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조승진 미스터블루 대표 "한국의 마블, 꿈 아니다"

입력 2016-06-02 09:41:42 | 수정 2016-06-02 09:41:42
조승민 미스터블루 대표. 사진=IR큐더스 제공기사 이미지 보기

조승민 미스터블루 대표. 사진=IR큐더스 제공



2000년대 초반, 한 중년 남성은 빠른 속도로 보급된 인터넷을 보자마자 만화가 온라인 중심으로 변할 것으로 확신했다. 그는 대기업에서 배운 컴퓨터 이용 공학(computer-aided engineering, CAE) 경험을 살려 온라인 만화 사업을 시작했다. 만화 업계 최초로 증시에 입성한 미스터블루의 이야기다.

지난달 30일 마포구 월드컵로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조승진 미스터블루 대표(60·사진)를 만났다. 그는 웹툰이란 단어 조차 없던 시절 온라인 만화 사업에 뛰어들었다. 조 대표를 만나러 가는 지하철에서는 휴대폰으로 만화를 보는 사람들을 수없이 만날 수 있었다.

◆ "틈새 공략으로 공룡 포털을 넘다"

조 대표는 연세대학교 요업공학과를 나와 삼성중공업 및 삼성엔지니어링을 거친 공학도다. 그는 컴퓨터 이용 공학과 지원설계 업무를 하던 중 온라인 만화의 성장성에 주목했다.

"평소 만화에 관심이 많아 업계 종사자 및 기성 작가들을 자주 만났습니다. 그러던 중 인터넷이 보편화되면 온라인 만화 사업이 성장할 것이란 확신을 얻었죠. 만화방에 가지 않아도 편하게 작품을 즐길 수 있지 않습니까. 마침 플랫폼 기술을 지니고 있어 사업을 결심했습니다."

온라인 만화 사업은 야심찬 시작과 달리 곧바로 대형 포털이란 암초를 만났다. 당시 인기를 끌던 야후와 라이코스 등이 무료 만화 서비스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당시 라이코스는 '아직도 만화를 돈주고 보세요?'라는 광고 문구를 내세워 시장 선점에 나섰다. 조 대표는 대형 포털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을 고민했다.

그는 당시 포털이 출판된 만화책 가운데 일부 인기작만 서비스하는 점에 주목했다. 독자에게 선택권이 없다는 점을 파악한 조 대표는 곧바로 다양한 만화 서비스와 자체 콘텐츠 생산에 나섰다.

"초기 포털에게 만화는 접속자를 늘려 광고단가를 올리는 수단에 불과했습니다. 만화를 담당하는 전문 인력도 거의 갖추지 않았죠. 그래서 미스터블루는 독자들이 원하는 만화를 직접 만들기로 했습니다."

다양한 콘텐츠 생산으로 가능성을 연 그는 포털이 서비스하기 힘든 장르를 공략했다. 포털은 공공성을 띠는 성격 탓에 작품 선택에 제약을 받았다. 조 대표는 일본 작품과 로맨스 소설(할리퀸), 학원물 등으로 틈새를 파고들었다.

독자들의 미충족 수요를 공략한 덕에 포털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 계약상 무료 서비스가 불가능한 일본 만화는 안정적인 수익원 역할을 했다.

이러한 전략으로 미스터블루는 매년 꾸준한 성장을 이뤄냈다. 2013년 190만여명 수준이던 회원수는 지난 1월 260만여명까지 늘었고 같은 기간 유료회원 수는 230만여명에서 290만여명까지 증가했다. 결제 건당 평균 구매금액(ARPU)은 2004년 5315원에서 지난 1분기 1만339원으로 두 배 가량 늘었다.

현재 회사는 일본 만화에 대한 판권을 꾸준히 사들이며, 네이버와 다음 등 대형 포털과 경쟁하고 있다.

◆ 사업 다각화 시작…"한국의 마블, 꿈 아니다"

조 대표는 지금까지 콘텐츠의 제작과 유통 등 서비스 수직화에 주력해왔다. 올해는 만화를 기반으로 게임과 웹드라마 등 2차 저작물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지금까지 만화 생산과 공급에 주력해 왔다면, 앞으로는 다양한 파생상품을 갖출 것입니다. 올해는 그 첫 발걸음을 내딛는 시기죠. 거창할 수 있지만 미스터블루는 한국의 마블이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조 대표는 지난 4월18일 엔비어스가 보유한 게임 에오스(EOS)를 45억원에 인수했다. 에오스는 대규모 다중접속 역할수행 게임(MMORPG)으로 현재 북미와 태국, 일본, 인도네시아 등에 서비스되고 있다.

그는 에오스에 대한 대규모 개선 작업을 거쳐 올 하반기 국내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또 웹툰 저작권을 활용한 캐릭터와 영화, 애니메이션, 모바일 게임 제작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만화는 2차적인 활용에 따라 성장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사업입니다. 콘텐츠를 기반으로 영화 등 다양한 저작물을 생성해 사업을 다각화할 것입니다. 지난해 10월 시작한 웹툰 사업은 미국과 일본 등에 수출을 앞두고 있습니다."

웹툰 사업의 경우 이미 중국 웹드라마 시장에 진출했다. 미스터블루는 지난 4월21일 중국 만열영업 유한공사와 웹드라마 제작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회사는 웹드라마 작품별로 저작권 사용료를 받게 되며 2차 저작물에 대한 수익을 분배받게 됐다.

미스터블루는 올해 목표로 매출 200억원과 영업이익 45억원을 제시했다. 조 대표는 저작권 관련 콘텐츠를 꾸준히 늘려 안정적인 수익을 낸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지난 1분기 별도 기준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10.8% 증가한 45억3000만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8억4900만원으로 38.7% 증가했다.

조승진 미스터블루 대표와 직원들. 사진=IR큐더스기사 이미지 보기

조승진 미스터블루 대표와 직원들. 사진=IR큐더스



◆ 작가를 생각하는 회사… "사람이 곧 경쟁력"

"만화 작가들은 상당히 예민하고 감정이 섬세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교류하고 서로를 이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저는 작가들이 창작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조건을 마련해주는 것이 미스터블루의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조 대표는 회사를 이끌어가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작가들과 매달 한 번씩 저녁을 먹으며 작품에 대한 생각과 이야기를 주고 받는다. 회사 담당자들이 작가와 만나는 것과 큰 차이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신인 작가 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미스터블루는 매년 두 차례 공모전을 통해 우수 작가를 선정, 6개월 동안 매주 표현 기법 등을 교육하고 있다. 교육은 전문가들로 구성된 콘텐츠연구소가 담당하며, 이 중 일부는 출판 기회를 얻는다.

"만화 산업은 웹툰이 활성화되기 전까지 매우 어려웠습니다. 작가들은 먹고 살기가 힘들어지면서 대가 끊겼죠. 그러나 요즘 만화가를 희망하는 학생들이 많이 늘었습니다. 이들에게 교육과 출판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산업 발전에도 영향을 줄 것입니다."

현재 미스터블루에는 34명의 신인 작가가 교육을 받고 있다. 지금까지 교육 과정을 거친 작가는 90여명에 달한다. 특히 교육생이었던 정석찬 작가는 미스터블루와 '치과는 무서워'를 펴낸 뒤 만화가의 길을 걷고 있다.

"제게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입니다. 한 사람과 10년을 같이 일하지 않고서는 평가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일을 할 때 서로에 대한 신뢰가 중요하기 때문이죠. 앞으로 만화 업계 최초 상장사로서 모범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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