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證 인수전, 각자의 사정

KB금융, 사외이사 설득이 '관건'

입력 2016-03-23 14:46:21 | 수정 2016-03-23 15:53:48
KB금융지주는 대형 증권사 인수에 세 번째 도전하고 있다. 강력한 인수후보지만 문제는 만만치 않은 사외이사 '허들'이다.

미래에셋증권은 23일 현대증권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인수전 막판 변수로 떠올랐던 미래에셋증권이 불참을 선언하면서 KB금융은 우선 한숨을 돌리게 됐다. 미래에셋이 참여한다면 경쟁 심화로 인수가격이 올라갈 것이 불보듯 뻔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또 다른 강력한 인수후보인 한국금융지주와의 경쟁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은 지난해 기준 사내유보금이 25조원에 달할 정도로 자금력은 막강하다. 하지만 공격적인 가격 제시는 힘들 것이란 게 중론이다.

KB금융은 2012년 ING생명, 2013년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2015년 KDB대우증권 인수를 시도했지만 번번히 고배를 마셨다. 이사회가 보수적인 인수가격을 권고했기 때문이다.

대우증권-산은자산운용 매각 본입찰 당시 KB금융은 인수가격으로 2조1000억원을 제시했었다. 이는 같이 본입찰에 참여했던 미래에셋컨소시엄(2조4500억원), 한국금융지주(2조2000억원) 중 제일 낮은 가격이었다.

주인이 있는 한국금융지주는 강한 베팅을 할 가능성이 있다. 반면 KB금융은 배임 문제에 민감한 사외이사들을 설득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윤종규 회장이 고민하는 부분이다.

업계 관계자는 "2014년 국민은행 주전산기 교체 사태로 당시 KB금융 사외이사들이 전원 교체되면서 현 사외이사들은 전보다 더 배임 등의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공격적인 인수가격은 이사회를 통과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경영진의 전횡 등을 견제하기 위해 사외이사들의 역할을 강화했지만, 오히려 기업 특유의 야성적 충동을 막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매각 대상인 현대증권 지분 22.56%의 시장 가치는 전날 종가를 기준으로 3650억원 수준이다. 통상적인 경영권 프리미엄 30%를 더하면 4750억원 정도다.

다만 현대증권의 대규모 우발채무를 감안하면 높은 경영권 프리미엄은 힘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현대증권은 지난해 말 기준 지급보증 및 매입확약 등 1조8109억원 규모의 금융보증계약을 맺고 있다.

현대증권 매각 본입찰 접수는 오는 25일 오후 6시까지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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