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은 '안전자산' 아닌 '싼 것'(엔·금·신흥국) 찾는다"

입력 2016-02-11 15:14:08 | 수정 2016-02-11 15:14:08
최근 글로벌 증시가 동반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시장이 '안전자산' 보다는 '싼 것'을 찾고 있다는 내용의 분석 보고서가 나왔다.

이는 글로벌 증시 급락을 가져온 원인이 안전자산 선호 현상에 있다는 일각의 분석과 상반되는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이은택 SK증권 연구원은 11일 '설 연휴 주가 급락 중에서 신흥국 증시는 버텼다'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간하고 "신흥국 증시가 견조했던 건 뉴스에서 접하던 '안전자산 선호'와는 좀 다른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많은 신흥국이 휴장한 영향도 있지만 대체로 신흥국 증시는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설 연휴 동안 장이 열렸던 태국, 인도, 러시아 등도 상당히 견조했다"고 설명했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부터 전날까지의 연휴 기간 동안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3.23% 하락했고, 독일과 일본 등 주요 선진국 증시도 각각 5.9%, 6.4% 떨어졌다. MSCI 선진국 지수는 3.9% 내렸다.

반면 태국은 0.9% 상승했고 MSCI 신흥국 지수도 0.6% 올랐다. 인도 러시아 등은 각각 0.8%, 0.9% 하락해 선진국에 비해 낙폭이 크지 않았다.

이 연구원은 "연초 이후 이같은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며 "이는 금융위기와 같은 본격적인 하락장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일"이라고 분석했다.

오히려 시장은 안전자산 보다는 일본 엔화나 금, 신흥국 증시와 같이 싼 것을 찾아 몰리고 있는 것이라는 게 그의 판단이다.

하락장 속에서도 견고한 신흥국 증시와 엔화·금값 상승 등이 바로 이같은 싼 것에 대한 시장 수요의 결과라는 얘기다.

이날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1년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112엔대까지 치솟았다. 금값도 1% 이상 올라 온스당 1208달러 부근에서 거래됐다. 금값은 올 들어 12% 이상 급등하며 지난해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연구원은 "잠시 잠잠하던 유로화도 이달 들어 급등 양상이고, 엔화 역시 마찬가지"라며 "금 또한 강세를 보이며 주식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럽 은행들의 부실 우려, 일본 기업 문제 등 여러 가지 뉴스로 시끄럽지만 이는 작년 말부터 이미 나오던 것들"이라며 "(주요국들이) 환율전쟁을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에 반등 실마리가 있는만큼 오는 27일 예정된 G20 회의를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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