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시장에 길을 묻다①

황정한 우리은행 딜러 "원·달러 1300원까진 금융시장 괜찮다"

입력 2016-01-18 10:27:26 | 수정 2016-01-18 16:3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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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1200원 시대'다. 연초부터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210원을 뛰어넘어 5년 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달러 대비 원화의 가치가 하락(환율 상승)하면 자본 유출에 대한 공포심은 커진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해 강(强)달러의 속도전이 진행 중인 데다 위안화가 가파르게 떨어지면서 불안병이 도졌다. 글로벌 환율 전쟁에서 원화가 나아가야 할 길을 외환시장에 물어봤다. [편집자주]

"원화 약세로 대규모 자본 유출이 일어날 것이란 공포가 커지고 있지만, 1300원 아래에서는 현실화되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그리고 한국의 경제 상황을 감안하면 원·달러 환율의 1300원 근접도 힘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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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한 우리은행 트레이딩부 차장(사진)은 원화 약세 우려에 대해 이같은 전망을 내놨다. 2001년부터 외환 딜러 생활을 시작해 현재 원·달러 매매를 주력으로 하고 있는 그는 1997년 외환위기와 같은 상황의 재현은 힘들 것이라고 판단했다.

황 차장은 "외환위기 당시는 단기성 투기 외화자금이 급격하게 유출되는 가운데 국내에 달러가 부족해 원·달러가 급등했다"며 "그러나 지금은 세계적으로 유동성(달러)이 풍부해 당시와 같은 일이 일어나기 힘들다"고 말했다.

외환위기 때는 해외 단기투자 세력들의 자금이 급하게 빠져나가면서 원화 자산을 팔았다. 이를 국제결제통화인 달러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달러가 부족해 원·달러 환율이 급등했다. 그러나 지금은 원·달러 매매가 원활하게 체결되고 있다는 것이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원·달러 환율은 1965원까지 뛰어올랐다.

황 차장은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 약세)의 원인을 중국 증시의 급락에서 찾았다.

그는 "원·달러는 미국 금리인상 기조로 약세 추세에 들어섰고 최근 중국 증시가 급락하면서 1200원을 돌파한 것"이라며 "중국 증시의 급락으로 외국 자본이 빠져나갔고, 이 과정에서 위안화가 약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위안화 약세가 위안화와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는 원화 약세로 이어졌다는 판단이다. 중국 정부가 의도적으로 위안화 약세를 유도해 환율 전쟁에 나서고 있다고 보지는 않았다.

황 차장은 "환율 전쟁이라고 하면 대표적인 사례가 자국 통화 약세를 유도해 수출 경쟁력을 높이는 것일텐데, 중국 당국은 현재 위안화 약세를 방어하는 입장"이라며 "급격한 위안화 절하는 시장에 충격을 주기 때문에 중국은 연착륙을 유도하고 있다"고 했다.

이를 위해 중국 정부가 상하이종합지수 3000선을 방어할 것으로 봤다. 다만 3000선이 시장 자체적으로 지켜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증시 및 위안화의 등락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현재 원·달러 수준에서는 금융시장의 충격이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황 차장은 "지금은 고민하고 있지 않지만 심리적인 지지선인 1250원쯤이 되면, 위기에 대해 생각할 것 같다"며 "이 정도 수준에서는 수급 요인이 아니라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에 대한 우려와 환율이 연동되는 것으로 봐야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1250원 위의 영역은 환율이 한국의 경제 상황을 반영해 움직일 것이란 예상이다. 그러나 한국은 신흥국 중에서 가장 건실한 경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판단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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