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판이 바뀐다 (上)

증권업계를 점령한 '금융자본'

입력 2016-04-15 11:05:11 | 수정 2016-04-15 11:05:19
한국 증권시장이 올해 개장 60주년을 맞았다. 도광양회(韜光養晦). 국내 금융사들이 60년간 힘을 기르고 때를 기다려온 것일까. 글로벌 저성장으로 힘이 빠진 산업자본(제조업)을 대신해 금융자본(금융업)이 여의도의 판을 뒤엎고 있다. 모(母)기업이 제조업이던 국내 자본시장의 기반이 무너지고 있다. [한경닷컴]은 산업자본의 몰락과 금융자본의 급부상을 조명하고 앞으로 국내 자본시장의 판도 변화를 세 차례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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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가 금융자본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저성장으로 제조업(산업자본)의 부진이 지속되고 있고, 부동산 침체 및 저금리로 금융상품에 돈이 몰리면서 금융업(금융자본)의 자금여력이 좋아졌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레버리지 시대의 개화가 여의도의 판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15일 통계청에 따르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한국 국내총생산(GDP)에서 금융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5.68%였다. 2011년 5.54%로 저점을 찍은 이후 지난해에는 6.02%까지 높아졌다. 반면 제조업은 2011년 28.57%에서 2015년 28.45%로 뒷걸음질쳤다.

가계의 전체 자산에서 금융자산이 차지하는 비중도 늘어나고 있다. 2011년 23.2%에서 2014년 26.8%로 증가했다. 예적금을 제외한 금융투자상품 비중은 6.64%에서 6.89%로 증가했다.

제조업의 부진은 여의도에서 산업자본의 모습을 지우고 있다. 2011년까지 산업자본이 가지고 있던 동양증권(현 유안타증권) 현대증권 BNG증권 등은 청산하거나 다른 곳에 인수됐다. 이제 자기자본 기준 상위 10대 증권사 중에서 산업자본은 삼성증권을 빼고 사라졌다.

2011년에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던 현대그룹의 현대증권은 최근 KB금융지주에, 동양그룹의 동양증권은 2014년 대만 유안타증권에 인수됐다.

주목할 점은 상위 증권사를 중심으로 대형화가 이뤄지고 있고, 그 중심에 금융자본이 있다는 것이다.

현재 4조5300억원으로 자기자본 1위 증권사인 NH투자증권의 뒤에는 300조원이 넘는 자산을 보유한 농협금융지주가 있다. NH투자증권은 농협금융지주가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해, 자회사 NH농협증권과 합병하면서 탄생했다.

지난해 연말과 올해 이뤄진 2건의 대형 인수합병(M&A)도 금융자본이 주도했다.

미래에셋그룹이 대우증권을 인수하면서, 기존 4위였던 미래에셋증권대우증권의 합병법인은 자기자본 5조8000억원의 압도적 1위 증권사가 된다. 20위권의 KB투자증권도 현대증권과 합병하면 단숨에 3위로 올라선다. KB투자증권의 뒤에는 총자산 330조원의 KB금융지주가 버티고 있다.

10대 증권사 중 금융자본이 가지고 있는 증권사의 자기자본은 23조4600억원 규모(미래-대우, KB-현대 합병 후 추정)로, 2011년의 15조9700원보다 47%(약 7조4900억원) 급증했다.

금융자본 위주로 재편된 대형 증권사들은 주식위탁매매(브로커리지) 등 기존 증권업무가 한계에 다다른 상황에서, 투자은행(IB) 업무를 통한 성장을 꾀하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산업자본을 모태로 한 증권사는 앞으로도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박용린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그룹 수요를 위해 생겨난 대기업 계열의 증권사는 경쟁이 치열해진 국내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다"며 "시장 초기에는 제조업과의 공생이 오히려 유리했을 수 있지만, 성숙 단계에 접어들면서 독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박 실장은 "본업을 버리고 금융업으로 돌아설 수도 없어 전문 금융사와의 경쟁은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산업자본 증권사들은 점차 더 도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민수/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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