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명수의 자본시장 25시⑮

KDB산업은행 "美 금리 인상 늦출 듯…연내 달러당 1250원까지 상승"

입력 2015-09-16 19:17:05 | 수정 2015-09-18 10:08:34
이은영 연구위원·이용준 딜러, 한경머니·KDB산업은행 환율전망 세미나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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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수의 자본시장 25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의 ‘호랑이 잡기(고위 관료 부패와의 전쟁)’가 중국 경제의 소비·재정지출 부진과 경착륙 우려를 부채질하고 있다. 미국중앙은행(Fed)이 기준 금리 인상시기를 오는 18일(한국시간)이 아니라 10월이나 12월로 늦출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엔화와 비슷하게 움직였던 원화 환율이 최근 위안화의 흐름을 함께 따라가는 추세다. 코스피가 ‘박스피(박스권+코스피)’라는 오명을 벗으려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대로 가져가야 할 것이다. 추락하는 금과 원유 시장이 변곡점을 맞으려면 10년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인다.”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3층 금융공학실 회의장. KDB산업은행의 중국경제 전문가인 이은영 조사부 연구위원과 수석 딜러인 이용준 금융공학실 외환거래팀 과장은 이 같이 전망했다.한경닷컴의 실시간 외환정보서비스 한경머니와 KBD산업은행이 함께 연 ‘2015년 하반기 환율전망 세미나’에서다. 이들은 현재 달러당 1180원 안팎인 원·달러 환율이 연말까지 달러당 1140~1250원(이 수석 딜러)을 기록한 뒤, 내년 상반기에는 1230원(1분기)이나 1200원(2분기) 안팎(이 연구위원)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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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영 KDB산업은행 연구위원

◈이은영 연구위원 ”중국 경제 우려 과장됐다“

중국 인민대 경제학 박사인 이 연구위원은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와 불안 심리는 (필요 이상) 과장된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의 발단은 위안화의 급격한 평가절하와 증시 폭락이라고 진단했다. 작년 하반기부터 가파르게 오르던 상하이종합지수가 폭락하는 모양새가 닷컴 버블 붕괴에 따른 나스닥지수 하락(1999년 5월~2000년 5월)과 비슷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나스닥 지수는 고점 대비 32% 수준으로 하락했다. 나스닥 지수 그래프와 상하이지수 추세선을 대입하면 상하이지수가 2000선까지 하락할 것이란 불안감이 나타나는 이유다.

4조 달러에 가까운 세계 최대 외환보유액이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는 데다, 내수 투자와 소비의 둔화, 수출의 마이너스 전환 등 중국의 거시경제 상황은 썩 좋지 않다. 지난 8월11일 중국 정부가 단행한 3일 연속 위안화 평가절하로 세계 시장이 공황상태에 빠져들었지만, 이 위원은 “결론적으로 중국 경제는 양호하다”고 강조했다. 중국 경제의 성장세 둔화는 ’변수가 아닌 상수‘라고 표현했다. 위안화 국제화를 위해 환율을 안정적으로 끌고 가야 할 중국이 갑자기 평가절하 조치를 내렸고, 그것이 ’(중국 경제가) 정말 단기적으로 위험한 상태인가‘라는 시장의 오해를 불러일으켰다고 설명했다.

유로존이나 일본 등이 제로금리 상태에서 극단적인 정책을 펴는 데 반해 중국은 재정정책을 펼 만한 여력이 충분하다고 이 위원은 분석했다. 돈을 풀어 경기를 살리기 위해 올해 GDP(국내총생산) 대비 2.3%의 재정적자를 목표로 잡았는데 현재 흑자 상태라는 근거도 제시했다. 중국 지방정부의 인프라 프로젝트 투자가 하반기부터 본격화되므로 상반기보다 하반기가 더 나아질 것이라고 했다. 중국은 일본에 이어 순 대외자산(대외자산에서 대외부채를 뺀 것) 세계 2위 국으로 중국 경제에 문제가 생겨 대외 부채를 다 갚는다고 해도 1조 달러 이상 남을 정도로 안정적이다는 점도 내세웠다.

◈"연내 큰 폭의 위안화 평가절하 등 깜짝 놀랄 일 없을 것"

이 위원은 해외시장에서 위안화 추가 평가절하 압력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역 내외 시장에서 위안화가 강세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가 홍콩 외환시장에도 개입해서 돈을 풀어 위안화 가치 안정을 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는 22일 시진핑 주석의 미국 방문을 앞둔 정치적 액션이라는 분석이다. 이 위원은 “올해 안에 큰 폭의 위안화 평가절하나 깜짝 놀랄 만한 일은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시진핑의 ’부패와의 전쟁‘때문에 재정지출이나 소비심리가 위축돼 은행 카드 소비자신뢰지수가 계속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 경제개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대(對)중국 무역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원화도 (연말까지 달러당 1250원까지 오르겠지만, 내년 상반기에) 다시 강세로 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 나라의 거시경제 펀더멘털은 경상수지와 재정수지로 나타나는데 한국은 두 가지 모두 양호하다는 점을 근거로 내세웠다. 경상 적자와 재정적자에 시달리는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네시아 터키 등을 위기 상황이 불거질 수 있는 나라로 꼽았다. 최근 위안화와 원화 환율의 상관관계가 0.77에 이를 정도로 높은데 시진핑의 미국 방문 이후 위안화가 안정되면 원·달러환율 역시 전반적으로는 상승 기조를 보이겠지만 안정을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미국중앙은행의 금리 인상과 관련해선 △IMF(국제통화기금) 총재와 세계은행 총재의 반대 △금리 인상후 달러 강세로 인한 신흥국 자금유출 우려 △달러 강세에 따른 수출 감소와 정치적 부담 △금리 인상 효과에 대한 의문 등 때문에 오는 10월이나 12월로 늦춰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 위원은 ”미국중앙은행이 연내에 금리를 올리면 단기적으로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이라면서도 ”만약 연내 금리 인상을 포기한다면 그것은 상황이 정말 나빠졌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져 최악의 상황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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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준 KDB산업은행 수석 딜러

◈이용준 딜러 “원화, 장기적으로 완만한 약세”

”메르스, 북한 도발, 그렉시트, 중국 경제 경착륙, 글로벌 통화완화정책, 글로벌 디플레 우려, 혼돈의 신흥국 등 올해는 유난히 리스크가 많았다. 리스크 온(risk on·위험지향)과 리스크 오프(risk off·위험회피) 상황이 반복됐다. 지난해 2월3일 재닛 옐런 Fed 의장의 취임 이후 강(强) 달러 심리가 두드러졌다. 원·달러 환율은 작년 7월 1008원까지 내려갔다가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취임하면서 올랐다. 달러·엔환율은 6월 초와 8월 중순 ’구로다 라인‘이라고 불리는 달러당 124엔대 중반을 두 번 터치하고 내려왔다. 유로 숏으로 돈을 벌지 못했으면 시장을 떠나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유로화는 작년 내내 한 방향으로 움직인 뒤 지난 3월 패리티(1달러=1유로) 수준인 유로당 1.04달러까지 내린 뒤 표류하고 있다.“

이용준 과장은 지난해와 올해 세계 환율시장을 이같이 요약했다. 그는 원자재 가격이 많이 내리고 있는 추세인데 가장 큰 이유는 미국의 금리 인상을 앞두고 있다는 점 때문이라고 했다. 금리를 인상하면 수익(yield)이 나오는 자산이 생기므로 무거운 금이나 드럼통으로 운반해야 하는 원유는 캐리 코스트가 들기 때문에 처분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크레디트스위스의 조사 자료에 따르면 원유시장이 강세를 보일 때는 그 기간이 3년, 5년, 9년이었지만 약세장일 때는 28년, 20년, 11년, 19년이었다며 일시적인 오름세가 있을 수 있지만 실물자산 가격의 거품이 더 빠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배럴당 20달러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중앙은행은 주식시장의 거품을 꺼뜨리지 않으면서 실소득을 유지해 소비가 진작되게 하는 데는 선수라고 이 과장은 평가했다. 미국은 70%가 소비로 돌아가는 데 S&P지수는 작년에 거의 조정 없이 매일 올랐다고 했다. 한국은 양적 완화를 한 번도 추진한 적이 없다는 점을 그는 지적했다. 통화완화정책은 1년 만에 끝나는 게 아닌데 한국의 주가가 '박스피의 오명'을 벗으려면 원화 금리를 0%대까지 인하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이 만약 금리를 올린다고 해도 한국도 함께 올릴 상황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원·달러 환율도 달러당 1200원 선에서 저항을 받을 것으로 이 과장은 내다봤다. 연말까지 1140원에서 1250원까지 갈 것이며 장기적으로는 완만한 약세가 예상된다고 했다. 그는 ”한국은 (세계적인) 통화완화정책을 후행적으로 따라갈 것이고 그렇게 되면 원·달러 환율은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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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최명수 한경닷컴 뉴스국 부국장 ma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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