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유상증자 딜레마'

입력 2016-06-28 18:07:54 | 수정 2016-06-29 01:25:02 | 지면정보 2016-06-29 A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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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투자자 너무 몰리면 채권단 물량 줄어들어
'청약 홍보' 적극 못나서
‘채권단 출자전환’과 ‘자금조달’이라는 두 가지 목적으로 2조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현대상선이 ‘청약 대박’은 어떻게 해서든 피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졌다. 너무 많은 일반 투자자가 몰려 증자 경쟁률이 높아지면 채권단이 원하는 만큼 주식을 받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 유상증자에는 미래에셋대우를 포함해 NH투자증권과 유진투자증권, LIG투자증권이 모집주선을 맡았다. 당초 미래에셋대우만 참여하기로 했지만 여러 증권사가 관심을 나타내면서 주선 증권사가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신주 할인율이 30%나 되는 데다 현대상선의 세계 최대 해운동맹 ‘2M’ 가입이 가시화되고 있어 증자 참여 수요가 상당하다”며 “증권사로서는 인수 위험 없이 짭짤한 수수료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대상선과 모집주선을 맡은 증권사들은 이번 증자에 너무 많은 투자 수요가 몰리는 것은 어떻게 해서든 막아야 하는 상황이다. 증자의 최우선 목적인 채권단 출자전환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전체 청약 경쟁률이 1 대 1만 넘어가도 채권단은 원하는 만큼 주식을 받을 수 없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단위 농협 등 사채권자들은 이번 증자를 통해 최소 1조2382억원(채권단 6840억원, 사채권자 3422억원, 용선주 2120억원)에 달하는 채무를 출자전환할 계획이다.

출자전환은 일반적으로 참여 대상과 물량을 특정할 수 있는 3자배정 방식을 통해 이뤄지지만, 현대상선은 주식을 오래 보유할 수 없는 사채권자들의 사정을 감안해 일반공모 방식을 택했다. 일반공모 방식은 ‘6개월간의 보호예수 규정’을 적용받지 않는 대신 누구나 원하는 만큼 증자에 참여할 수 있다. 현대상선은 출자전환에 문제가 없도록 채권단과 일반 투자자에게 주식을 차등 배정하는 방식을 추진했지만 금융감독원이 허용하지 않았다.

이번 증자에 모집주선을 맡은 증권사 관계자는 “청약하겠다는 투자자를 막을 수도 없고, 지나치게 수요가 몰리면 출자전환에 문제가 생기는 상황이라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증자 청약은 다음달 17~18일 모집주선 증권사들을 통해 할 수 있다. 신주 발행가격은 같은 달 13일 결정된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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