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점 깨지는 한전 '전력 누수' 되나

입력 2016-06-15 17:32:25 | 수정 2016-06-15 23:37:17 | 지면정보 2016-06-16 A25면
3일째 하락…시총 1.5조 증발

민간사업자 진입 쉽지 않아
수익성에 영향 크지 않을 듯

발전 자회사 상장 등 호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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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사업인 전력 판매가 민간에 개방된다는 소식에 한국전력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민간 사업자의 전력 판매시장 진입이 이른 시일 내 현실화될 가능성이 적어 한전의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15일 한국전력은 3.18% 하락한 5만7800원에 장을 마쳤다. 기관투자가의 대규모 순매도(279억원어치)로 주가가 급락했다. 최근 3거래일 연속 하락하면서 유가증권시장 2위인 한전의 시가총액은 1조5000억원가량 증발했다.

한전 주가는 저유가로 인한 연료비 감소로 실적이 개선되면서 지난달 사상 최고가(6만3000원)까지 치솟았다. 이런 흐름에 제동을 건 것은 전날 정부가 발표한 에너지분야 공공기관 기능 조정 방안이다. 민간 사업자도 소비자에게 직접 전기를 팔 수 있도록 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한전은 1961년 출범 이후 전력을 독점적으로 팔아왔다. 이 구조를 깨 공기업의 방만 경영 위험을 막고 민간 기업에 신규 사업 기회를 제공해 투자를 촉진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의도다.

이날 주가가 급락했지만 대부분 전문가는 한전의 펀더멘털(기업경영의 기초여건)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민간 판매 허용의 시기나 방법 등이 구체화되지 않았고 현실적으로 민간 사업자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점에서다. 김승철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민간 사업자는 전력거래소에서 전기를 구입한 뒤 한전 송배전망을 통해 전기를 공급해야 한다”며 “망 사용료를 내면서 민간 사업자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전력 판매가 고수익 사업이 아니란 점도 근거 중 하나다.

전기요금 결정 과정이 먼저 투명해져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강동진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력 판매가 민간에 개방된다고 해도 전기요금의 결정 절차가 시장을 제대로 반영하고 투명해지지 않으면 민간 참여의 유인이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전이 100% 지분을 보유한 한국남동발전, 한국동서발전 등 다섯 개 발전 자회사의 상장으로 한전의 지분 가치가 높아질 수 있다는 것도 주가에는 긍정적 요소로 꼽힌다.

한국가스공사는 이번 발표로 일단 한숨 돌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 하반기 전력시장 개방 추진 계획을 세워야 하는 한전과 달리 한국가스공사는 2025년부터 단계적으로 민간 개방 절차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이날 한국가스공사는 0.61% 상승한 4만1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강성진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최소한 10년의 시간은 벌었고 무엇보다 시장에서 우려한 석유공사와의 합병이 이번 발표에 포함되지 않은 것에 투자자들이 안도했다”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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