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시장에 길을 묻다②

이용준 산업은행 딜러 "상반기 1차 저항선 1220원…한 차례 조정온다"

입력 2016-01-19 10:32:51 | 수정 2016-01-19 11: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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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1200원 시대'다. 연초부터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210원을 뛰어넘어 5년 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달러 대비 원화의 가치가 하락(환율 상승)하면 자본 유출에 대한 공포심은 커진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해 강(强)달러의 속도전이 진행 중인 데다 위안화가 가파르게 떨어지면서 불안병이 도졌다. 글로벌 환율 전쟁에서 원화가 나아가야 할 길을 외환시장에 물어봤다. [편집자주]

"원·달러 환율은 1160원대에서 꾸준히 상승폭을 키워왔습니다. 상반기 1차적 저항선은 1220원대, 이 선이 뚫린다면 최고 1250원대까지 열어놔야 합니다. 다만 한 차례 정도는 조정 장세가 예상되므로 1220원대서 막힐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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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준 산업은행 외환거래팀 과장(사진)은 올해 상반기 원·달러 환율 전망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이용준 과장은 2008년 산업은행에 입행해 2012년부터 외환 딜러를 시작했다. 최근엔 국내 외환 딜러들의 모임인 한국포렉스클럽에서 2015년 달러-원 스팟(현물환)부문 '올해의 딜러'로 선정됐다.

◆"중국 위안화, 중장기적 약세 전망"

이 과장은 "최근 원화 환율에 대한 오버슈팅(과열 국면)이 진행되고 있다"며 "원·달러 환율이 1220원대에서 막힐 경우 쌓여있던 물량이 대거 출회되며 상승세가 진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달러 환율을 가파르게 끌어올렸던 중국발 리스크가 점차 완화될 가능성이 높은 점도 하락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올해 외환시장에서 주목할 키워드로 △ 중국 정부의 정책과 위안화 흐름 △ 유가 및 상품통화 움직임 △ 각국 중앙은행의 정책 스탠스 등 3가지를 꼽았다.

먼저 이 과장은 "중국이 현재 처해있는 경기 상황이나 위안화 흐름 등이 외환시장 변동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특히 위안화 약세 흐름은 중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위안화의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편입 결정으로, 위안화가 강세로 전환할 것이란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이는 단기에 그칠 것으로 판단했다.

그는 "위안화의 SDR 편입 결정으로 각국의 중앙은행들은 올해 말까지 위안화 매수 규모를 확대할 것"이라며 "그러나 중국 정부의 통화완화 정책 기조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므로 위안화는 중장기적인 약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위안화의 SDR 편입은 상징적인 성격이 강하다"며 "위안화가 단기 강세를 나타내더라도 원화가 함께 강세로 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 이후 위안화 약세가 진정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는 내달 중국 상하이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이 과장은 "미국이 금리인상에 나서는 상황에서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는 큰 걸림돌"이라며 "시장불안의 중심에 있는 중국에 관련 언급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고 중국이 의장국인 만큼 역할론이 대두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유가 등 원자재 급락·상품통화 움직임 주목"

환시 흐름에서 눈여겨 볼 두번째 변수로는 유가 및 원자재 급락세, 상품통화의 움직임을 꼽았다.

최근 국제유가는 20달러선으로 하락했으며 세계 산유국 4위인 이란의 원유 수출 재개로 공급과잉 우려가 커지면서 10달러대로 추락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는 상황이다.

그는 "유가하락과 원자재 약세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로 인해 원자재 수출국(호주, 브라질, 러시아 등)의 통화 약세 기조가 외환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게다가 유가 급락은 미국 주식시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어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 흐름을 자극시키고 있다.

이 과장은 "일각에선 브라질, 러시아 등의 국가에 대한 금융위기의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며 "최대 원자재 수요국인 중국에서 경제체질 개선, 구조조정등이 진행중이므로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전 세계적인 저물가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각국 중앙은행들의 정책 스탠스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저유가가 각국의 물가에 영향을 미치면서 디플레이션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는 것이다. 각국 중앙은행들의 인위적 양적완화, 자국통화 절하 등이 경쟁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 배제 못해"

이 과장은 "특히 신흥국은 양적완화 추세를 지속할 수 밖에 없다"며 "최근 인도네시아가 금리인하를 단행한 데 이어 우리나라도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경기둔화가 지속되면서 한국은행도 추경 집행, 기준금리 인하 등을 단행했지만 일본, 중국에 비해 후행적으로 정책을 내놓은데다, 불황형 흑자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 문제라고 했다.

그는 이 상황에서 금융시장에 추가 악재가 발생할 경우 한은은 금리인하에 나설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의 금리정상화에 따른 글로벌 자금 이탈, 해외펀드 비과세, 배당정책 등 한국 정부의 정책 결정도 원화 흐름을 파악하는 데 중요한 변수라고 했다.

최근 한국의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지수(MSCI) 편입 기대감이 고조되며 역외 원화 시장 개설 문제가 대두되는 데 대해선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 과장은 "역외 원화 시장 개설 문제는 정책 당국자가 결정할 일"이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최근 원·위안화 시장이 예상보다 빨리 정착된 만큼 역외 원화 시장 도입을 서두를 가능성은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역외 원화 시장이 개설된다고 해서 환율 변동폭이 확대되고 시장 참가자들이 반드시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라며 "개설 효과의 긍정적, 부정적 영향을 모두 염두에 두고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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