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괴적' 애플과 '검약적' 샤오미 사이…"韓 혁신성 부족"

입력 2015-12-16 14:14:24 | 수정 2015-12-16 14:5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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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지나가는 길에는 수많은 시체와 고통이 있었다. 델, 소니, 노키아는 형체를 알아보기 어렵게 됐고 블랙베리는 생(비즈니스)을 마감했다. HTC는 유명무실해졌다. LG전자도 고통스럽다. 삼성전자는 어떻게 될까."

박천웅 이스트스프링운용코리아 사장(사진)은 16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이 '파괴적 혁신'과 '검약적 혁신'을 앞세운 기업들에 앞뒤로 치이고 있다"며 미국 애플과 중국 샤오미를 두 가지 혁신의 대표 사례로 꼽았다.

◆ 애플, 전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시장 장악

이날 박 사장은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을 앞두고 시장 관심이 집중된 상황에서 "금리 인상은 이미 인식하고 있는 이벤트"라며 "보다 근본적인 문제, 즉 현재 글로벌 경제가 과거에 썼던 예측 도구와 지표에서 벗어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짚어보고자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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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파괴적 혁신으로 무장한 기업과 검약적 혁신을 내건 기업들이 나타나면서 글로벌 경제가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변화를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파괴적 혁신은 기술 진보를 통해 전혀 새로운 시장을 창조하거나, 새로운 편의성 또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처음에는 별것 아닌걸로 여겨지지만 나중에는 세상을 바꾸는 혁신이 된다.

이는 미국 기업들이 이끄는 가운데 아이폰으로 세상을 뒤집어놓은 애플이 대표적이란 분석이다.

박 사장은 "파괴적 혁신은 기술적인 측면과 비즈니스 모델적인 측면의 두 가지가 있다"며 "이중 애플은 후자에 속하는데, 아이폰을 통해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면서 결국 전체 카테고리(IT )를 장악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파괴적이란 말은 혁신을 주도하는 기업이 아닌 기존 다른 사업자에게는 '파괴적'으로 고통스럽다는 걸 뜻한다"며 "이같은 혁신은 인터넷과 정보기술의 발달로 다양한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외에도 전기차, 사물인터넷 등이 파괴적 혁신의 초입 단계에 있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아마존, 페이스북, 에어비앤비, 우버 등도 파괴적 혁신에 속하는 기업으로 꼽았다.

박 사장은 "21세기에 들어서도 미국은 여전히 특허전쟁의 승자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미국 주도의 파괴적 혁신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대륙의 '실력' 된 샤오미…진화 가능성 풍부

검약적 혁신은 단순화를 통해 생산 비용을 줄이는 혁신을 일컫는다. 불필요한 기능을 최대한 줄여 구매력이 낮은 개발도상국의 소비자 욕구를 만족시키려는 시도다.

박 사장은 검약적 혁신의 대표 기업으로 중국 샤오미를 지목하며 이 회사가 앞서 미국의 한 전동 스쿠터 업체를 인수한 예를 들었다.

샤오미는 지난 4월 미국 세그웨이라는 회사를 인수해 30만원 초반대 가격으로 '나인봇'이라는 전동 스쿠터를 선보였다.

앞서 세그웨이가 이 제품을 내놓았을 때 가격은 300만원 중반대에서 최대 1000만원에 달했다. 샤오미가 회사를 인수한 뒤 가격을 파격적으로 낮추면서 제품은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그는 "샤오미 같은 중국 기업이나 타타모터스 등 인도 기업들이 검약적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며 "이들은 자국 인구를 등에 업고 시장을 장악하면서 점차 고가 시장으로도 영역을 넓히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동 스쿠터가 나중에 어떻게 진화할 지 알 수 없고, 샤오미가 향후 전기차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수 있다고도 전망했다.

한국 기업은 이런 파괴적 혁신과 검약적 혁신 사이에서 '넛 크래커' 신세라는 게 박 사장의 진단이다.

특히 재벌 기업들의 경우 기존 자산과 비즈니스 모델을 고수하려 한다는 지적이다. 예컨대 삼성전자는 기존 비즈니스 모델과 공급 구조를 바꾸지 않은 상태에서 '존속성 혁신'만을 추구하려 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규모의 경제에 기반한 경쟁력이 네트워크 효과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 도전받는다고 박 사장은 강조했다.

검약적 혁신 측면에서는 (고가 상품에 대한) 국내 구매력이 아직 높은데다 충분한 고령 사회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동기가 부족하다는 진단이다.

박 사장은 "한국 기업들이 정말 혁신적으로 변하지 않으면 도태될 위험성이 높아졌다"며 "아주 적은 수의 (혁신) 승자들이 이익을 독식하고 다수의 희생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와 함께 "아모레퍼시픽의 쿠션팩트 제품은 파괴적 혁신의 한 예가 될 수 있어 앞으로도 확산돼야 한다"며 "백종원의 백다방 등과 같은 검약적 혁신의 풀뿌리 시험도 꾸준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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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스트스프링운용은 영국 프루덴셜 금융그룹 계열사로, 아시아 11개 국가에서 100조원에 달하는 자산은 운용하고 있다.

박천웅 사장은 메릴린치운용고 모건스탠리증권을 거쳐 미래에셋운용 국제마케팅 부문 대표를 역임했다. 2012년부터 이스트스프링운용코리아 대표를 맡고 있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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