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광약품 신약개발 주역 이성구 안트로젠 대표, 줄기세포로 일낸다

입력 2016-01-18 09:57:54 | 수정 2016-01-18 09:57:54
IPO로 줄기세포치료제 개발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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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성 족부궤양, 수포성 표피박리증, 심재성 2도 화상 등의 임상 결과를 보니 마음이 급해졌습니다. 임상개발에 속도를 내 빨리 환자들에게 이익을 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성구 안트로젠 대표(63·사진)는 지난 15일 서울 가산동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상장 재추진의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제약업의 목적 중 하나가 좋은 약으로 환자들의 고통을 덜어주는 것인데, 목적 달성의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안트로젠은 지난달 코스닥시장 상장을 추진하다, 공모주 시장의 침체로 일정을 연기한 바 있다. 이후 진행된 임상에서 환자들의 좋은 결과를 발견해 다시 상장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서울대학교 약학과를 졸업한 이 대표는 부광약품에서 25년 재직하면서 세계 네 번째 B형 간염 신약이자, 11호 국산 신약인 '레보비르'의 개발 및 해외 기술수출을 주도했다. 경영 성과를 인정받아 세 번의 대표이사 임기를 모두 채웠고, 이 9년간 부광약품의 매출은 2배 가까이 올랐다.

2013년부터 안트로젠에 전념한 그는 이번에는 줄기세포치료제로 또 한 번의 퀀텀점프(대도약)을 예고하고 있다.

한계를 극복한 줄기세포치료제 개발

이 대표는 "주목할 만한 임상 결과들이 나오고 있다"며 "시트형 치료제를 사용한 지 2~4주 만에 확인 가능한 효과들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안트로젠이 현재 임상시험을 진행 중인 당뇨병성 족부궤양, 수포성 표피박리증, 심재성 2도 화상 등은 모두 같은 시트형 줄기세포치료제를 사용한다. 이 제품을 반창고처럼 상처 부위에 붙이면, 시트에 함유된 살아있는 줄기세포가 혈관과 피부의 재생을 촉진하는 것이다.

안트로젠의 시트형 치료제는 3차원 줄기세포배양 기술을 통해 기존 치료제의 한계를 극복했다. 기존 치료제들은 시트 등에서 줄기세포를 배양한 이후 이를 떼어내 사용한다. 단백질 분해효소를 이용해 배양지에서 줄기세포를 떼어내는 과정이 필요한데, 이때 줄기세포는 손상을 입게 되고 치료 기능이 저하된다.

3차원 배양은 특수한 배양지를 이용해 줄기세포를 떼어내는 과정을 없앴다. 손상되지 않은 줄기세포를 환자에 직접 적용할 수 있는 것이다. 또 기존 치료제들은 줄기세포를 떼어낸 상태에서 최대 48시간 이내에 사용해야 하는 단점이 있었다. 그러나 3차원 배양을 한 줄기세포치료제는 동결을 통해 최소 1년 이상 보관이 가능하다.

이 대표는 "언제든지 사용 가능한 레디메이드(ready-made) 줄기세포치료제를 만든 것"이라며 "또 동종 줄기세포를 이용해, 자가 줄기세포 사용시 필요한 배양시간도 없앴다"고 했다.

환자 본인의 줄기세포를 이용한 자가 줄기세포치료제는 줄기세포를 채취하고 다시 이를 배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다른 사람의 줄기세포인 동종 줄기세포를 사용하면 미리 치료제를 만들어뒀다가 일반 약처럼 필요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안트로젠은 현재 임상 중인 이들의 상업화가 3년 안에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혈관 및 조직 재생 등은 다른 신약과 달리 적용 이후 치료 효과를 한 달 이내에 확인할 수 있다. 때문에 임상 기간이 짧다는 것이다. 일반적인 신약은 임상1상 시작 이후 발매까지 평균적으로 7~8년이 걸린다.

임상1상을 진행 중인 수포성 표피 박리증 치료제는 올해, 임상2상에 들어간 당뇨병성 족부궤양과 심재성 2도화상은 내년 상업화를 예상하고 있다.

또 올해 당뇨병성 족부궤양은 미국에서, 수포성 표피 박리증은 일본에 임상 시작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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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매출 70억원 이상 가능할 것"

안트로젠은 이미 시판에 성공한 '큐피스템' 등을 통해 기술력을 입증했고, 흑자 기반도 마련했다. 큐피스템은 크론병의 합병증인 크론성 누공 치료제다. 크론성 누공은 크론병으로 인해 항문 주위에 대장과 이어진 구멍(누공)이 생기는 것이다.

기존 약인 레미케이드나 휴미라는 2개월에 한 번씩 주기적인 치료가 필요하고, 치료 이후 54주째 36%에서만 누공 막힘이 유지됐다. 이에 반해 큐피스템은 완전 닫힘 비율이 8주에 82%였고, 1년까지 유지되는 비율은 88%에 달했다.

큐피스템은 또 줄기세포치료제로는 최초로 보험 급여를 받는 의약품이기도 하다. 안트로젠은 2014년 1월 보험급여 고시 이후 큐피스템의 판매를 시작했다. 여기에 줄기세포배양액 화장품 등이 더해지면서 2013년 9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은 지난해 3분기 누적으로 27억원까지 증가했고, 19억원의 영업손실도 1억1600만원으로 급감했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상장 주관사인 키움증권은 안트로젠의 지난해 매출을 38억8000만원, 영업손실은 1억5600만원으로 추정했다. 2016년 매출은 전년 대비 130% 증가한 89억5700만원,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한 12억2100만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대표는 "올해 70억원 이상의 매출이 가능할 것"이라며 "지난해 일본 이신제약에 기술수출한 수포성 표피박리증 관련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 유입이 예상되고, 큐피스템 등 기존 제품의 판매도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트로젠은 총 60만주 공모를 통해 102억~132억원의 자금을 조달한다. 주당 공모예정가는 1만7000~2만2000원이다. 조달된 자금은 신공장 설립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오는 27일과 28일 수요예측을 거쳐, 다음달 1~2일 청약을 진행한다. 상장 예정일은 2월15일이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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