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A 기대감 식어버린 증권가…"은행 일임형 허용, 영업 밀릴 수 밖에" 한숨

입력 2016-02-14 12:10:00 | 수정 2016-02-14 12: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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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도입을 앞두고 금융투자업계의 반응이 차갑게 식고 있다. 은행에 ISA 관련 투자일임업까지 허용되면서 증권사들의 한숨 섞인 목소리들도 나온다.

14일 금융위원회는 ISA에 한정해 은행에도 투자일임업을 열어주고, 일임형ISA의 온라인(비대면) 계약을 허용하는 내용의 'ISA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기존 ISA 도입 방안에는 증권사만 일임형 ISA를 판매할 수 있었다. 이번 활성화 방안을 통해 ISA에 한해 은행도 일임형 판매가 가능해졌다. 일임형 상품판매는 금융투자업계 고유의 영역이었다.

다음 달 도입 예정인 ISA에는 신탁형과 일임형 두 가지 형태가 있다. 신탁형은 가입자가 직접 금융상품 들을 지정해 ISA에 편입해야 한다. 일임형은 은행과 증권사가 알아서 편입 상품을 고르고 상품간 투자비중을 결정한다.

이번 ISA 활성화 방안을 바라보는 금융투자업계의 시선은 싸늘하다. 다른 국가에 비해 ISA 가입조건이나 세제혜택에 제약이 많았던 데다가 그마저도 은행업계와 나눠야 하기 때문이다.

국내 대형 증권사 한 관계자는 "애초에 ISA가 금융시장을 활성화 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지 않았지만, (은행 ISA 일임업 허용은) 그나마 있던 불씨도 꺼버리는 격이 됐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한 대형 증권사의 은행·증권 업종 애널리스트는 "앞서 ISA를 도입한 영국과 일본에 비해 가입 대상이 한정적이고, 세제 혜택도 제한적(비과세 200만원)이어서 시장 활성화 효과에 대해 의구심이 든 게 사실"이라며 "은행에 일임업까지 허용되면서 사실상 네트워크 등 영업 능력이 밀리는 증권업계가 얻어갈 만한 부분이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은행이 보유한 오프라인 지점 수, 영업 인력·채널 등을 비교하면 증권사가 경쟁에서 밀릴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말 기준 전국 은행의 지점 수는 7318개인 반면 증권사 지점은 6분의 1수준인 1217개다. 펀드 판매 자격을 갖춘 인력도 은행권은 9만3000명. 증권사는 2만3000명 수준이다.

반면 실제 운용능력에서는 증권사가 은행보다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대형 증권사 ISA 상품개발 담당자는 "영업 면에서는 불리하겠지만, 투자일임업이 증권사 고유의 업무 영역이었던 만큼 운용 면에서는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며 "투자일임은 위험 상품을 취급해본 경험과 운용 능력이 있는 전문 투자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은행에 일임업이 허용된 상황에서 영업력 등을 고려해보면 증권사들이 은행에 비해 불리한 것은 명백하다"면서 "다만 중장기적으로 보면 상품 구성 차별화를 내세운 증권사들이 수익률 면에서 우위를 보여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실제 도입 효과에 대해 벌써부터 회의적인 전망들을 내놓고 있다.

국내 중소형 증권사 관계자는 "사실 중요한 부분은 ISA 도입으로 과연 어느 정도 자금 유입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부분"이라며 "얼마나 적극적으로 알리고 유치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은행이나 증권업계 모두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어느 정도나 될지는 의문스럽다"고 털어놨다.

이민하 한경닷컴 기자 mina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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