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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發 은행 부실, 유로존 새 '블랙스완' 될까

입력 2016-02-05 13:27:13 | 수정 2016-02-05 13:27:13
이탈리아 은행의 부실 우려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새로운 '블랙스완'(돌발 악재)이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은행권 부실채권(NPL) 비중이 높은 가운데 이탈리아 경제 회복세 마저 둔화하고 있어 자칫 수습 불가능한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5일 금융투자업계와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올 들어 이탈리아 은행 주가는 급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탈리아 FTSE MIB 지수는 연초보다 17.7% 하락했는데, 이중 FTSE 이탈리아 은행 지수는 28.7% 급락했다.

총 대출 기준 이탈리아 상위 5개 은행 중 '방카 몬테 파스키'(Banca Monte Paschi de Siena)가 53.7% 하락한 것을 비롯해 최대 은행인 '유니크레디트'(UniCredit)도 37.1% 하락했다.

각 은행의 부도위험지표인 '신용부도스와프'(CDS) 역시 '방카 몬테 파스키'가 600bp를 넘었고, 다른 은행들 역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탈리아 은행들의 주가 폭락은 부실채권 우려가 급격히 확산된 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6월말 기준으로 이탈리아 은행 NPL 비율은 16.7%로 유로존 평균(6.8%)을 크게 웃돈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최근 유럽중앙은행(ECB)은 이탈리아 6개 은행에 대해 부실채권 관련 정보를 요구했으며, 유니크레디트 등 대형 은행들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명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탈리아 은행들의 부실 우려가 커지며 유로존의 새 뇌관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은행 부실채권을 청산하기 위해서는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탈리아 은행이 높은 부실 채권 비율을 보여왔음에도 우려가 덜 했던 것은 그동안 이탈리아 경제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최근 소매 판매가 감소세로 돌아서는 등 경제 성장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의 올해 재정수지 적자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2%로 예상된다. 이는 유럽연합(EU)의 권고 수준인 1.8%를 웃도는 수준으로, 정부의 지원 여력도 제한적인 상황이다.

김 연구원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이탈리아 은행의 부실 우려가 이탈리아 경제 부진으로 심화될 경우 수습 불가 국면이 될 수 있다"며 "유로존의 새 블랙스완으로 금융 시장 변동성을 확대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탈리아 은행 불안은 지난해 말 포르투갈 중앙은행이 3대 은행 '노보방코'의 선순위채권 일부를 부실은행(에스피리투산투은행, BES)으로 이전하면서 채권 투자자의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것과도 관련 있다.

포르투갈 중앙은행이 선순위채권을 BES에 넘기면서 해당 채권을 가지고 있던 투자자들은 하루 만에 80%의 손실을 봤다. 이는 채권 투자 기피 현상으로 이어졌다.

이에 대해 해외 투자자들이 집단소송 제기 움직임을 보이자 포르투갈 중앙은행은 지난 달 20일 투자자 손실 일부를 보상해 주겠다고 제안했다.

우희성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포르투갈 노보방코 사태는 정책 신뢰성을 저하시켰다는 평가 속에 이탈리아 등 주변국 취약 은행권의 불안을 가져왔다"며 "이 여파로 이탈리아 은행권의 채권 금리도 급등했다"고 설명했다.

다수의 이탈리아 은행이 자본 확충을 계획하는 가운데 노보뱅크 사태로 인해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고 우 연구원은 내다봤다.

그는 "노보방코 사태와 이에 따른 이탈리아 은행의 불안이 유럽 전반으로 커지면 글로벌 금융 시장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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