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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에 선' 현대상선, 경영정상화 기대되지만…

입력 2016-03-29 10:02:20 | 수정 2016-03-29 10: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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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자산 매각으로 경영 정상화에 다가선 현대상선이 이번엔 유동성이 아닌 수익성에 대한 물음표를 달았다.

현금 창출이 지속 가능한 핵심 자산까지 팔았기 때문에 수익성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환부를 도려내려다 건강한 부위까지 다치게 만들었다'는 것이 일부 전문가들의 평가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지난주 말 싱가포르 항만공사(PSA)에 보유 중인 부산신항만 주식 160만1주(지분 약 40%)를 처분하는 본계약을 체결했다. 처분 금액은 800억원이다.

같은 날 에이치라인해운과 5300억원 규모의 벌크전용선 사업부 매각 작업도 마무리했다. 에이치라인해운이 약 1100억원을 현대상선에 지급하고 4200억원 가량의 차입금을 떠안는 방식이다.

지난 1월 또 다른 보유 자산인 현대아산의 지분 처분액 373억원을 합하면 약 2273억원의 '유동 실탄'을 확보해 놓은 셈이다.

대주주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사재 300억원과 현재 진행 중인 현대증권 지분 22.43%에 대한 매각 대금을 합친다면 현대상선의 재무구조는 곧 정상화될 전망이다.

현대상선 역시 "부산신항만과 벌크전용선 사업부 매각 등을 마무리 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면서 "경영 정상화를 위해 힘쓰겠다"라고 전했다.

일각에선 그러나 이번 구조조정을 '절반의 성공'으로 바라봤다. 구조조정 이후의 수익성 회복을 고려하지 않은 결정이었다는 것이 핵심 주장이다.

강교진 한국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연구원은 "현대상선은 잇단 핵심자산 매각으로 펀더멘털(기초 체력)이 약해졌다"면서 "캐쉬카우(현금 창출원)를 훼손하며 진행되는 구조조정은 장기적인 경쟁력 확보 관점에서 볼 때 부정적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일반적으로 벌크전용선 사업은 장기운송계약을 맺고 유연탄이나 철광석 등을 운반한다. 장기운송 및 원가보상방식의 계약 구조로 인해 안정적인 현금 창출이 가능한 것이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현대상선의 벌크전용선 사업부는 지난해 반기 동안에만 매출 917억원과 당기순이익 159억원을 달성했다.

강 연구원은 "핵심 수익기반은 지키는 수준에서 구조조정이 진행됐어야 바람직하다"며 "실제로 일본의 3대 선사(MOL·NYK·K Line)는 벌크전용선 사업을 통해 부진을 보완하고 있어 현대상선의 움직임과 대조적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성공적인 구조조정 효과를 위해서는 구조조정 이후의 수익성 회복력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또 자산 매각이 일시적인 처방에 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한국기업평가 한 관계자는 "사업부 매각은 단기적인 유동성 대응 차원에선 긍정적이나 길게 보면 부정적일 수 있다"며 "비업무용 자산이 아닌 중요한 사업부가 떨어져 나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칫 업황이 회복 되더라도 이를 못누리는 상황이 올 수 있다"며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본업에서 수익을 내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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