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街 "정의선, 현대차 지분 매입…지배구조 이슈 아냐" 분석 우세

입력 2015-09-25 08:46:54 | 수정 2015-09-25 08:4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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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아들인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사진)이 현대차 지분을 대량으로 매입하면서 그룹 내 승계구도와 관련이 있는지에 대해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번 물량이 재무구조 개선이 필요한 현대중공업으로부터 나왔다는 점 등을 들어 지배구조 개편 이슈는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전날 5000여억원을 들여 현대중공업이 보유한 현대차 주식 440만주 중 316만4550주를 사들였다. 이로써 정 부회장이 보유한 현대차 주식은 317만995주(1.44%)로 늘었다.

박영호 대우증권 연구원은 "정 부회장의 이번 지분 매입은 과거 기아차, 현대위아 등 계열사의 지분을 확대했을 때와 유사한 사례로 봐야 한다"며 "현대모비스를 축으로 하는 기존 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와 연관성은 미미하다"고 봤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현대중공업의 이번 거래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현대중공업이 보유하고 있던 현대차 지분 중 일부를 매각하기로 결정하고 현대차그룹에 매수 의사를 타진하면서 진행됐다.

현대차그룹 입장에선 현대중공업 보유 지분이 제3자에게 매각될 경우 현대차의 안정적 경영에 영향을 줄 수 있고 또 지분이 시장에서 매각되면 수급 상 주가 하락의 염려가 있어 직접 인수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연구원은 "현대차 입장에선 물량 출회 부담을 회피하고 그룹 내 대표사 지분을 안정적으로 확보한다는 목적"이라며 "현대중공업도 자금문제 해결을 위해 현대차 보유지분 매각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김준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도 "현재 가장 유력한 지배구조 방향성은 모비스 중심의 지분구조 재편이고 이를 위해 모비스 기업가치는 낮을 수록, 정 부회장 현금은 높으수록 유리하다"며 "그러나 지금은 정반대의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23일 모비스는 주가 부양의 근거로 작용하고 있는 자사주 매입 결정을 공시했고 정 부회장은 기존 보유 현금 중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5000억원을 현대차 지분 매입을 위해 소비했다.

김 연구원은 "지배구조 승계 작업은 단시일에 큰 변화가 발생하기보단 장기적 관점에서 진행 중일 것"이라며 "모비스의 유상증자와 정 부회장의 현대차 지분 현물출자 방안도 단기실현 가능성이 낮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 부회장의 이번 지분 매입이 지배구조 개편의 또 다른 단서일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업계에선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의 순환출자 구조를 갖고 있는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로 볼 때 모비스 중심의 지배구조 개편을 예상해왔다.

하지만 이번 지분 매입이 지배구조 개편 관련 또 다른 옵션을 제공하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다는 설명.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배구조 개편에는 추가적인 지분정리와 사업구조 재편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번 지분 매입을 가지고 섣불리 예단하기는 힘들지만 그동안 여러 지주회사 전환 사례에서 봤듯 의미 있는 변화의 단서일 수도 있다"며 "지주회사 축에 대한 옵션이 하나 더 생겼다고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차를 정점으로 재편될 가능성도 배제하긴 어렵다"며 "모비스가 자사주 매입을 발표한 이후 공교롭게 이번 지분 인수가 이어지면서 순환출자고리 해소와 후계구도 완성을 위한 일련의 과정이 진행 중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드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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