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남기연 큐리언트 대표 "美 머크社 관두고 후회?…신약 개발 교훈 얻어"

입력 2015-11-09 15:04:28 | 수정 2015-11-09 15: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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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기연 큐리언트 대표


"IMF 때 돌연 대기업 입사 취소…미국 건너가 머크 입사"
"프로젝트 매니저 핵심은 효율화…신약 개발 기간, 비용 줄일 것"
"약제내성 결핵 치료제 후보물질, 러시아 기술이전 완료"

한미약품이 5조원 규모의 기술 수출을 일궈내며 국내 증시를 뒤흔들고 있는 사이 경기도 판교 테크노밸리 가장자리에 위치한 어느 사무실에서는 국내 신생 바이오기업과 독일의 막스프랑크 연구소 간의 긴밀한 대화가 오갔다.

노벨상 33회 수상 경력에 빛나는 막스프랑크 연구소의 눈길을 사로잡은 인물은 다음달 14일 국내 증시에 상장하는 바이오기업 큐리언트의 남기연 대표(44·사진)다. 큐리언트는 2008년 한국파스퇴르연구소에서 분사한 국내 첫 프로젝트 매니저 기반의 연구개발 기업이다.

프로젝트 매니저란 신약 연구 후반 과정부터 임상 2상까지를 직접 담당하고, 그 이후부터는 라이센스(허가증)를 판매해 수익을 내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국내외 저명한 연구소와 대학 실험실을 발로 뛰며 신약으로 개발할만한 유력 후보 물질들을 알아볼 수 있는 안목이 핵심이다.

남 대표는 8년 전 한국에 들어와 큐리언트 수장을 맡기 전 7년 간 글로벌 제약사 머크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했다. 앞날이 보장되고 직원 수만 7만여명에 달하는 이 대형 제약사를 과감히 관두고 다시 출발선에 선 이유를 묻기 위해 지난 5일 그를 판교 사무실에서 만났다.

◆ "IMF 때 돌연 대기업 입사 취소…美로 건너가 머크 입사"

1998년 IMF 외환위기의 여파는 그에게도 닥쳤다. 국내 유명 대학에서 생물학 석사학위를 받고 대기업 연구원으로 입사가 예정돼 있던 그는 돌연 회사 측의 입사 취소 통보를 받았다.

취업 벽이 높았던 한국을 떠나 미국 뉴저지로 향한 그는 공부와 일을 병행하는 '포스닥(Post Doctor)'의 길로 들어섰다. 첫 직장은 스위스 유명 제약사 노바티스였다.

"처음 일을 시작했던 노바티스부터 머크에 있을 때까지 주로 기초연구를 도맡아 했지만 오히려 그 과정에서 내 자신이 기초연구에 맞지 않은 사람임을 깨달았어요. 회사 주도의 맡겨진 연구보단 무언가 나만의 연구를 통해 보람을 찾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습니다."

2008년 한국파스퇴르연구소에서 남 대표에게 새로 설립할 신생 연구개발회사의 대표를 맡아달라는 요청을 했다. 대규모 조직에서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연구개발에 무력감을 느끼던 그에게 찾아온 절호의 기회였다고 그는 얘기했다.

"한국파스퇴르연구소와 당시 과학기술부의 협력으로 신생 회사 하나를 분사하려던 참이었습니다. 펀딩은 국내 파스퇴르연구소가 맡고 기술은 프랑스 파스퇴르 본사에서 맡기로 했죠. 글로벌 제약사에서 일했던 경험과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 "프로젝트 매니저 핵심은 효율화…신약 개발 기간, 비용 줄일 것"

큐리언트는 국내 증시에 처음으로 상장하는 제약·바이오프로젝트 매니저(PM) 기업이다. 한 마디로 말해 신약으로 개발 가능한 '원석'을 알아보고 그 원석을 잘 갈고 닦아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중간 과정을 관리한다.

남 대표가 이 같은 비즈니스 모델에 관심을 가진 건 머크 등 글로벌 제약사에서 일했던 경험 덕이다.

"잠재력이 큰 신약 후보 물질이라고 하더라도 이를 어떤 연구진이 어떤 시스템에서 개발하느냐에 따라 성공에 이를 수도 있고 실패로 돌아갈 수도 있습니다. PM의 핵심은 조직의 효율화입니다. 조직에 매몰돼 좋은 신약이 개발될 수 있는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시스템입니다."

그는 약사, 수의사, 화학자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지식으로 무장한 20여명의 PM들을로 회사를 구성했다. 회사에서 일방적으로 신약 후보 물질을 이들에게 가져다주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리더십으로 신약 개발을 이끌고 있다는 게 남 대표의 설명이다.

◆ "약제내성 결핵 치료제 후보물질, 러시아 기술이전 완료"

그는 대부분의 신약 후보 물질을 글로벌 기초과학연구소인 독일의 막스프랑크, 프랑스의 파스퇴르 등에서 조달한다. 이들 역시 큐리언트의 PM 모델에 대해 큰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보통 신약 하나를 개발하는 기간은 12~13년, 비용은 1조원 가량입니다. 큐리언트는 대형 제약 개발사들이 할 수 없는 조직의 효율화를 통해 이 기간과 비용을 단축시킬 수 있습니다. 보고 체계를 줄인다던가 동시에 두 가지 신약 개발 타임라인(진행과정)을 끌고가는 것 등이지요."

우선 당장 결과물을 낸 것은 아토피성 피부염 치료제(Q301)다. 전임상 후 바로 임상 2상에 돌입해 임상개발기간을 단축했다. 이는 10년 간 시판됐던 경구용 제품의 안전성을 통해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협상으로 임상 1상을 면제 받았기 때문이다.

"아토피성 피부염 치료제는 내년 초 임상이 끝나면 바로 기술이전이 가능하고 현재 미국과 유럽에서 복수의 제약사와 협상을 진행 중입니다. 아토피 치료제 시장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확대되는 추세로 제품이 상용화된다면 연매출 5000억원을 대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약제내성 결핵 치료제(Q203)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임상 2상에 들어가기도 전에 러시아에 기술수출을 끝냈다. 결핵은 연간 600만명 가량이 발생하고 있고 사망자만 연 150만명에 이른다. 약제내성결핵환자 중 50% 정도가 러시아, 중국, 인도 등에 집중돼 있다.

약제내성 결액 임상 중 신약은 현재 큐리언트의 Q203를 비롯해 전세계 4종에 불과하다. 다른 결핵 신약 후보물질은 기도를 막거나 염증 반응이 나타나는 등 부작용이 보고되고 있는 반면 Q203의 경우 오히려 염증 반응을 감소시키고 있어 업계에서 기대감이 크다는 설명이다.

▲ 남기연 대표 프로필

-고려대학교 생물학과 학사, 석사
-뉴저지 주립대 의대 이학박사
-미국 노바티스 연구원
-미국 머크 선임연구원, 기술도입 평가위원
-미국 머크 프로젝트 메니저(PM)
-한국파스퇴르연구소 전략팀장
-한국 큐리언트 대표

판교=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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