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국 마이너스 금리, '매트리스 경제' 초래한다"

입력 2016-03-23 13:12:02 | 수정 2016-03-23 15: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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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유럽 등 주요국이 도입한 마이너스 금리가 결국은 '매트리스 경제'를 불러올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저축에서 대출로 다시 저축으로 이어지는 통화 창출의 매커니즘이 약해지고 기업이나 개인들이 돈을 은행이 아닌 침대 매트리스 아래에 보관하게 될 것이란 분석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23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글로벌 금리 동향' 세미나를 개최하고 마이너스 금리는 세계 금융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임광택 채권운용본부 상무는 "예컨대 은행 입장에서는 마이너스 금리가 되면 1만원을 대출해주고 1년 뒤 9990원을 받게 된다"며 "어떤 시중은행도 1년 뒤 손해볼 것이 뻔한 이런 대출을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렇다보니 중앙은행은 시중은행에 '패널티'를 주는 방식으로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거나 유지하려고 한다"며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금리가 아닌 강요를 통해 마이너스 금리를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유럽중앙은행(ECB)은 시중은행이 ECB에 돈을 맡기면 적용하는 예치금리를 마이너스로 내렸다. 시중은행이 중앙은행에 돈을 맡기려면 돈을 오히려 내야 하는 '패널티'를 물리는 식으로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했다.

덴마크, 스위스, 스웨덴 중앙은행도 같은 방식으로 마이너스 금리를 채택했다. 일본 중앙은행(BOJ)은 시중은행이 BOJ에 맡기는 당좌예금 금리를 마이너스로 떨어뜨렸다.

임 상무는 "중앙은행은 마이너스 금리가 시중에 통화를 창출해 경기를 부양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며 "중앙은행 의도와 다르게 시중은행은 (마이너스 금리로라도) 돈을 빌려주고 싶지만 빌려줄 곳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기업 이익 성장이 둔화하면서 돈을 빌릴 여력이 없어진데다, 부실 기업에 대한 대출이 늘면서 시중은행도 대출 여력이 크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현재 마이너스 금리는 시중은행이 중앙은행에 맡기는 돈에 적용할 뿐 개인과 기업의 저축 또는 대출 금리는 해당하지 않는다.

만약 저축이나 대출에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한다면 매트리스 경제학, 통화 파괴의 경제학을 불러올 것이라고 임 상무는 내다봤다.

저축이 있는 개인이나 기업은 이를 현금으로 인출해 매트리스 아래에 보관하게 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여유 자금을 현금으로 보유한 개인이나 기업은 역시 계속해서 매트리스 아래에 보관하고, 대출이 가능한 개인이나 기업은 대출 후 현금으로 인출해 매트리스 아래에 보관할 것이란 설명이다.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지에 따르면 최근 독일 저축협회 회장은 ECB에 돈을 맡기지 말고 현금으로 보유할 것을 권고했다. 일본 역시 마이너스 금리 도입 이후 개인들의 금고 구입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임 상무는 "저축이나 대출에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하면 저축에서 대출로 다시 저축으로 또 대출로 이어지는 통화 창출 매커니즘 기능이 약해질 것"이라며 "최악의 경우 뱅크런(예금 인출) 사태까지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미국에서도 제조업과 서비스업 성장 둔화로 물가 상승률 하락 압력이 강해지고 있다"며 "국제유가가 30달러 아래로 다시 떨어질 경우 디플레이션 우려가 부각하면서 미국도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국운용은 이날 주요국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으로 시장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단기채권 펀드와 달러표시 채권펀드 등을 투자할 만한 상품으로 꼽았다.

이 회사가 내놓은 '한국투자 e단기채 펀드'는 시중금리나 머니마켓펀드(MMF)보다 높은 수익률을 추구할 수 있도록 전자단기사채나 기업어음(CP)에 주로 투자한다.

'한국투자 달러표시 중국채권 펀드'는 국내 채권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지급하는 달러화 발행 중국 채권에 투자한다. 이 상품은 2014년 첫 출시 이후 운용 1년 만에 목표 수익률 5%를 초과 달성했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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