파생거래를 파악할 수 있게 되면 지난해 삼성물산 지분을 사들여 경영권 분쟁을 일으켰던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의 ‘수상한 TRS 거래’ 등에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TRS는 특정 회사가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주식 등 기초자산의 손익을 계약 상대(일반적으로 증권사)와 맞교환하는 장외 파생상품이다. 은행이나 헤지펀드가 위험을 회피할 목적으로 주로 사용하며 현대그룹, 금호아시아나그룹 등 과거 경영권이 취약했던 기업들도 경영권 방어 목적으로 활용해 왔다. 엘리엇은 지난해 옛 삼성물산 주식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주식 대량 보유 공시(5%룰)’를 피하기 위해 TRS로 지분을 파킹한 혐의로 검찰조사를 받고 있다.

■ TR

trade repository. 파생상품 거래 관련 정보를 효율적으로 관리·분석하기 위한 금융시장 인프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장외파생시장 규제를 강화하기 위해 주요 20개국(G20) 회원국이 2009년 도입에 합의했다. 국내에서는 한국거래소가 지난해 TR로 선정돼 시스템 구축 작업을 하고 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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