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의 새주인 미래에셋…남은 과제는?

입력 2015-12-24 14:01:31 | 수정 2015-12-24 14: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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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증권가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올해 인수합병(M&A) 시장의 최대어인 KDB대우증권 인수전에서 미래에셋증권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자기자본 8조원 규모의 초대형 증권사가 탄생했다.

미래에셋증권대우증권 인수로 글로벌 투자은행(IB)으로 발돋움하겠다는 구상에 한 걸음 다가서게 됐다. 그렇지만 두 회사가 성공적인 합병으로 시너지를 내기까지는 적잖은 진통이 예상될 것으로 보는 시선도 상당수다.

미래에셋증권 최고가 응찰에 KB금융·한국투자 고배

24일 대우증권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은 이사회를 열고 대우증권과 산은자산운용의 패키지 매각 우선협상 대상자로 미래에셋컨소시엄(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

이로써 옛 대우그룹이 1999년 공중분해 되면서 우여곡절을 겪은 대우증권은 16년만에 산업은행 품을 떠나 미래에셋증권에서 새 둥지를 틀게 됐다.

미래에셋증권대우증권이 합병하면 7조8000억원대의 자기자본을 보유한 초대형 증권사가 탄생하게 된다. 자기자본 4조6000억원대의 NH투자증권을 제치고 업계 1위로 뛰어오르게 되는 것이다.

시장에선 지난 21일 본입찰 이후 미래에셋증권대우증권 인수를 점쳐왔다. 본입찰에 참여한 미래에셋증권과 KB금융지주, 한국투자증권, 대우증권 우리사주조합 가운데 미래에셋증권이 최고가 응찰을 한 것을 알려졌기 때문이다.

정부와 금융권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대우증권 매각 본입찰에서 2조4000억원대의 인수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투자증권은 2조2000억원대, KB금융지주는 2조1000억원대의 인수 가격을 썼다는 전언이다.

인수전에 참여한 한 금융사 관계자는 "미래에셋증권이 써낸 입찰가액이 KB금융, 한국투자증권과 꽤 차이가 컸다"며 "내부적으로는 본입찰 마감 후 일찌감치 기대를 접었다"고 말했다.

박현주 미래에셋회장이 최고가 응찰로 '승부사' 기질을 발휘하면서, 막강한 자금력·대우증권 노조의 지지를 얻은 KB금융지주와 증권업 기반 지주사인 한국투자증권은 고배를 마시게 된 것이다.

◆미래에셋, 1조원 증자로 자금력 탄탄…'글로벌 IB'로 도약할 것

산업은행은 대우증권 보통주 1억4048만1383주(43.0%)와 산은자산운용 보통주 777만8956주(100%)를 경영권과 함께 매각할 예정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9월 1조원대의 유상증자를 통해 이미 실탄을 확보해 둔 상황이다. 미래에셋증권대우증권 인수를 통해 그리고 있는 그림은 '글로벌 IB'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미래에셋그룹은 타이틀리스트 인수·합병(M&A), 시드니 포시즌호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입주 빌딩 매입 등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국내 금융투자회사 중 최고의 글로벌 DNA를 갖추고 있다"며 "높은 자기자본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또 한국에 진출한 글로벌 IB들이 엄청난 수익을 챙겨가는 상황에서, 한국에서도 토종형 IB의 필요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미래에셋증권대우증권과의 '궁합'도 잘 맞아 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산관리, 연금 분야에 특화된 미래에셋증권과 국내 IB분야 1위, 리서치·브로커리지(위탁매매) 등의 강점을 갖고 있는 대우증권의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 될 것이란 설명이다.

업계에선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이 합병한 과정을 미뤄볼 때, 미래에셋증권대우증권도 내년까지 합병 절차를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서 NH농협증권은 지난 2013년 12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후 4개월 간 실사, 최종 가격협상 등을 거쳤다. 2014년 4월 주식매매계약(SPA)을 맺은 뒤 6월 금융위로부터 편입 승인을 받았으며, 6개월 간 통합작업을 거친 뒤 올해 1월1일 합병법인인 NH투자증권이 출범했다.

◆지배구조 리스크·대우증권 노조 반발 등 걸림돌

다만 합병 과정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큰 변수는 지배구조 리스크다. 현재 미래에셋증권은 미래에셋캐피탈을 모회사로 두고 있다. 대우증권 인수에 성공할 경우 미래에셋캐피탈은 미래에셋증권대우증권을 자회사로 거느리게 된다.

이는 현행법상 문제가 없지만 국회에서 논의중인 '여신전문업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얘기는 달라진다.

현재 국회 정무위원회는 금융위원회가 지난 10월 발의한 '여신전문업법 개정안'과 관련해 여신전문금융회사가 보유할 수 있는 대주주 관련 지분의 한도를 논의 중이다.

여신전문업법 개정안의 골자는 카드사 캐피털사 등 여신전문금융회사의 계열회사 출자총액을 자기자본의 100%로 규제하는 것이다.

즉 대주주 또는 계열사 등 대주주의 특수관계인이 발행한 증권을 자기자본의 100% 내에서만 보유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100%를 초과하면 초과 지분을 처분하거나 100% 이하가 되도록 자기자본을 늘려야 한다.

미래에셋캐피탈은 지난 9월 말 기준 현재 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생명 등 계열사 지분을 8831억원어치 보유하고 있다. 자기자본 5903억원 대비 약 150%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자기자본 100%를 초과한 지분은 매도하거나 유상증자 등으로 자기자본을 확충해야 한다.

대우증권 노조의 반발이 거센 점도 풀어야 할 숙제다. 대우증권은 이미 KB금융지주로의 인수 지지를 표명한 바 있으며, 대형증권사가 인수할 경우 총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상황이다.

이자용 대우증권 노조위원장은 최근 성명서를 통해 "미래에셋증권이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빌린 금액은 결국 합병 후 대우증권이 갚아야 한다"며 "모든 방법을 동원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취소를 주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우증권 노동조합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증권사 통합으로 인한 구조조정 가능성이다. 이에 미래에셋증권대우증권 직원들의 고용을 보장하겠다는 입장이다. 산업은행에 제출한 사업계획서에 완전 고용승계를 제1원칙으로 명시했으므로,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는 것.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인수합병을 한다면 피인수자 노조의 반대는 당연히 거쳐야 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며 "양보를 최우선으로 한 태도와 지속적인 대화를 갖는다면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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