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수의 약 파는 이야기②

대장주 한미약품, '미워도 다시 한 번?'

입력 2015-09-03 14:06:16 | 수정 2015-09-03 15: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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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은 한국 주식시장에서 제약·바이오업종 대장주다. 올해 한국 제약 역사상 사상 최대 규모의 기술이전(라이선스 아웃) 계약을 연달아 성사시키며 투자자와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한미약품의 성과는 사기꾼 취급을 당했던 한국 신약개발의 성공 가능성을 제시했고, 제약바이오주(株) '투자 붐(boom)'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주식시장에서 최근 한미약품을 보는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단순한 이유다. 주가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 역사를 다시 쓴 한미, 최근 주가는 '지못미'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미약품의 주가는 지난 3월19일부터 전날까지 130% 급등했다. 3월19일은 한미약품이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 릴리와 자가면역질환치료제 'HM71224'에 대한 총 6억9000만달러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날이다. 사상 최대 규모 기술이전이었다.

그리고 지난 7월28일에는 베링거인겔하임과 3세대 폐암치료제 'HM61713'에 대한 총 7억3000만달러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발표했다. 자신이 세운 사상 최대 기술이전료 기록을 4개월 만에 갈아치운 것이다.

기술이전료는 계약 체결시 받는 계약금과 연구개발 단계별 성공보수(마일스톤)로 이뤄져 있다. 아직은 제품화되지 않은 신약 후보이고, 임상 실패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이같은 조건이 걸리는 것이다.

한미약품이 2개의 기술이전을 통해 받을 것이 확정된 계약금은 각각 5000만달러다. 5000만달러는 한미약품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345억원은 넘는 큰 규모다. 릴리와의 계약금은 지난 2분기에 받았고, 베링거와의 계약금은 3분기에 들어올 예정이다.

이같은 대형 호재들은 한미약품의 주가를 60만6000원까지 밀어올렸다. 그러나 2분기 실적이 발표된 이후 주가는 전날 종가 기준으로 42만원, 30% 급락했다. 예상을 크게 벗어난 부진한 '어닝쇼크' 때문이다.

◆ 한미를 급등시킨 것은 과연 실적일까?

한미약품이 7월29일 발표한 2분기 영업이익은 2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71% 급감했다. 5000만달러의 계약금 반영을 기대하고 있던 투자자들에게 이는 비보(悲報)였다. 반면 한미약품의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의 영업이익은 3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75% 폭증했다.

계약금 5000만달러 중 약 30%가 한미사이언스에 특허료로 지급됐고, 연구개발비가 전체 매출의 20%로 지난해 2분기보다 120억원 늘어난 탓이었다. 특히 사이언스와의 수익 배분 문제는 이를 예상하지 못했던 투자자들에게 충격을 줬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릴리로 기술이전한 HM71224는 한미약품이 한미사이언스를 분할하기 전부터 연구개발이 시작된 것이고, 신약후보물질에 대한 물질특허는 사이언스가 가지고 있어 관련 특허료 등이 지급된 것"이라며 "배분 비율은 외부 감정평가를 받아 기여도 등을 기준으로 정해졌다"고 말했다.

베링거로 기술이전한 HM61713도 수익 분배가 이뤄지게 된다. 다만 비율은 외부 감정평가가 1~2달 이상 걸리기 때문에 계약금을 받을 때나 돼야 알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달 내로 납부해야 하는 357억원의 부산지방국세청 추징금, 제약·바이오와 화장품주를 중심으로 나오고 있는 고평가 논란도 한미약품에 부담인 상황이다. 한미약품의 현재 주가는 국내 증권사들의 2015년 평균 예상실적에 추징금까지 감안하면 주가수익비율(PER) 100배가 넘어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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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쪽에서는 의문을 제시한다. 한미약품을 급등시킨 것이 과연 실적이었고, 고평가의 기준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이승호 NH투자증권 연구원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실적 추정에는 대부분 계약금만 반영돼 있고, 마일스톤은 반영돼 있지 않다"며 "추가로 들어올 마일스톤이 계약금보다 클 것이란 점, 한미약품은 2건의 대형 호재를 기반으로 올랐다는 점 등에서 다른 종목과 일반적인 비교는 무리가 있다고 본다"고 했다.

한미약품에는 또 3건의 당뇨병치료제 개발 프로젝트인 '퀀텀프로젝트'가 있다. 3건이 모두 세계적으로 선두에서 개발되고 있는 만큼 기술이전 가능성도 높게 평가되고 있다.

논란이 있을 때는 양쪽의 주장을 다 들어보고 판단하면 된다. 한미약품의 주가는 예상실적 기준으로는 비싸다. 그러나 추가 마일스톤 유입 및 퀀텀프로젝트 기술이전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고평가는 아니다.

주가는 시가다. 시장에서 가격이 정해지는 것이다. 어떤 가격이 맞는지는 어떤 입장에 있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다만 약을 오남용하면 부작용이 있다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약에 대해 잘 알아봐야 하는 이유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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